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져 머리 다쳐 숨졌는데 병사?...수상한 사망진단서

넘어져 머리 다쳐 숨졌는데 병사?...수상한 사망진단서

2019.05.16. 오후 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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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산의 한 요양병원에서 쓰러져 머리를 다친 채 발견된 입원 환자가 사흘 만에 숨졌는데 담당 의사가 '병으로 숨졌다'는 사망진단서를 작성했습니다.

책임을 가려야 할 죽음이 누구에게도 책임이 없는 죽음으로 기록된 건데요.

경찰이 해당 의료진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김종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88살 A 씨가 숨진 요양병원입니다.

이 병원 간호 기록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1월 17일 오전 병실 화장실 옆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습니다.

넘어지면서 머리를 다친 거로 보였는데 의식은 없었습니다.

이후 다른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던 A 씨는 사흘 뒤 원래 입원했던 요양병원에서 숨졌습니다.

그런데 담당 의사는 A 씨가 사고로 숨진 게 아니라 병으로 숨졌다는 사망진단서를 작성했습니다.

사망에 이르게 된 첫 원인이 고혈압과 치매라고 기록했고 환자가 넘어지면서 머리를 다쳤다는 내용은 쓰지 않았습니다.

환자가 왜 넘어졌는지? 그 과정에 병원 측 과실은 없었는지? 책임을 가려야 했을 죽음이 '병으로 인한 사망'으로 정리돼 누구도 책임지지 않은 겁니다.

병원 측은 사망진단은 의료진 판단에 따라 나왔고 고령 환자의 경우 숨지더라도 경찰에 신고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병원 관계자 : 의학적 판단에 따라서 담당 주치의가 병사로 결정 내렸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사망진단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담당 의사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해당 병원은 이른바 '사무장 병원'으로 개설돼 운영되면서 막대한 요양급여비를 타낸 혐의로도 최근 경찰 수사 선상에 올랐습니다.

YTN 김종호[ho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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