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물 중독된 아마존 부족' 보도 전 세계 확산..."가짜뉴스"

'음란물 중독된 아마존 부족' 보도 전 세계 확산..."가짜뉴스"

2024.06.13. 오전 09:23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이미지 확대 보기
'음란물 중독된 아마존 부족' 보도 전 세계 확산..."가짜뉴스"
ⓒ연합뉴스
AD
아마존의 한 토착 부족이 인터넷 개통 이후 포르노(음란물)에 중독됐다는 내용의 뉴스가 '가짜뉴스'로 판명났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 시간) "아마존 부족은 음란물에 중독되지 않았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정정에 나섰다.

앞서 지난 2일 NYT는 최근 인공위성을 이용한 인터넷 통신 서비스인 스타링크가 개통되면서 아마존 깊은 밀림에 살고 있는 마루보족 사람들의 일상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소개하는 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에서 NYT는 2,000여 명의 마루보 부족원들이 인터넷을 마을끼리 연락을 주고받거나 사랑하는 이들과 문자를 주고받고, 긴급 상황을 알리기 위해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이로 인해 고유의 문화를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나이가 많은 구성원들은 10대 청소년들이 휴대 전화에 딱 달라붙어 그룹 채팅을 주고받고 있으며, 미성년자가 음란물을 보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해당 보도는 "마루보족 사람들이 음란물에 중독됐다"는 제목으로 기사 취지가 왜곡돼 확산했고, 전 세계 100여개가 넘는 웹사이트에 올라왔다. 국내 주요 매체들도 '포르노 중독'이나 '음란물 중독'을 강조한 제목으로 연달아 보도한 바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이를 조롱하는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에 최초 기사를 작성한 NYT의 잭 니카스 기자는 이날 "마루보족 사람들은 음란물에 중독되지 않았다"며 "(취재를 간) 숲속 마을에선 그러한 일을 보지 못했으며 NYT의 기사는 그러한 사실을 암시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NYT는 세부 내용을 왜곡해 퍼뜨린 웹사이트 대부분이 다른 언론사 기사를 재가공해 온라인에 올리는 사이트들이었다며 이들은 종종 광고를 팔기 위해 선정적인 제목을 단다고 지적했다.

마루보족의 지도자이자 스타링크 개통을 주도한 에녹 마루보는 SNS에 영상을 올려 "이러한 주장은 근거 없는 거짓이며, 우리의 자율성과 정체성을 무시하는 편향된 사상적 흐름을 반영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디지털뉴스팀 이유나 기자

YTN 이유나 (lyn@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