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 한 번에 수십만 원...수술실 떠나는 '프리랜서 마취의'

마취 한 번에 수십만 원...수술실 떠나는 '프리랜서 마취의'

2026.04.28. 오전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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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술을 담당한 의사들이 모두 수술실을 비운 사이, 환자가 의식 불명에 빠졌다는 소식, 어제(27일) YTN이 전해드렸습니다.

당시 환자 마취를 책임졌던 전문의는 수술이 끝나기도 전에 병원을 떠나버렸는데요.

이런 일이 벌어진 배경에는 어떤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건지, 김혜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환자가 수술실에 들어가고 12분 뒤, 마취과 전문의는 병원을 떠났습니다.

여러 병원을 돌며 마취를 전담하는 프리랜서 의사 A 씨는 이날도 다른 병원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마취를 마치고는 수술이 끝나기도 전에 수술실을 벗어났습니다.

결국, 환자가 의식이 없는 채로 상급병원에 실려 갈 때까지, A 씨는 구두로 해독제 투여를 지시했을 뿐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환자 보호자-마취과 전문의 녹취 : 마취하고 이제 뭐 별문제가 없을 것 같아서, 다른 병원에 일이 생겨 이동하는 중이었습니다.]

프리랜서 경험이 있는 마취의들은 다음 수술 일정에 쫓기다 보면, 마취 상태 환자를 두고 수술실을 떠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말합니다.

[프리랜서 경력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 이동 시간을 줄여야 하고, 또 이 병원 수술 시간에 맞춰서 가야 하기 때문에 중간에 나온다는 거죠. 이게 문제가 되는 거죠.]

배경에는 월급 의사의 두 배를 웃도는 높은 수익이 있습니다.

건당 30만 원가량의 마취 수당이 전문의들을 병원 밖, 프리랜서 시장으로 끌어들이는 겁니다.

[프리랜서 경력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 수입도 사실은 프리랜서가 더 높습니다. 왜냐하면 프리랜서는 3.3%만 세금을 떼기 때문에 봉직의들은 제대로 다 신고를 하지만 프리랜서들은 세금을 일단 적게 내고요.]

병원의 이해관계도 맞물려 있습니다.

수술이 많지 않은 병원은 상근 마취과 전문의를 두는 것보다 필요할 때마다 프리랜서 의사를 부르는 게 부담이 적기 때문입니다.

[최상식 /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 개인 수술하는 병원에서 마취과 선생님을 상시 고용하기에는 너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는 병원이 많지 않죠.]

마취과 전문의들의 프리랜서 전향 등으로 중증 환자를 다루는 상급병원에서도 마취의를 구하기 힘들어 의료 공백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문제로는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건강보험 수가가 지적되는데, 2023년 기준 심장 수술 시 마취 수가는 일본의 18분의 1, 미국의 29분의 1 수준입니다.

그런 만큼 건강보험 수가를 현실화하는 등 근무환경을 개선해 의사들이 병원을 떠나 프리랜서 시장으로 쏠리는 현상을 줄여야 한다는 겁니다.

환자 안전에 대한 책임감 강화는 물론, 의료 시스템 보완을 위한 고민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YTN 김혜린입니다.


영상기자 : 구본은
영상편집 : 이정욱
디자인 : 정은옥


YTN 김혜린 (khr080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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