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일본의 잇따른 '독도 도발'...철저히 계산?

[취재N팩트] 일본의 잇따른 '독도 도발'...철저히 계산?

2017.02.23. 오후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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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산 소녀상 문제로 틀어진 한일관계에 좀처럼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정부 각료들까지 이구동성으로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외치고 나서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예전과는 달라진 일본 정부의 대응 뒤엔 뭔가 치밀한 계산이 깔려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요.

관련 도쿄에 나가 있는 특파원 연결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황보연 특파원!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이 어제도 일본에서 나왔는데 어디에서 나온 얘기인가요?

[기자]
일본 시마네 현 마츠에시라는 곳에서 열린 행사에서 나온 말입니다.

다케시마의 날, 즉 '독도의 날' 행사인데 한마디로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주장을 하는 행사입니다.

처음엔 아주 조그만 지방 소도시 행사로 별 주목을 못 받았지만 몇 년 전부터 일본과 해외 언론이 주목하는 행사가 됐습니다.

행사에 항의하기 위해 우리나라에서도 몇몇 활동가가 참여했는데요.

일본 우익들과 설전을 벌이며 물리적 충돌을 빚을 뻔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어제 본 행사에는 일본 정부 차관급도 참석했는데 이 행사가 어떤 의미를 갖는 건가요?

[기자]
일본 정부는 행사에 무타이 순스케 내각부 정무관을 보냈습니다.

5년 연속해서 차관급 정부인사가 파견된 겁니다.

인구 20만이 조금 넘는 도시에서 하는 행사에 차관급이 5년 동안 매년 참석했다는 건 정부가 상당히 신경을 쓴다는 의미입니다.

무타이 정무관은 행사에서 이런 발언도 했습니다.

"독도는 분명 일본 땅으로 독도 문제는 일본 주권에 관계된 중요한 문제다" 라고도 했습니다.

말이 안 되는 얘기를 아베 정부가 공식화한 겁니다.

[앵커]
일본에서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우긴건 사실 한두 번이 아닌데 이번엔 분위기가 다르다면서요?

[기자]
어제 다케시마의 날 행사는 물론이고 최근에 아베 정부 관료들의 독도 망언이 잇따랐습니다.

행사 전날에는 스가 관방장관이 "독도가 역사적 사실에 비춰봐도 국제법상으로도 명백하게 일본 땅"이다 라고 기자회견에서 밝혔습니다.

마쓰모토 영토문제담당상도 기자들한테 같은 날 같은 말을 하면서, "한일 관계를 악화시키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고 앞뒤가 안 맞은 말을 덧붙였습니다.

앞서 기시다 외무상도 국회 연설에서 "독도가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발언을 했고요.

물론 전에도 독도 망언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요즘처럼 정부 각료들이 짜 맞춘 듯이 같은 말을 반복하는 건 뭔가 의도가 있어 보입니다.

[앵커]
교과서 문제도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은데 여기에도 독도 문제가 쟁점이 되고 있지요?

[기자]
1주일쯤 전인 지난 15일에 벌어진 일인데요.

일본 문부과학성이 홈페이지에 초중학교 학습지도요령안을 올렸는데 '독도는 일본 땅이며 이 문제를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고 적은 겁니다.

학습지도요령은 교과서를 집필할 때 그리고 수업시간에 가르치는 기준이나 마찬가지인데요.

확정되면 그대로 따라야 하는 겁니다.

말이 안이지 바뀔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강변하는 내용을 앞으로 일본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다 배우게 되는 겁니다.

공식적으로는 다음 달 중순쯤 내용이 확정되고 초등학교는 2020년부터, 중학교는 2021년부터 적용됩니다.

[앵커]
지방자치단체와 정부 관계자, 교과서까지 총동원된 느낌인데 도대체 의도가 어디에 있다고 보나요?

[기자]
우선은 일본이 계속 국내외적으로 독도를 쟁점화시키려는 의도에서 진행하는 일련의 과정으로 보입니다.

현실적으로 우리나라가 독도를 지배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은 다케시마의 날 행사나 각료들의 언행 등으로 시끄럽게 만드는 게 최선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역사와 영토 문제에 강경한 입장을 취한 아베 총리의 성향도 그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됩니다.

여기에 아베 정권의 입장에서는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주장해 국민의 감정을 자극하면 결국 지지표로 연결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계획적으로 도발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어려워진 국내 상황도 고려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탄핵 정국으로 제대로 된 대응이 어려워진 상황이기 때문에 일본이 이를 십분 활용이 자신들의 주장을 더욱 강하게 펼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결국, 이래저래 어려워진 한일관계는 해법을 찾기가 더욱 어려워진 상황임에는 분명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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