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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년생 김예지, 청소하고 꿈 이루고
89년생 김예지, 청소하고 꿈 이루고
Posted : 2019-03-14 15:03
[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대담 : 김예지 <저 청소일 하는데요?> 저자



89년생 김예지, 청소하고 꿈 이루고






◇ 조현지 아나운서(이하 조현지)> 우리 시대 다양한 분야의 명사들과 이야기 나눠보는 초대석 시간입니다. 행복이라는 것. 때로는 단순하게 느껴지지만, 때로는 수없이 반문해도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오늘 초대석에 모실 이분은요. 남들과 조금 다르게 살아보니까 비로소 행복해졌답니다. 청소는 나에게 최고의 생계수단이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고 있는 청소 노동자이자, 그림을 그리는 작가, ‘저 청소일 하는데요?’의 저자, 김예지 작가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 김예지 저자(이하 김예지)> 네, 안녕하세요.

◇ 조현지> 제가 예지 작가의 소개를 쭉 해드렸는데, 어떻게 마음에 드셨어요?

◆ 김예지> 아주 마음에 듭니다.

◇ 조현지> 먼저 저희 뉴스FM, 조현지입니다, 청취자분들께 인사 부탁드릴게요.

◆ 김예지> 네, 저는 청소하며 그림 그리는 작가, 김예지, 코피루왁입니다.

◇ 조현지> 코피루왁이라는 단어를 이름 뒤에 붙여주신 이유가 있을까요?

◆ 김예지> 제가 이름 말고 코피루왁이라고 예명이라고 하나요? 그런 것으로 활동하고 있어서 이름보다 사실은 이게 조금 더 작업할 때 알려지는 이름으로 사용되고 있어서요. 그렇게 말하고 있어요.

◇ 조현지> 코피루왁이라는 단어를 쓴 이유가 있으세요?

◆ 김예지> 제가 일본 영화 중 ‘카모메 식당’이라는 영화가 있거든요. 그 영화에서 여러 가지 다 있지만, 한 장면 중 주인이 아무 원두나 드립으로 내려도 코피루왁이라고 주문을 외우고 드립을 내리면, 맛있어진다는 의미가 있어요. 어떤 원두든 간 자기가 염원을 담으면, 주문처럼 쓰이는데요. 그 코피루왁의 의미가 너무 좋아서 쓰게 되었어요.

◇ 조현지> 나름의 의미가 담겨 있는 별명이었는데, 애칭이라고 해도 좋겠고요. 책에 보면, 서문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남들과 조금 살다 보니까 비로소 행복해졌다. 어떤 의미인가요?

◆ 김예지> 사실 제가 지금 살아가는 인생이 어떻게 보면, 보편적이거나 평균적인 삶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어떻게 보면 되게 소수의 삶이고, 보기 드문 삶이라고 생각하는데, 처음에는 이런 삶이 과연 남들과 다른데 괜찮을까, 하는 의문을 가졌다면, 지금은 이 자리까지 제가 열심히 노력하면서 와 본 결과, 조금은 달랐지만, 저와 맞는 길을 갔고, 거기에서 조금 더 나아가는 제 모습을 보게 되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겠구나, 이렇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 조현지> 지금은 조금 다른 길을 가고 있지만, 이라고 얘기를 해주셨는데요. 사실 그전에는 일반 사람들하고 똑같은 삶이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거든요? 전에는 무슨 일을 하셨던 거죠?

◆ 김예지> 저는 디자인 회사의 촬영 팀에서 상품 스타일리스트를 했었어요. 그 이후로는 거의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어요. 취직 준비하면서요. 그러다가 청소일을 시작하게 됐죠.

◇ 조현지> ‘저 청소일 하는데요?’라는 책이 처음에는 독립출판으로 출간됐다가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정식 출판되었는데요. 여기에는 지금 말씀하신 이력들이 한몫했단 말이에요. 일반 회사에 다니면서 일을 하다가 직장을 그만두고 나와서 청소일을 하기 시작했다. 회사를 그만둔다는 게 저 역시도 쉽지 않은 일이고, 물론 저는 일을 사랑해서 합니다만, 결정하기까지가 정말 어려웠을 것이고, 조금 두려움도 있었을 것 같거든요?

◆ 김예지> 그렇죠. 어쨌든 꼬박꼬박 나오는 월급을 포기해야 하는 거잖아요? 그리고 어딘가의 소속감이 사라지는 거니까요. 그런데 이렇게 말하면 웃기지만, 어떻게든 되겠지, 이런 마음도 있었고, 그리고 제가 다니던 회사가 저한테 일도 재밌기는 했지만,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을 되게 많이 했거든요. 그림과는 다른 일이었기 때문에, 인턴 생활이었지만 1년 정도 했고, 여기서 나와서 그림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 때문에 포기해야 했던 부분은 포기하고 그냥 나오게 된 것 같아요.

◇ 조현지> 아무래도 하고 싶은 일이 있다는 열망 때문에 결심하셨던 것 같은데요. 그런데 나와서 아르바이트도 하셨다고 했는데, 수많은 일 중에서 왜 하필 청소를 선택하시게 된 거예요?

