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김복동·주전장·봉오동전투...항일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는?

[뉴있저] 김복동·주전장·봉오동전투...항일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는?

2019.08.09. 오후 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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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변상욱 앵커, 안보라 앵커
■ 출연 : 하재근 / 문화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일본과의 갈등에 극에 달하고 있는 요즘, 항일 영화들이 속속 개봉돼서 대중들의 관심이 아주 뜨겁습니다.

[앵커]
하재근 문화평론가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하재근]
안녕하세요?

[앵커]
어떤 영화들이 오늘 소개 대상이 될지 먼저 한번 쭉 열거해 봐주시죠.

[하재근]
일단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의 일생을 다룬 다큐멘터리 김복동이 상영되고 있고. 그다음에 일본계 미국인 감독이 일본 우익의 실체를 파헤친 다큐멘터리 주전장이 상영되고 있고. 그다음에 우리나라 독립군이 최초로 일본 군에 맞서서 대규모 승리를 거둔 봉오동 전투를 소재로 한 영화가 또 상영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 한일 갈등을 겪고 있는 상황인데다가 다음 주 14일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에요. 그리고 15일은 광복절이고요. 그러니까 광복절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이 흥행이 오래갈 것 같은데 평론가님께서는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하재근]
그런 느낌이 드는 거죠. 그러니까 한동안 암살, 밀정 이런 영화가 개봉하면서 크게 흥행에 성공했잖아요. 그래서 일제시대 배경 영상물에 대해서 약간 좀 식상하다, 그런 반응이 잠깐 나왔었는데 그때 일본에서 불을 질러서 우리나라 경제 도발을 하는 바람에 지금 일본에 대한 경계의식이 활활 불타오르고 있어서 아마 올여름에 개봉할 이 영화들은 깜짝... 봉오동 전투 같은 상업영화 같은 경우에 상당히 대규모 성적도 가능할 것 같고. 그다음에 주전장이라든가 김복동 같은 다큐멘터리 영화는 이제 상업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대규모 흥행은 되기 어렵다 하더라도 상당히 장기간 동안 의미 있는 상영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앵커]
실제로 스크린에서의 성적이 어느 정도 입니까?

[하재근]
지금 개봉한 지 얼마 안 돼서 봉오동 전투 같은 경우에 개봉하자마자 첫날 흥행 1위에 올랐고 그리고 주전장은 개봉한 지 지금 한 열흘 좀 넘었나 그런데 이게 상영하는 스크린 수가 서른 몇 개밖에 안 되거든요. 완전히 작은 영화, 다양성 영화인데도 불구하고 굉장히 짧은 기간 동안 1만 관객을 돌파했는데 보통 다양성 영화가 성공했나, 성공하지 못했냐 가르는 기준이 1만 관객인데 30 몇 개 스크린으로 1만 관객을 돌파했다는 것은 굉장히 열기가 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흔히 조국 그다음에 민족 이런 거를 소재로 한 주제로 한 영화를 가면 너무 거기로 관객들을 몰고가는 듯한 약간 마케팅이 섞인 듯한 애국심, 이것 때문에 긁적긁적하다가 나올 때도 있는데 이런 부분을 평가하신다면 어떻습니까?
[하재근]
봉오동전투 같은 경우에는 평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너무 감동적이다. 그런데 또 일각에서는 조금 애국주의가 부담스러운 거 아니냐, 그런 이야기도 나오는데 지금 때가 때이니만큼 최소한, 그리고 광복군, 독립군의 역사에 대해서 우리가 그동안 무관심했기 때문에 이런 영화를 통해서라도 광복군에 대해서 우리가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된다면 그것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지 않겠느냐. 그리고 이 영화가 아무래도 상업영화인데 전쟁신만큼은 굉장히 잘 만들었다, 이거는 이견의 여지가 없이 나오고 있어서 그 부분은 상당히 의미가 있는 것 같고.

그리고 김복동, 이 영화의 경우에는 많은 분들이 눈물을 흘리면서 감동적이다, 그런 이야기가 나오고. 그동안 김복동 할머니 같은 분들이 이렇게 싸워오고 있는 동안에 우리가 너무 무관심했다, 죄송하다. 앞으로는 그렇게 무관심하지 않겠다라고 하는 다짐을 하는 그런 계기가 되고 있고. 그다음에 주전장 같은 경우에는 우리가 일본 우익에 대해서 분노하면서도 그들에 대해서 너무 모르고 있었던 것이 아니냐. 그런데 주전장이라는 영화가 미국계 일본인 감독이 일본 우익이 왜 이러지? 본인도 호기심이 생겨서 탐구한 거거든요. 그래서 일본 우익이 이제 그 중심에 일본회의라는 단체가 있고 수십년 전부터 일본을 2차 대전 이하의 메이지시대로 되돌리려하고 있고 전쟁범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전쟁범죄 문제를 지적하는 한국을 공격하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인데. 이런 걸 알게 되면 이게 최근 1-2년 사이에 한국 정부가 뭘 잘못해서 일본이 화가 났다? 이게 아니구나. 이게 일본의 우익의 역사가 이렇게 깊은데 그런 걸 알 수가 있는 거고. 그다음에 영화 속에서 일본 우익을 살려준 것이 미국이다.

