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팔에 수상한 멍이'...가게 아저씨가 찾아낸 아동학대

'아이 팔에 수상한 멍이'...가게 아저씨가 찾아낸 아동학대

2022.05.27. 오후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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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9살 어린이가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훔치다 붙잡혔습니다.

그런데 가게 주인은 아이를 혼내기보다 팔에 있는 멍 자국에 주목해 아이가 학대를 받고 있다는 걸 알아냈는데요.

대전에 있는 한 슈퍼마켓 사장님의 지혜로운 대응이 어떻게 학대받는 아이를 구했는지,

취재기자로부터 자세한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양동훈 기자!

[기자]
네, 대전입니다.

[앵커]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 당시 상황을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지난 17일 오전, 만 9살 남자아이가 대전 산성동에 있는 한 슈퍼마켓에서 음료수와 장난감 등을 그냥 들고 나가려다 가게 직원들에게 발각됐는데요.

이 과정에서 아이 양팔에 멍 자국들이 여럿 있는 걸 본 사장이 경찰에 아동 학대 의심 신고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물건을 훔치려다 들킨 아이를 훈계해 돌려보낼 생각이었는데, 아이 몸을 살펴보고는 생각이 바뀌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생길 수 있는 상처라고 하기엔 멍이 많고 심했다는 건데요.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이우연 / 슈퍼마켓 사장 : 몸을 보니 멍든 게 많았습니다. 절도가 문제가 아니라 몸에 이상이 있어서, 이거 문제가 심각하구나… 그래서 신고를 하게 됐습니다.]

[앵커]
멍 자국만 보고 아동학대를 바로 신고하기는 어려웠을 텐데, 중간에 어떤 과정이 있었나요?

[기자]
네, 우선 가게 사장은 아이가 다친 이유부터 물었습니다.

사장은 한참 망설이던 아이가 어머니에게 맞아서 생긴 멍이라는 걸 실토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던 사이에 절도 사실을 들은 아이 어머니도 가게에 도착했는데요.

아동 학대를 확신한 사장은 기지를 발휘했습니다.

아이 어머니에게 '절도가 나쁜 일이라는 걸 알려줘야 하니 경찰을 불러 훈계해달라고 하겠다'고 말한 겁니다.

사장은 출동한 경찰에 잠시 가게 구석에서 이야기를 나누자고 한 뒤 학대가 의심된다고 신고했습니다.

[앵커]
아이의 상태는 어떤지, 이후 조치가 어떻게 됐는지도 설명해주세요.

[기자]
경찰은 아이의 등과 팔, 다리 등에서 다수의 멍 자국을 확인하고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지적 장애가 있는 아이는 어머니와 둘이서만 살고 있었는데요.

아이와 어머니 모두 폭행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했고, 경찰은 어머니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아이는 현장에서 어머니와 분리됐고, 지금은 친척이 돌보고 있습니다.

경찰 설명 들어보겠습니다.

[박진영 / 대전 중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경사 : 분리의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이 돼서 응급조치 3호를 통해서 아이를 보호시설로 인도하였습니다. 보호 조치는 중구청 전담 공무원과 함께 논의 중에 있습니다.]

만 10살 미만 아동학대 범죄는 시·도 경찰청에서 전담하도록 한 지침에 따라, 현재 대전경찰청 아동학대 특별수사팀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아이와 어머니에 대한 조사를 빠르게 마무리한 뒤, 조만간 검찰에 송치할 예정입니다.

[앵커]
아동학대 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주변 시민들의 관심이 중요하다던데, 어떤 점에 주목해야 할까요?

[기자]
보건복지부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피해 아동이 학대 사실을 직접 신고한 경우는 전체 학대 사례의 14.2%에 불과합니다.

아동 학대 범죄는 피해자가 어린 데다가 학대 행위자의 80% 이상이 부모라는 특징이 있는데요.

이 때문에 피해자들이 외부에 직접 도움을 요청하기도 어렵고, 그 상황에서 빠져나오는 건 더욱 힘들어 시민들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더럽거나 계절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다니는 아이, 몸 곳곳에 멍이나 상처가 보이는 아이가 있다면 아동학대를 당하는 게 아닌지 의심해봐야 합니다.

아동 학대의 경우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면 점점 학대가 심해질 가능성도 큽니다.

이번 슈퍼마켓 사장님처럼, 주변에 학대를 당하는 아이가 없는지 살피고 의심 정황이 보이면 적극적으로 신고해야 더 심각한 학대로 이어지는 것을 미리 막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대전에서 YTN 양동훈입니다.


YTN 양동훈 (yangdh0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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