◆ 김예지> 책에도 소개가 되는데, 제가 취직 준비를 했는데, 취직이 잘 안 됐어요. 제가 가려고 했던 회사에서 다 낙방하게 됐고, 그때 마침 저희 어머니가 이 일이 시간도 괜찮고, 벌이도 괜찮으니 만약에 남는 시간에는 그림을 그리고, 그런데 그림으로 생계가 어려우니까 엄마와 이 일을 해보자, 이렇게 말씀하시는 거예요. 들어보니까 괜찮은 거예요. 그래서 그러면 같이하자고 해서 시작하게 됐어요.

◇ 조현지> 어머니가 제안을 해주셨군요. 그런데 청소일을 한다는 게 주변 시선이나 선입견들, 생각을 안 할 수 없었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어린 나이가 보니까요. 그런 불편함은 없었어요?

◆ 김예지> 제가 처음 시작할 때는 아무 생각 없이 시작했는데요. 막상 해보고 남들한테 제가 무슨 일을 한다고 얘기해야 하는 상황이 왔을 때 제가 되게 부끄러워하는 거예요. 그리고 남들도 들었을 때 약간 반응을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게 보이고요. 그래서 조금 불편하다는 것은 일할 때 사람들이 많이 쳐다봤던 것. 사람들이 청소라고 하면 이미지가 있잖아요. 어떤 연령대의 사람이 한다는, 우리가 봐 왔던 사회적 이미지가 있잖아요. 젊은 여성이 청소를 하고 있으니까 생소한 거예요. 뭐지? 하는 식의 반응으로 많이 쳐다보시더라고요.

◇ 조현지> 그러면 실례지만, 예지 씨 나이가 어떻게 되시죠?

◆ 김예지> 저는 89년생, 31세입니다.

◇ 조현지> 왜냐하면, 청취자분들은 모르실 수 있기 때문에요. 이 부분을 생각하시고 들어주시면 좋을 것 같은데요. 앞서 어머니가 제안을 해주셨고, 또 어머니와 같이 청소일을 하고 계시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부모님이 딸에게 청소일해보는 것 어때, 하고 건네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 같거든요? 어머니의 교육 방침이 남다르다고도 들었어요.

◆ 김예지> 남다르다기보다 별로 간섭하지 않고요. 그리고 일단 제가 청소일하는 것에 대해서 왜 권유하셨냐면, 제가 그림을 그리고자 하는 목표에서 청소가 좋은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엄마는 믿으셨나 봐요. 그래서 선뜻 이게 나쁜 일도 아니고, 도둑질도 아닌데, 네가 원하는 목적이 있는 하에서 잘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니까, 라는 마음으로 저한테 권해주신 것 같아요.

◇ 조현지> 저는 그게 교육 방침이 남다르다는 생각이 드는 게 사실 많은 부모님들이 내가 청소일을 하러 나갈지언정 내 아들, 딸은 취업 준비나 해, 용돈 줄 테니까,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수 있어요. 그런데 지금 이것을 같이 함으로써 우리 딸한테 노동의 가치도 알려줄 수도 있는 것이고, 삶의 지혜를 주신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책 이야기를 해보면, 말씀하신 대로 그냥 그렇게 흘러가는 대로 살았다면, 이 책이 세상에 안 나왔을 것 같거든요. 어떻게 책을 쓰시게 됐어요?

◆ 김예지> 일단 제가 그림을 그리고 싶어 했던 사람이었잖아요. 그런데 4년 동안 이 일을 하면서 그림으로 어떤 수입을 내지 못했어요. 개인 작업만 계속해왔거든요. 그러다 이대로 안 되겠다, 나를 알릴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고민하던 찰나에 제가 독립 서적에 관심이 되게 많았어요. 그래서 한 번 내보면 어떨까, 궁금하기도 하고, 또 뭔가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내게 됐던 것 같아요.

◇ 조현지> 책을 쓰면서 그림, 일러스트레이션이 더 많은데, 어떤 생각으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을까요?

◆ 김예지> 거의 고해성사?

◇ 조현지> 그동안 나의 삶에 대한?

◆ 김예지> 네, 그런 거 있잖아요. 친구들한테 얘기하지 못했던 이야기라든지, 그런 것들을 주로 썼고요. 주로 저의 속마음 이야기를 많이 썼던 것 같아요.

◇ 조현지> 그래서 아마도 독자들의 공감을 더 많이 불러일으킨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오늘 또 EBS 다큐멘터리 촬영 팀에서 YTN 스튜디오까지도 와주셨어요. 지금 다큐도 촬영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렇게 책이 출간되고 나서 주변의 관심도 사고, 인터뷰 기사도 많고요. 관심을 받게 되면서 일상에서 달라진 점이 있을까요?