왜냐하면 바로 소련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 이런 미국과 일본의 역사를 알게 되면 이것도 최근 1-2년 사이에 우리나라 정부가 잘못해서 한국을 패싱하고 미국하고 일본이 가까워졌나? 이게 아니라는 거죠. 이미 2차대전 이후부터 동아시아의 판이 그렇게 짜인 것이다, 이런 것들을 영화를 통해서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영화를 통해서 공부하러 가야겠다는 생각도 한편으로 들고요. 올해가 한국영화 100주년인데 사실 그동안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이 있었잖아요. 그런데 앞서 밀정도 짚어주시고 암살도 말씀해 주셨지만 영화에도 트렌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변화를 겪어왔죠?

[하재근]
자질구레한 건 제외하고 큰 틀에서만 말씀드리면 과거에는 일제강점기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은 전체적으로 무겁고 비장했죠. 그래서 한국인으로서 보기가 고통스러울 정도로 그런 게 많이 제작이 되다가 최근으로 넘어오면서 오락물적인 성격이 강해집니다.

그러니까 과거에 장군의 아들이 있었는데 그다음에 놈놈놈 이걸로 넘어오면서 최근에는 암살, 암살로 넘어오면 거의 팝콘 오락물 같은 느낌으로 가볍게 이렇게 만들어지다가 지금 요즘 들어서 일본에 대한 경계심이 강해지면서 다시 가벼운 오락물보다는 좀 진지하게 우리 근대사를 돌아보자, 이런 분위기로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그동안 항일 독립운동하면 떠오르던 인물들 쭉 있지 않습니까? 김구 선생님을 비롯해서 이봉창 열사라든가 안중근 의사 등등. 이게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위인이 아닌 뭔가 평범한 사람들, 다루지 않았던 사람들을 끌어올려서 작품화하는 이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하재근]
요즘 들어서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평범한 민초가 또 주연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유명한 역사적 인물이 아니라 평범한 민초를 주인공으로 하게 되면 제작자의 상상력이 들어갈 공간이 넓어지는 거죠. 이야기의 지평이 넓어지고. 다양한 이야기들을 할 수가 있고 그다음에 역사 왜곡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고. 그리고 관객들이 평범한 주인공하고 나를 바로 대입을 하면서 나라면 저때 어떻게 살았을까 그런 걸 생각을 해 볼 수가 있고 그리고 우리가 역사를 보는 관점도 너무 영웅주의적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민초의 관점에서 역사를 바라보는 이런 쪽으로도 생각을 해 볼 수가 있습니다.

[앵커]
뉴있저 가족분 중에서 9330님께서 이런 문자 주셨습니다. 이번에 개봉되는 영화들에 기대를 참 많이 합니다. 다만 역사적 고증과 팩트에 부끄러움이 없기를 바랍니다. 독립운동가와 위안부 피해자분들의 명예와 자존심이기 때문입니다라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이게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한일 갈등을 다룬 영화 혹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 어떤 점들을 주목해서 보면 도움이 되겠습니까?

[하재근]
그러니까 지금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역사 왜곡이 있어서는 안 되겠고. 봉오동 전투 같은 경우에는 사료가 워낙 없기 때문에 감독이 상당 부분 상상을 통해서 구현을 한 부분들이 많으니까 그것을 감안하고 보시면서 영상물을 보시면서 이게 역사 그 자체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안 되고 영화를 통해서는 그 당시의 관심을 환기시킨다는 정도만 생각을 하시고 진짜 역사는 영화를 통해서 생긴 호기심을 책이라든가 어떤 강좌라든가 이것을 통해서 인문학적인 지식의 지평을 넓혀나간다, 이렇게 생각을 하시면 이게 바람직한 영상 관람법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게 해서 우리 일반 국민들의 역사의식이나 지식 같은 게 수준이 높아지면 또 영화를 만드는 분들은 또 다른 걸 찾아서 더 나은 영화를 만드는 기반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세 가지 중에 뭐부터 봐야 되는지 조금...

[앵커]
저는 개인적인 질문인데, 저희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님들을 다룬 영화 같은 경우는 영화를 보게 되면 너무 죄스럽고 마음이 아파서 차마 극장에 못 가겠다고 주위에서 말하는 분들이 있으시더라고요. 혹시 이분들께 해 주실 말씀 있으실까요?

[하재근]
사실 저한테도 해당이 되는 것이기도 하고 마음이 무겁고 눈물부터 쏟아질 것 같고. 그래서 사실은 더 회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우리가 그동안 많은 분들이 실제로 회피해 왔지만 이제 더 이상 회피해서 될 일이 아니다. 우리가 역사의 실체를 제대로 인식하고 일본이 온갖 방식으로 지금 역사를 왜곡하고 있는데 우리가 제대로 알아야 거기에 대해서 대응을 할 수가 있는 거지. 그냥 잘 세세한 걸 모르는 상태에서 마음만 앞서다가는 정확한 대응이 될 수가 없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먼저 이런 작품도 보고 책도 보면서 알아야 될 것은 확실하게 알아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하재근 평론가 오늘 고맙습니다.

[앵커]
감사합니다.

[하재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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