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리에Y] 평온하지만 치열하게, 자신만의 색을 입히다 – 키킴 작가

[아틀리에Y] 평온하지만 치열하게, 자신만의 색을 입히다 – 키킴 작가

2025.12.22. 오전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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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아트스퀘어 – 키킴 작가 초대전
12월 1일(월) ~ 12월 31일(수)
장소 : 상암동 YTN뉴스퀘어 1층 아트스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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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서운 겨울이지만 YTN아트스퀘어는 따뜻한 기운으로 가득하다. 2025년 12월, 본관의 1층은 유례 없는 원색의 향연이다. 주인공은 키킴 작가다. 키킴 작가는 ‘라르고 렌토 안단테 아다지오’라는 다소 독특한 전시 제목을 갖고 YTN아트스퀘어를 꾸몄다.

작가는 작품 제작과 일상생활의 모든 과정에서 ‘슬로우(slow)’를 강조한다. 하지만 평온하지만 치열하게, 스스로의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자신에게 가장 솔직할 수 있는 표현 방식을 찾고자 한다. 이런 과정은 작가에게 자아의 완성이 아닌 자아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기회가 된다. 평온하면서도 치열한 작가의 스타일 안에서 완성된 따뜻한 작품들을 보면서 자연의 조화가 가져다준 온기를 조금이나마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키킴 작가의 작품은 12월 31일까지, YTN뉴스퀘어 1층 아트스퀘어에서 만날 수 있다.


▼ 다음은 키킴 작가와의 일문일답

Q. 전시 주제를 소개해 주세요.

이번 전시의 주제는 ‘라르고 렌토 아다지오 안단테’입니다. 학창 시절에 음악의 빠르기를 노래로 엮어 불렀던 기억이 었는데요. 이번 전시를 준비할 때 머릿속에서 계속 그 노래가 생각났습니다. 그 노래처럼 저는 전반적으로 제 작품 활동을 굉장히 느리게, 느리게 준비하고 있답니다. 작가로서도 모든 것에 느리게, 그래서 그걸 음악적으로 결부시켜서 제목과 주제를 그렇게 정했습니다.
▲ 정원의 노래_2, 50.0 x 50.0cm, Hanji on wood, 2025

Q. 작품의 아이디어는 주로 어떻게 떠올리나요?

제가 등단한 시점은 2015년 경입니다. 지금 10년 차인데 항상 작품활동은 ‘사물에 대한 발견’에서부터 시작했습니다. 처음 작품 활동을 시작한 계기는 아버지의 사진 작업을 보면서였어요. 아버지가 암실에서 직접 작업한 사진들이 방 한 켠에 쌓여있었고 그걸 작가로서 활용할 수 없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시작하게 되었고 작업을 하면서도 작업 방식을 한 가지로만 딱 정해놓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판화도 해보고 사진을 보면서 드로잉도 하고, 회화도 하고, 그런 다양한 작업들을 소화했죠. 그렇게 모든 것들은 ‘발견’에서부터 아이디어도 떠오르고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발견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나름대로의 ‘실험’을 거치게 된 거죠. 등단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제 나름의 ‘실험’을 거치면서 제 것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 노래하는 정원_1, 106.0 x 78.0cm, Monotype, 2025

Q. 전시 작품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다면요?

앞서 지금도 제가 계속 실험을 하는 과정이라고 말씀드렸잖아요. 그 과정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었는데 그게 바로 ‘정원의 노래’라는 작품입니다. 이 두 작품도 제가 발견하고 관찰하면서 작업에 임했던 결과물입니다. 한지 작품이구요. 재료에 대한 실험의 결과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제 작품의 모든 주제는 ‘생명’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생명, 자연, 이런 것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재료에 대한 실험을 해야 나중에 이것이 접목 되든 아니든 알 수 있어요. 그러면서 과정 안에서 모든 걸 해보고 하나로 집약할 수 있는 것으로 찾아가는 겁니다. 그렇게 지금까지 작품 활동을 해 온 10년의 시간이 그런 시도를 하는 시간이었고, 그럼에도 아직까지 찾아가는 과정 중에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정원의 노래’라는 작품은 그 과정 속에서 나온 결과물들인 거구요.
▲ 노래하는 정원_2, 106.0 x 78.0cm, Monotype, 2025

