YTN 연중 캠페인 '다시 일상으로!' [차명숙 / 5.18민주화운동 가두방송 진행]

다시, 일상으로!
다시, 일상으로!
2021.05.10. 오후 11:47
글자크기설정
1980년 5월 광주에서는 전두환 등 신군부 쿠데타 세력이 무고한 광주 시민들을 참혹하게 학살하는 참상이 벌어졌습니다. 40여 년이 흐른 지금도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우리의 아픈 기억, '5.18 민주화운동'.

"광주의 아들딸들이 죽어갑니다." 소녀의 간절한 음성이 울려 퍼졌습니다. 계엄군의 만행으로 처참하게 죽어가는 광주시민들의 모습을 '가두방송'을 통해 알린 이가 바로 열아홉 살 차명숙 씨입니다. 그는 몇몇 사람들과 전파사에 가서 앰프를 빌려 방송 차량에 올라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했습니다.

경찰과 군인, 언론도 믿을 수 없었던 당시, 계엄군이 시민들을 무차별적으로 구타하는 것을 본 차 씨는 거리에서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군부 독재에 굴복하지 않고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염원했던 광주시민들이 도청 앞으로 모일 수 있는 구심점이 됐던 것입니다.

거리 방송을 하던 22일 차 씨는 도청 앞에서 간첩으로 몰려 체포됐습니다. 혹독한 고문에 북한에서 내려온 간첩으로 조작됐고, 계엄법 위반죄 등으로 군사 법정에서 10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이후 1981년 12월 형 집행 정지로 출소 후 2013년 재심을 거쳐 간첩 낙인은 벗어났지만, 그간의 세월은 견딜 수 없을 만큼 힘들었습니다.

민주화의 발판이 되었던 80년 5월의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오월의 아픔과 기억을 잊지 못하는 차명숙 씨를 만나봤습니다.

[차명숙 / 5.18민주화운동 가두방송 진행]
아들딸들이 죽어가고 있는데 어떻게 뜨거운 방에서 뜨뜻한 밥을 잡수고 주무실 수 있냐고…. 7시까지 도청 앞으로 모여주시라고…. 비참했던 오월을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어요.

방송을 믿을 수 없었고, 경찰도 믿을 수 없었고, 군인도 믿을 수 없었고 오로지 믿을 수 있는 건 광주 시민….

어느 시점까지는 (당시 상황을) 쪽지로 읽었는데 그 뒤로는 쪽지가 필요 없어요. 보이는 대로 얘기했던 그런 상황….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말을 할 수 없을 겁니다.

지금까지 같이 이겨왔고 41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지금 우리가 민주화를 이뤄냈듯이 아픔, 기억을 잊지 않고 함께 해주신다면 우리 모두가 하루빨리 행복한 일상으로 돌아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기획 : 박진수 / 연출 : 한성구, 이정현 / 그래픽 : 이재호 / 음악 : 장석문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