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 정보 적힌 희귀 대동여지도 일본에서 환수..."지도의 머리는 동여도"

지리 정보 적힌 희귀 대동여지도 일본에서 환수..."지도의 머리는 동여도"

2023.03.31. 오전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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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 교통로와 군사시설 등 상세한 지리정보를 적어놓은 희귀한 '대동여지도' 목판본이 일본에서 환수돼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문화재청은 어제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최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을 통해 일본에서 국내로 들여온 갑자본 대동여지도를 공개했습니다.

이 지도는 목록 1첩과 지도 22첩 등 모두 23첩으로 구성된 전국 지도로, 펼칠 경우 가로 약 4m, 세로 약 6.7m 크기의 대형지도가 되고 병풍처럼 접었다 폈다 할 수 있습니다.

1864년 제작된 목판본을 색칠하고 지도 여백에 '대동여지도'의 저본, 즉 기초자료인 '동여도'의 교통로와 군사시설 등 지리정보를 적어넣은 것으로, 목판본 대동여지도의 한계를 보완한 첫 판본으로 확인됐습니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이 지도는 국내에서 처음 확인된 사례이고, 국내에 있는 기존 목판본 '대동여지도'와 구성 형식과 배치 방식 등에서 다른 특징을 지녀 환수 의미가 더욱 크다고 밝혔습니다.

기존 대동여지도 판본과 달리 국경 인접 해안선의 군사시설 표기는 물론 '백두산정계비'와 군사시설 간 거리, 삼척부에서 울릉도까지 소요 날짜, 한양 도성의 궁궐 표시와 명칭 등 상세한 지리정보가 적혀 있습니다.

'대동여지도'는 목판에 새겨야 하는 한계로 많은 지명과 주기 내용 등이 생략된 데 비해 '동여도'는 당시 교통로와 군사시설 등 지리정보와 영토의 역사, 지도사용법 등이 적혀 있는데 이번 환수본엔 '동여도' 정보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이번 환수를 도운 김기혁 부산대 명예 교수는 "환수본의 몸은 대동여지도이지만 머리는 동여도"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리정보를 적은 글씨체가 고산자 김정호의 글씨는 아니고, 이 지도를 누가, 어떤 목적으로 제작했는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지난해 7월 일본의 고서점이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뒤 가치 검토와 현지 실사 등을 거쳐 복권기금으로 구매해 이달 17일 국내로 들여왔습니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환수한 대동여지도가 '동여도'의 주기 내용이 필사된 희귀한 판본이라는 점에서 조선의 지도 제작과 활용을 살펴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조선 시대 지리정보 연구의 범위를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YTN 이교준 (kyoj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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