Q. 작품 제작에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많은 분들이 제게 말씀하시는 게 대부분 “하나에 집중해서 하라”는 겁니다. 그렇게 해야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된다는 말씀을 하시는 거죠. 저도 어느 정도 동의하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타입이고 그렇기 때문에 계속해서 지켜보게 됩니다. 지켜보면서 내가 수정할 부분이 있는지 찾아보고, 그 뒤에 제일 큰 주제로 이어지는, 생명에 관한 이야기를 계속 해 나가는 겁니다.
▲ 정원의 노래_1, 50.0 x 50.0cm, Hanji on wood, 2025

Q. 한지 작업을 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처음 한지를 접한 건 올해 4월이었습니다. 오일이나 아크릴 페인팅 같은 경우는 캔버스에 작업할 때 표현에 제약이 있는 편인데 한지는 물풀, 도구, 핀셋, 그리고 한지만 있으면 작업이 가능하거든요. 그래서 어머니 간병을 하던 시절 일단 시작을 했습니다. 막상 해보니 작업 시간에도 제약이 없어요. 그리고 친환경적이기도 하구요. 더군다나 요즘 케데헌 때문에 작가로서 한국적인 것 중에 어떤 걸 해볼까 고민하던 때였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한지 작업을 발견하게 된 겁니다. 이건 제가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게 됐고 결국 작품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한지가 제 작업에 많이 추가될 거 같습니다.
▲ 즐거운 대화_1, 78.0 x 106.0cm, Monotype, 2025

Q. 작품 세계에 영향을 미친 작가님의 성장 배경이나, 특별한 경험이 있나요?

가족들 중 미술을 전공하시거나 그 분야에서 활동하신 분은 없어요. 다만 아버지가 제가 어렸을 때부터 미술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말씀을 하셨었죠. 다른 집안과는 좀 달랐던 게 당시만 하더라도 그림 그리는 걸 반대하는 부모가 많았던 시절이었거든요. 제 동기들 중에서도 자기는 하고 싶은데 부모님의 반대 때문에 못했던 경우도 많이 봤구요. 아버지의 경우는 당신이 퇴임하기 전에 직장을 그만두고 무기력해지는 게 싫어서 미리 ‘사진’이라는 취미를 준비하신 경험이 있으세요. 그런 경험을 하면서 저한테도 나중에 취미로라도 할 수 있는 직업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었죠. 그러면서 제가 미술에 재능이 있으니 미술을 하면 어떻겠냐는 말씀을 간혹 하셨구요. 그것이 지금의 저를 이끈 것 같습니다.
▲ 꿈꾸는 화병_1, 78.0 x 106.0cm, Monotype, 2025

Q. 전시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요?

제 작품의 이미지가 귀여운 면도 갖고 있습니다. 제 작품이 마치 동화 일러스트 같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하지만 그런 면만을 보지 마시고 그 안에 있는, 그 과정 속에 있는 것들을 많이 봐주셨으면 합니다. 자연으로 생각했을 때 멀리서 보이지 않는 것들이 가까이 다가가야 보이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런 식으로 제 작품도 조금 더 자세히 봐주셨으면 합니다.

▲ 꿈꾸는 화병_2, 78.0 x 106.0cm, Monotype, 2025

Q. 관객들에게 작품을 감상하는 팁을 준다면?

그냥 작품을 봤을 때 풍경을 한 번씩 바라보듯이, 지나가다가 바라보는 듯한 시간들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바쁘게 지내다 보니 풀이 얼마만큼 자랐나, 이런 세밀한 것들은 잘 안 보게 되잖아요. 그런데 그걸 자세히 보면 재미있는 부분을 많이 찾을 수 있습니다. 본인들도 일상의 사물을 가까이 들여다보는 연습들을 통해, 힘든 일상에 지치지 않고 작은 발견 하나하나에서 즐거움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 Joyful nature, 91.0 x 116.8.0cm, Acrylic on canvas, 2025

Q. 앞으로 작업 계획은 무엇인지, 작가로서의 포부나 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그냥 천천히 가면서 오랫동안 실험을 멈추지 않는 작가이고 싶습니다. 속도를 재촉하지 않고 묵묵히 제 세계와 언어를 찾아가는 과정 자체를 작업의 중심에 두고 싶습니다.






YTN 브랜드홍보팀 이현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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