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빠가 때린다" 용기 내 학교에 알렸던 초등학생 부친 손에 사망

日 "아빠가 때린다" 용기 내 학교에 알렸던 초등학생 부친 손에 사망

2019.02.02. 오전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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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아빠가 때린다" 용기 내 학교에 알렸던 초등학생 부친 손에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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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지바현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서 실시한 왕따 설문 조사에 "아버지가 학대한다"는 사실을 필사적으로 알렸던 초등학생이 결국 아버지에게 살해당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지바현에 거주하는 미아(10살) 양은 부친으로부터 심한 학대 끝에 지난달 24일 욕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조사과정에서 미아 양의 억울한 죽음은 미리 막을 수 있었던 정황이 속속 드러나 일본 사회의 안타까움과 분노가 더해졌다.

미아 양과 부친이 이전에 살았던 오키나와 기초지자체는 2017년 8월 친척으로부터 부친이 미아 양을 협박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았지만, 부친과 연락이 닿지 않자 협박이 학대에 해당하는지 모호하다며 격리 조치를 하지 않았다.

미아 양은 지난달 초부터 학교에 가지 않았지만, 학교와 교육 당국은 부친이 당분간 아이를 쉬게 하겠다는 연락을 했다는 이유로 미아 양에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숨진 미아 양은 과거 왕따 조사 설문지에 부친의 학대 사실을 적으며 도움을 요청했지만, 교육 당국은 오히려 설문지를 가해자인 부친에게 넘겨줬다.

지역 아동상담소는 미아 양의 도움 요청에 미아 양을 부친에게서 격리하는 임시 보호 조치를 했지만 한 달 뒤 위험도가 떨어졌다며 미아 양을 다시 부친에게 돌려보냈다.

미아 양이 집으로 다시 돌아오면서 부친은 학교와 지역 교육위원회를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겠다며 아이가 적은 설문지를 보여달라고 했고, 학교는 아이가 학대를 고발한 설문지를 아버지에게 넘긴 것.

부모의 학대에 대한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아이를 다시 가정으로 돌려보내고 아이의 설문지를 넘겨주면서 폭력은 예고된 절차나 다름없었다.

결국 아이는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고 온몸에서는 멍 자국이 발견됐다. 사망 당일 부친은 오전부터 폭행하고 억지로 찬물 샤워를 시키는 잔인함을 보였다.

일본 아동학대방지협회의 쓰자키 데쓰로 이사장은 "학교가 아이를 지키지 않고 자신들을 지키려고만 한 것은 최악의 대응"이라고 비판했다.

YTN PLUS 최가영 기자 (weeping07@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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