◆ 김예지> 제가 진짜 신기했던 게 어떤 홍대 카페에서 친구들과 놀고, 밥을 먹으러 갔어요. 그런데 SNS에 다이렉트 메시지라고 하죠. 그게 온 거예요. 작가님, 저 아까 홍대 카페에서 작가님 봤어요. 그런데 인사드리기 부끄럽고 해서 인사 못 드렸다, 이렇게 메시지가 온 거예요. 그래서 제가 이게 뭐야, 친구들이랑 누가 나를 이렇게 알아봐, 이런 경험이 한 번 있었거든요. 그럴 때 되게 기분이 묘했어요. 누군가 한 번도 살면서 저를 알아보는 경험은 없잖아요. 되게 재밌었어요.

◇ 조현지> 그렇군요. 앞으로 더 그런 분들이 많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백 세 시대에 우리가 직업을 한 개만 가질 수 없다, 이런 이야기를 종종 하곤 합니다. 예지 작가는 어떻게 보면, 벌써 두세 개의 직업을 경험하고 있는 거예요. 그런데 또 많은 어른들은 요즘에 공무원 인기가 하늘로 치솟고 있잖아요. 안정적인 직장 들어가서 평생 일해야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청년들뿐만 아니라 부모님 세대도 많은데요. 그런 분들한테는 어떤 얘기를 해주고 싶으세요?

◆ 김예지> 사실 평범하고 안정적인 삶을 원하시고, 거기서 행복을 얻으신다면, 저는 당연히 그렇게 사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데요. 혹여나 그런 삶이 자기와 맞지 않고, 자기가 원하는 길이 어렵더라도 하고 싶은 게 있다면, 그리고 그것을 성취해나가는 행복감이 있다면, 그 길로 나아갔으면 좋겠어요. 자기 기준에 맞게 잘 살았으면 좋겠어요.

◇ 조현지> 그러면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예지 작가는 본인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세요?

◆ 김예지> 네.

◇ 조현지> 왠지 그럴 것 같아요. 책을 봐도 그렇고, 말씀하시는 것을 들어보면, 본인에 대한 생각을 참 많이 하고, 고뇌를 많이 한 분이라는 생각도 드느데요. 9676 청취자님, “저도 청소업을 하고 있습니다. 계단 청소요. 저도 마흔이고, 4년 전에는 장인어른과 같이 일을 시작했는데, 작가님 어린 나이에 힘든 결정하셨을 것 같아요. 대단하시네요. 지금도 365일 청소업에 종사하는 분들, 다들 파이팅입니다,” 이렇게 의견 보내주셨고요. 3352 청취자님도 “어머님 생각이 대단하시네요. 저는 아직도 친구들 앞에 선뜻 말 못 하고 있어요. 우리 큰아들 족발 삶는 일 해, 이렇게요. 오늘부터 제 생각을 조금 바꿔야겠네요.” 이렇게 문자 주셨고요. 어머니, 아버지가 방송 들으실 것 같은데요. 혹시 방송 통해서 어머니, 아버지께 하고 싶은 말도 있을까요?

◆ 김예지> 엄마, 아빠요? 제가 부모 복이 참 많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엄마, 아빠가 항상 저를 이렇게 응원해주고, 이렇게 사랑해줘서 너무 고맙고, 예쁜 딸로 잘살아가겠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 조현지> 진심이 꾹꾹 담긴 말 같습니다. 앞으로 그림 그리는 일도 계속하실 거죠?

◆ 김예지> 네.

◇ 조현지> 한 인터뷰 기사를 보니까 청소일이라는 것을 하나의 생계수단일 뿐이다, 그래서 나는 꿈과 직업, 돈 버는 일을 별개로 생각하고, 함께 가져간다는 말을 하셨어요. 사실 많은 사람들이 꿈을 이루기 위해서 직업을 찾아가거든요. 저 역시도 그랬고요. 그 부분에 있어서 미리 경험을 하신 분으로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조언이 있을까요?

◆ 김예지> 항상 그 대목이 많은 사람들에게 생각을 하게 하나 봐요. 제가 해드리고 싶은 말은 꿈과 직업이 같으면, 굉장히 좋죠. 그런데 만약에 그게 같지 않다면, 그래서 생계로 다른 것을 가지고 있어도 그게 하고 있는 역할이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분리해서 생각하는 게 쉽지 않을까?

◇ 조현지> 같이해나가는 게 힘들다면, 분리해서 내 꿈은 꿈대로, 또 일은 일대로 하는 것도 방법이다, 라는 말씀이에요. 멋있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오늘 예지 작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생각이 많아지셨을 것 같기도 하고요. 자식들을 향해 보낸 시선도 달라지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끝으로 김예지 작가의 최종 목표, 이루고 싶은 꿈은 뭐가 있을까요?

◆ 김예지>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언제나 마음이 행복한 사람.

◇ 조현지> 저도 함께 그 꿈을 응원하고 싶습니다. 예지 작가, 앞으로도 파이팅이에요.

◆ 김예지> 네, 감사합니다.

◇ 조현지> 지금까지 다양한 분야의 명사들과 이야기 나눠보는 초대석, 오늘 네 번째 시간 함께했고요. ‘저 청소일 하는데요?’의 저자, 김예지 작가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 김예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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