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 시행...국내 경제 영향은?

[뉴있저]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 시행...국내 경제 영향은?

2022.12.07. 오후 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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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함형건 앵커
■ 출연 :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가 있는 저녁]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유럽연합과 G7 그리고 호주가 합의한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유가 상한제'가 지난 5일부터 시행된 가운데 국제유가를 비롯한 국내 물가엔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쇼 미 더 경제> 시간,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먼저 러시아 입장에서는 석유 판매가 전쟁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일종의 자금줄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요. 그래서 서방이 어느 정도 그 부분에 대해서 조치를 취한 거 아니겠습니까? 러시아산 유가상한제. 어떤 내용인가요?

[박정호]
유가상한제라는 건 일종의 가격 상한제인데요. 가격 상한제가 뭐냐 하면 일정 수준 이상 가격을 높일 수 없도록 상한선을 정해놓은 것이다, 이렇게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러시아산 유가 상한제는 러시아 유가를 정확히 60달러 이상은 받고 팔 수 없도록 만든 법안이고요. 이것에 대해서 G7 국가와 EU가 앞으로 러시아산 원유는 우리가 60달러 이상의 가격은 주고 사지 말자, 이런 식의 일종의 가격 담합을 한 것이다, 이렇게 보시면 되겠습니다. 특히 유럽연합과 G7 국가가 이 가격 상한제를 했다는 것에서 사실 이 가격 상한제의 목적은 말 그대로 러시아산 경제 제재를 해서 러시아의 자금줄을 옥죄겠다는 목적으로 만들기는 한 것입니다.

[앵커]
그러면 기존에는 배럴당 어느 정도였는데 어느 정도로 낮추는 겁니까?

[박정호]
러시아산 우랄산 원유라고 흔히 부르는데요. 우랄산 원유는 생산단가가 한 30불에서 40불 정도 됩니다. 그리고 이것을 운송하기 위해서는 보험료라든가 운송비가 드는데요. 이것들을 다 고려했을 때 통상적으로 60달러보다는 좀 아래에서 판매될 수 있는 금액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 금액선보다 약간 더 높여 잡은 거예요. 그러니까 러시아 입장에서도 60달러라는 것이 굉장히 무리한 금액은 사실은 아닙니다. 통상적으로 자신들이 생산하는 단가보다 다시 한 20% 이상의 프리미엄을 얹어준 금액이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러시아도 사실 이 금액 자체에 큰 무리함을 느끼는 건 아닌데요. 일종의 러시아도 가격 상한제라는 제도 자체가 마음에 안 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만약에 이런 제재를 할 경우 감산까지 하겠다, 판매를 하지 않겠다. 이런 엄포를 서로 놓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일종의 정치적 수사인지 아니면 실제적으로 경제적으로 타격이 있는 건지. 지금 말씀하신 내용을 보면 실제로 경제적으로 큰 부담은 안 될 것이다. 이런 말씀이신가요?

[박정호]
네, 사실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다 아는 사실입니다마는 가격 상한제라는 이 제도 자체가 성공한 사례가 극히 드뭅니다. 없다고 할 정도로 거의 성공한 사례가 없는데요. 가격을 일정 수준 이상 못 받게 막겠다는 이 제도 자체가 지금 실효성이 없어 보이는 게 몇 가지 있는데요. 그 이유들을 설명드리면 EU와 G7이 러시아를 제재하기 위한 가격 상한제, 이걸 실질적으로 관리감독할 수단이 있느냐 이게 중요한데요. 배로 운송하는 유가 같은 경우, 원유 같은 경우는 꼭 보험을 들어야 하는데 이 보험이 런던에 소재하고 있는 국제선주상호보험조합이라는 곳에서 보험을 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보험이 전 세계 해상 물류의 한 90%를 여기에서 다 관장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본인들이 전 세계 원유를 배송하는 보험의 90%를 여기서 관장하다 보니 거기에서 배럴당 60달러가 넘었는지를 보고 넘었으면 이거는 보험 가입을 안 시켜서 운송을 못하게 하겠다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이미 이러한 제재에 대해서 중국과 러시아는 많은 우려감을 진작부터 가지고 있어서 국가 단위의 보험회사들을 따로 만들어서 거기에서 보험을 가입해서 외국에 수출하는 그런 전략을 이미 조금씩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관리할 수 있는 수단이 없는 게 있고요. 그다음에 표면상으로 60달러 이하에 팔 수 있는 판매 방식이 너무나도 많아요. 대표적으로 인도가 그런 방식인데요. 인도는 러시아와 만약에 가격 상한제로 배럴당 60달러 이상 못 받게 해 버렸을 때 만약에 국제유가가 갑자기 치솟아서 배럴당 100불 가까이 올라갔을 때도 60달러 이하를 주고 살 수 있는 방편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유가는 60달러 이하로 사주는 대신 이렇게 싸게 판 차익만큼을 바로 러시아산 무기를 살 때 무기를 더 비싸게 사면 미국이나 EU의 여러 경제 제재를 준수하면서 이렇게 두 가지를 다 수급받을 수가 있는 것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유가만 가지고 이걸 통제한다라는 것은 사실상 실효성이 없는 제도를 가지고 정치적 수사다, 이렇게 평가하는 게 더 맞을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러시아산 원유를 많이 사가던 나라가 대표적으로 중국과 인도인데 중국과 인도 모두 유가 상한제가 단행된다고 하더라도 러시아산 원유를 사가는 데는 별다른 지장이 없을 것이다.

