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동맹국들, 에너지 가격 폭등에 중국 의존 커져"

"미 동맹국들, 에너지 가격 폭등에 중국 의존 커져"

2026.04.21. 오전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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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폭등으로 타격을 입은 미국 동맹국들이 "충격에서 벗어나는 탈출구가 중국의 품으로 곧장 연결된다"는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고 있다고 폴리티코가 보도했습니다.

미국의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현지 시간 20일 유럽연합(EU)과 영국, 한국, 필리핀까지 수많은 나라가 전쟁으로 인한 석유와 가스 가격 폭등에 청정에너지 확충 가속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필요한 자재를 공급받으려면 중국에 더 많이 의존해야 한다는 함정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은 전 세계 청정에너지 기술과 핵심 광물 공급망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데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중국이 전 세계 태양광 패널 생산량의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패널에 들어가는 핵심 전자부품의 점유율은 더 높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은 또 풍력 터빈이나 전기 자동차의 생산에 쓰이는 희토류 금속의 약 90%를 정련하고 있으며, 리튬, 코발트 등 배터리에 쓰이는 다른 재료들에서도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올해 3월 중국의 전기 자동차와 하이브리드 자동차 수출 대수는 34만9천대로 역대 최대치였으며 1년 전 같은 기간의 2배가 넘었습니다.

의존의 대상을 바꾸는 것에 불안감을 느끼는 각국 정부는 이 사실을 예민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설명했습니다.

지금 제기되는 질문은 이 나라들이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해 이런 우려를 일단 접어둘 것인지, 아니면 중국의 지배력으로부터 경제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계속 취할 것인지 여부입니다.

최근까지 EU는 너무 많은 중국 제품을 수용함으로써 국내 산업이 위축되는 것을 오랫동안 경계해 왔으며, 철강과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전력, 수소 등 6개 품목의 수입에 대해 생산 과정의 탄소 배출량에 따라 추가 비용을 부과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도 도입했습니다.

영국 정부는 지난달 보안상의 이유로 중국 기업이 스코틀랜드에 20억 달러 규모의 풍력 터빈 공장을 건설하는 것을 차단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녹색 전환을 가속화하려는 국가들이 중국과의 관계 강화를 모색하는 흐름은 계속되고 있으며, 여기에는 미국의 주요 동맹국들도 포함돼 있습니다.

독일은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가 2월 말에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양국간 경제협력방안을 협의한 데 이어 카르스텐 슈나이더 환경부 장관이 3월 말에 방중해 청정 에너지 기술 협력 등을 논의했습니다.

5월에는 카테리나 라이헤 경제부 장관이 중국으로 가서 양국 간 협력방안에 관한 얘기를 나눌 예정입니다.

스페인의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이달 중순 중국을 방문해 녹색발전 등 분야의 협력 협정에 서명하고 핵심 원자재 확보 방안을 협의했습니다.

이 시기에는 산체스 총리뿐만 아니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왕세자 칼리드 빈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베트남 또람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 등이 거의 동시에 베이징을 찾았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 13일 이란 전쟁에 관한 비상 회의를 주재한 후 "44일 전 충돌이 시작된 이후 (EU의) 화석 연료 수입 비용이 220억 유로(38조 원) 이상 증가했다"며 화석 연료의 단계적 퇴출을 서두르는 것이 장기적 해결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벨기에 브뤼겔 연구소의 시모네 탈리아피에트라 선임 연구원은 "국내 생산에 너무 치우치면 탈탄소화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 대안을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저렴한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각국은 어느 정도 중국에 의존하지 않고는 신속한 녹색 전환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깨닫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지적했습니다.

파키스탄은 중국산 저가 태양광 패널을 대량 수입해 사용해왔으며, 이 점이 이란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스페인도 그간 해온 재생에너지 투자 덕택에 화석연료 가격 폭등에 타격을 덜 받았으며, 자국의 에너지 부문에 중국의 대규모 투자를 확보한 상태입니다.

캐나다는 최근 농산물 수출 관세 철폐를 대가로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일부 완화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조 바이든 행정부 때 중국의 배터리, 태양광 패널, 전기 자동차 분야 장악력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이 있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이런 조치들을 백지화하고 청정 경제 경쟁 대신 화석 연료 패권 추구로 방향을 틀었다고 폴리티코는 지적했습니다.

현재 중국의 청정 기술 수출액은 미국의 화석 연료 판매액을 추월하고 있으며, 이런 추세는 둔화될 기미가 없다는 게 폴리티코의 설명입니다.

브라이언 샤츠(민주·하와이) 미국 연방상원의원은 "이 위기 전체가 다른 국가들을 중국의 손아귀로 밀어 넣고 있다"며 "에너지 문제에 있어 중국은 전기자동차에서 앞서고 재생 에너지 보급에도 앞서고 있으며, 내가 보기에는 미국이 이란과 싸우는 동안 중국이 승리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YTN 김잔디 (jand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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