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쪼개진다"...여성 대주교 임명에 성공회 갈등 악화

"이러다 쪼개진다"...여성 대주교 임명에 성공회 갈등 악화

2025.10.19. 오전 04:27.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전 세계 8천5백만 신도를 보유한 성공회가 여성 대주교 임명을 놓고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전체 신도 3분의 2를 차지하는 아프리카 교회들 반발이 거센데, 이러다 교회가 깨질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옵니다.

김선중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찰스 3세 영국 국왕은 최근 여성인 사라 멀랠리 성공회 런던 주교를 106대 캔터베리 대주교로 지명했습니다.

캔더베리 대주교는 성공회의 수장인 영국 왕대신 사실상 성공회를 이끄는 최고 지도자로, 여성이 임명된 건 500년 만에 처음입니다.

간호사 출신의 멀랠리 대주교는 동성 결혼에 대한 축복을 지지해, 성공회에서 대표적인 진보 인사로 꼽힙니다.

[사라 멀랠리 / 106대 캔터베리 대주교 : 캔터베리 대주교가 된다는 것 특히 최초의 여성이라는 점이 얼마나 큰 책임을 동반한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부 반발이 만만치 않습니다.

여성 대주교 임명이 성경 교리에 맞지 않는다는 건데, 특히 전체 신도 3분의 2를 차지하는 아프리카 교회들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펑쿠로 빅터 / 나이지리아 성공회 주교 : 여성을 선출하는 건 매우 위험합니다. 아주 위험합니다. 성경적이지 않으며, 인간이 만든 것입니다. 서구 세계가 자신들이 하나님보다 더 많이 안다고 생각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아프리카 교회들은 영국 성공회가 통합의 역할을 할 수 없게 됐다며, 보수적인 교구들의 연합체인 '성공회 미래회의' 이른바 '가프콘'을 중심으로 연대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가프콘은 아프리카와 아시아, 남미 교구들이 주축을 이룹니다.

가프콘 설립 배경에는 신도 수는 훨씬 많은 데도 주요 결정에서 소외돼왔다는 불만이 깔렸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스티븐 카짐바 / 우간다 성공회 대주교 : 우리는 오직 성경 말씀만을 따를 뿐이며, 성경의 가르침에서 벗어나는 자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습니다.]

가프콘 측이 내년 3월 주교회의를 개최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번 갈등이 봉합되지 않을 경우 로마 가톨릭과의 결별 이후 5백 년 만에 성공회가 다시 쪼개질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옵니다.

YTN 김선중입니다.


YTN 김선중 (kimsj@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