[박정호]
맞습니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EU와 그동안 G7 국가가 그럼 러시아산 원유를 많이 샀던 국가들이면 이 유가 상한제가 굉장히 실효성 있는 제도일 수도 있는데요. 안타깝게도 이들 국가가 이렇게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도 많지 않고요. 그리고 최근 러시아를 경제제재하고 난 뒤의 변화된 흐름을 보면 더더욱 이게 실효성이 없는 제도라는 걸 확인할 수가 있는데요. 지난 2021년에 유럽연합에서 러시아산 원유를 사간 배럴이 총 330만 배럴인데요. 그런데 올해 경제 제재를 시작한 뒤에 이게 급격히 줄어서 250만 배럴로 줄었습니다. 한 80만 배럴 준 거죠. 그런데 인도가 그 사이에 러시아산 원유를 얼마나 더 많이 샀느냐. 작년에는 10만 배럴만 샀던 것이 올해 러시아산 원유가 싸게 파니까 110만 배럴을 샀어요. 그러니까 유럽 전체가 덜 산 것보다 인도 한 국가가 더 산 배럴이 더 많은 거죠. 그다음에 터키 역시도 20만 배럴 사다가 50만 배럴로 더 많은 구매를 하고 있고요. 중국 역시도 한 30만 배럴 이상씩 더 구매하기로 장기계약까지 체결한 상태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렇게 특정 국가들이 일부 가격 상한제라는 걸 적용한다 하더라도 다른 국가들에게 수월하게 팔 수 있는 방법이 많은 상황입니다.

[앵커]
러시아 입장에서는 이 세 나라가 석유를 많이 사주면 전쟁자금 조달하는 데도 별 걱정이 없는 것이고. 만약에 그렇다면 서방, 특히 미국 같은 나라에서 러시아의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였다면 왜 더 적극적으로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까. 이를테면 찔끔 내리는 거 아니냐 이렇게 볼 수도 있는 건데 왜 그랬을까요?

[박정호]
글쎄, 저야 정치는 모르겠습니다마는 경제를 공부한 사람으로서 경제적인 효과가 없음은 분명히 알았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전쟁이 장기화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물가도 오르고 하는 이런 과정에 왜 추가적인 경제제재라든가 러시아를 옥죄는 그런 추가적인 조치를 하지 않느냐라는 여러 가지 민심을 달래기 위한 하나의 정치적인 제스처가 아닐까 이런 생각도 듭니다.

[앵커]
일단 러시아산 유가 상한제가 단행이 되면 우리나라도 참여할 것이다.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마는, 우리나라 정부도. 참여한다고 하더라도 지금 말씀 들어보면 전반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요. 우리나라에 일단 러시아산 석유가 들어오는 게 비중이 굉장히 적다고요?

[박정호]
맞습니다. 직접적으로 러시아산 원유를 산 적은 없습니다. 간접적으로 우회해서 들어오는 경로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마는 굉장히 미비한 수준이고요. 이 때문에 직접적으로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한 적이 없는 우리나라에서는 유가에 대해서 직접적인 영향은 오히려 없을 것 같고요. 오히려 러시아가 오펙 플러스에 가입되어 있는 국가이기 때문에 오펙에게 압박을 해서 감산 조치를 추가적으로 단행할 경우에는 이 오펙 자체의 감산으로 인해서 유가가 간접적으로 우회적으로 올라가는 일은 있을 수 있어서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 유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최근 국제유가 흐름을 보면 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하고요.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유가 뭔가요?

[박정호]
역시 가장 큰 이유는 경기침체로 인한 것이 제일 크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생각보다 더 빠르게 되는 경기 침체 때문에 소비가 급격히 줄었고요. 이것 때문에 유가에 대한 여러 가지 소비가 함께 줄어든 상태입니다. 이 때문에 최근 사우디 같은 경우는 이렇게 크게 유가가 줄어들었던 상황 때문에 우리가 감산을 하지 않을 수 없다라는 입장을 밝힐 만큼 오히려 경기 상황이 둔화돼서 유가가 이렇게 안정적인 추세로 돌변한 상황이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앵커]
그런데 지금 요즘 화물연대 파업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주유소 품귀 현상을 보이는 곳이 있다고 하고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름값은 하락하고 있거든요. 이런 현상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박정호]
사실 화물연대의 총파업 자체로 전반적인 우리나라 유가 수준에 영향을 준다, 이렇게 볼 수는 없고요. 단순히 유가를 수급하는 데 원활함이 못할 수는 충분히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건 유가의 수급 자체가 주유소에 갔더니 자주 갔던 곳에 주유할 수 있는 양이 없다든가 이런 건 있을 수 있지만 기름을 못 구한다든가 이런 일은 없을 거라고 판단되고요. 단 이런 건 있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물가가 상승기조에 있었을 때는 뭔가 핑곗거리를 찾아서 가격을 올리려는 업체들이 있는 경우들이 있어요. 그래서 전혀 유가 변화와 상관이 없는 화물연대의 파업 등을 핑계 삼아서 이게 기름값을 올려서 우리 제품과 서비스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습니다라는 이런 것들을 명분으로 가격을 올리는 세력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은 정부 당국에서도 불법적인 가격 인상이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는 분명히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쇼미더경제,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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