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성공회 첫 여성 대주교 탄생..."500년 유리천장 깨졌다"

영국 성공회 첫 여성 대주교 탄생..."500년 유리천장 깨졌다"

2025.10.04. 오전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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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 세계 성공회 신자 8천500만 명을 이끄는 영국 성공회 최고 성직자, 캔터베리 대주교에 500년 역사상 최초로 여성이 선임됐습니다.

사라 멀랠리 신임 대주교는 진보적 인사로 알려져, 교회 내 보수와 진보 진영 간 분열을 해소하는 게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런던 조수현 특파원입니다.

[기자]
세 영국 국왕이 63살 사라 멀랠리 런던 주교를 106대 캔터베리 대주교로 지명했습니다.

여성 지도자가 영국 국교회를 이끄는 것은 1534년 헨리 8세 국왕이 로마 가톨릭교회와 결별하고 성공회의 시초를 마련한 이후 처음입니다.

멀랠리 대주교는 첫 연설에서, 분열된 사회와 여러 전쟁, 교회 내 직권 남용 등을 도전 과제로 꼽았습니다.

[사라 멀랠리 / 106대 캔터베리 대주교 : 생존자들의 목소리에 계속 귀를 기울이고 약자들을 보살피며 모두의 안전과 행복을 위한 문화를 만드는 데 전념하겠습니다. 쉽지 않을 것입니다.]

영국 맨체스터에서 발생한 유대교 회당 테러도 거론하면서, 교회는 반유대주의 맞서 유대계와 함께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사라 멀랠리 / 캔터베리 대주교 지명자 : 어떤 종류의 증오와 인종차별도 우리를 갈라놓도록 허용해서는 안 됩니다.]

간호사 출신인 멀랠리는 2002년 사제 서품을 받았고, 2018년 첫 여성 런던 주교로 임명됐습니다.

동성 커플 결혼에 대한 축복을 옹호하는 등 진보적 인사로 알려져, 교회 내에서는 기대와 반발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옵니다.

보수 성향 단체인 세계성공회미래회의는 "영국 교회가 지도 권한을 포기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영국 성공회의 최고 수장은 국왕이지만, 캔터베리 대주교가 실질적 리더 역할을 합니다.

2003년 임명된 저스틴 웰비 전 대주교는 성 학대 은폐 의혹으로 지난해 11월 사임했습니다.

내년 초 공식 취임하는 멀랠리 대주교는 보수와 진보 진영으로 분열된 교회의 화합을 이뤄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런던에서 YTN 조수현입니다.


촬영: 유현우


YTN 조수현 (sj102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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