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까지 흔들릴 정도...이번 일본 지진, 우리가 예의주시해야 하는 이유? [이슈톺]
■ 진행 : 이승민 앵커, 나경철 앵커
■ 출연 : 정혜윤 기상·재난전문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퀘어2PM]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이렇게 극한의 여름 날씨로 밤낮없이 힘든데, 어제 남부 지방은 갑작스러운 흔들림까지 있었습니다. 구마모토현 강진의 여파가 남해를 건너온 건가요?
◆정혜윤> 네, 그렇습니다. 어제 오후 4시 27분쯤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에서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했습니다. 진원에서 수백km 떨어진 부산과 울산, 경남 등 남부 곳곳에서 '건물이 흔들렸다'는 신고가 800여 건 폭주했습니다. 당시 우리나라 남부 지역에는 진도 3 정도의 흔들림이 감지됐습니다. 이 정도면 건물 위쪽에 있는 사람들이 진동을 현저히 느끼고, 물건이 떨어져 깨지거나 주차된 차가 흔들릴 정도입니다. 건물 고층에 있던 제보자 중에는 2분 정도 건물이 돌아가는 듯 흔들렸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일본 구마모토 강진은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피해를 준 것은 아니지만, 휴가철을 맞아 남해안 리조트나 해운대 일대 고층 호텔, 아파트에 머물던 피서객과 시민들을 크게 놀라게 했습니다. 이번 구마모토 지진이 더 주목받는 이유는 과거에 10년 전인 2016년 강진 때문인데요. 당시엔 규모 6.5의 지진이 발생해 모두 전진으로 여겼으나 이어 이틀 뒤에 규모 7이 넘는 강진이 발생하면서 큰 피해를 줬습니다. 일본 기상청이 이번에도 7.1의 지진 후 더 큰 지진이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이유입니다. 특히 이 부근의 지진은 전형적인 내륙 직하형 지진인데요. 바다에서 발생해 해일을 동반하는 지진과 달리 진원이 매우 얕은 내륙에서 발생하는 지진입니다. 규슈는 남북이 서로 당겨지는 인장력 때문에 끊임없이 단층이 어긋하며 대형 지진이 발생하는 구역 중에 하나여서 규모에 비해 지표면으로 전달되는 충격이 크고, 건물 붕괴 위험도 큽니다. 또 구마모토 지진 단층대는 세계적인 활화산인 아소산 바로 밑을 통과하는데, 일본 현지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으로 아소산의 마그마 방이 자극되진 않을지도 현지에서는 걱정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 특징이 있어 현지 피해가 큰 거군요 남해를 건너왔는데도 우리나라도 고층 건물까지 진동이 크게 느껴졌는데, 이 원인은 뭔가요?
◆정혜윤> 네, 진앙과의 가까운 거리와 물리적인 지진파의 특징 때문입니다. 우선 어제 지진 발생 지역과 우리나라 남해안까지 300km 정도인데, 거리가 도쿄보다 가까워서 진동 전달 폭이 더 컸다는 분석입니다. 또 주기가 긴 저주파 파동도 영향이 있었는데요. 보통 이번처럼 규모 7 이상의 강진이 발생하면 진동 주기가 짧은 고주파와 주기가 긴 저주파 파동이 동시에 발생합니다. 주기가 짧은 고주파는 이동하면서 지반에 흡수돼 금방 사라지지만, 주기가 긴 '저주파 지진파'는 먼 거리까지 에너지를 잃지 않고 전달됩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도 규모 7.0 이상의 강진으로 저주파 에너지가 폭발적으로 분출되면서, 파동이 먼 거리를 이동해 고층 건물들을 자극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전문가 설명 직접 들어보시죠.
[홍태경 / YTN 재난자문위원·연세대 지구시스템공학과 교수 : 우리나라하고 이 남해안까지 사이에는 동일한 지각판으로 연결이 돼 있고 거리가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규모가 클수록 저주파 에너지가 훨씬 더 많이 나오는데요. 이런 저주파 에너지는 먼 거리까지 감소하지 않고 전달되는데, 이런 저주파 에너지가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고층건물입니다.]
이런 이유로 어제 남해안과 일부 내륙에까지 흔들림이 감지된 겁니다.
◇앵커> 과거 2011년 동일본 대지진에 이어 2016년 구마모토현에서도 규모 7대의 강진이 있었고, 이후 우리나라 경주와 포항에서도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이번 지진도 한반도 단층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습니까?
◆정혜윤> 전문가들은 이번 구마모토 지진의 에너지만으로는 한반도 내륙 단층을 직접 자극해 강진을 유발할 가능성은 작다고 밝혔습니다. 과거 경주·포항 지진에 결정적 영향을 준 것은 2016년 구마모토 지진보다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규모 9.0)의 여파였는데요. 당시 한반도 지각 전체가 동쪽으로 끌려갔고 축적된 지각 내 응력, (에너지) 불균형이 발생한 겁니다. 다만 이번 지진에서 경계해야 할 요소가 있는데 바로 이번 지진이 일본 태평양 연안의 대형 지진대인 '난카이 해곡'을 자극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다시 한번 녹취 들어보시죠.
[홍태경 / YTN 재난자문위원·연세대 지구시스템공학과 교수 : 구마모토 지진과 가까운 규슈 연안 난카이 해곡은 초대형 지진이 예상되는 지역입니다. 아직 지진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건 그동안 응력이 더 누적됐고, 확률은 더 증가했다는 얘기거든요 .위험도는 더 증가한 상태라고 보는 게 맞습니다.]
현재 일본 정부는 난카이 해곡에서 30년 이내 규모 8~9에 정도의 대지진이 발생할 확률을 80% 이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만약 난카이 지진이 터진다면 동일본 대지진 때처럼 한반도 지각에 또 한 번 거대한 변형을 일으켜 남부 지방 단층대에 큰 여파를 줄 수 있어 예의주시해야 합니다. 다만 이번 지진이 꼭 난카이 지진을 유발한다고 단정 지어 이야기가 할 수 없는 만큼 사전에 우려된 위험 여부에 대해서 미리 대비하고 예의주시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앞으로 여진이 더 이어질 것이란 예보인데, 원거리 지진에 대한 대비책이나 대피요령은 어떻게 마련해야 합니까?
◆정혜윤> 어제 같은 경우 남부지방은 극한의 폭염 속에 안전문자가 발송됐고요, 여진 가능성도 남아 있습니다. 이럴 경우 주의가 필요한데요. 남부 지방은 최근 폭염경보와 중대경보가 지속되는 상황인데 폭염 속에서 지진 진동이 감지되면 대피 과정에서 2차 피해 위험이 커질 수 있습니다. 건물 흔들리면 보통 엘리베이터 이용이 중단되는데 고층에서 계단으로 급히 대피하다가 온열 질환이나 탈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야외 대피소인 운동장이나 공원 역시 직사광선에 무방비로 노출돼 위험합니다. 따라서 이번과 같은 원거리 지진의 경우 무작정 밖으로 뛰어나가기보다, 실내에서 머리를 보호하며 방송 및 재난안내 상황을 확인하는 차분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앵커> 갑작스러운 지진 진동에 꺾이지 않는 찜통더위까지 이번 휴가철은 유독 안전에 신경 쓸 게 많습니다. 재난 당국의 세심한 모니터링과 함께 피서객의 철저한 안전수칙 준수가 필요한 때입니다. 정혜윤 기상재난전문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 : 이은경
디자인 : 우희석 김현진
대담 발췌 : 디지털뉴스팀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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