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군에 맞선 그날의 기억...이제 극복의 시간으로

계엄군에 맞선 그날의 기억...이제 극복의 시간으로

2025.12.02. 오후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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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급작스러웠던 비상계엄 선포에도 시민들은 망설임 없이 국회 앞에 모여 계엄군과 맞섰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 시민들은 이제 갈등 회복을 향해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했습니다.

정현우 기자가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기자]
지난해 12월 3일, 늦은 밤 갑자기 선포된 비상계엄은 당혹감, 그 자체였습니다.

[서우현 / 인천 효성동 : 단체 채팅방에 갑자기 계엄이 됐다는 내용이 나와서, 듣자마자 바로 벌떡 일어나서 뉴스부터 찾아보고….]

45년 만의 비상계엄으로 무장 군인들이 국회로 집결한 위급한 상황 속, "명령 불복종!"

두려움을 이기고 국회 앞으로 달려온 시민들은 맨몸으로 계엄군과 맞섰습니다.

[황인서 / 계엄 당일 국회 앞 시위 참가 : 다들 국회로 오라고 하고, 가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계엄군이 시민들한테 폭력을 쓰거나 발포하면 어떡하지 하는 공포감이 들었습니다.]

헬기를 탄 계엄군은 국회 뒤편에 있는 운동장에 착륙했습니다.

국회 곳곳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온몸으로 군인들을 막은 건 국회 직원과 시민 등이었습니다.

[박유수 / 국회 방호과 직원 : 그 당시에는 아무 생각이 없었습니다. 진짜 그냥 막아야 한다…. 지금 생각하면 총 든 사람들한테 덤빈다는 게 무섭죠.]
이런 저항 속에 결국, 국회에서 계엄 해제 결의안이 가결되고 계엄군은 물러났습니다.

[국회 직원 : 의장님께서 말씀하셨으니까 지금 당장 나가세요! 국회에 계신 분들 당장 나가세요!]

이를 계기로 군인이나 공무원도 위법한 명령이나 지휘를 거부할 수 있게 하자는 논의가 본격화됐습니다.

[전방 근무 현역 군인 : 출동이나 사격이 가능하게 준비한 상태로 계속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이 명령을 따라야 하는 게 내가 군인이 된 이유가 이게 맞나 싶고….]

비상계엄 종료 이후에도 국회의 대통령 탄핵 소추와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등 주요 국면마다 시민들은 광장에 모였습니다.

[김형기 / 대구시 숙천동 : 이렇게 응원봉 같은 것도 휘둘러 가면서 (시위를) 하는데, 기분이 좋죠. 이제 민주주의가 또다시 이뤄지는구나.]

다만 지금도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대한 특검 수사와 재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치 양극화는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안은정 / 경기 구리시 : 편을 가르는 게 이제 점점 심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많이 들었고. 나라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다른 방법으로 표현될 수 있구나.]

하지만 계엄군에 맞선 용기와 이후 이어진 평화적 시위까지, 시민들은 스스로 보여온 민주주의 회복력을 믿으며 갈등 극복에 대한 기대를 놓지 않고 있습니다.

[이 예 원 / 서울 여의도동 : 정치적인 갈등이 많이 목격되는데, 이제 평화롭게 좋은 나라가 되면 좋겠습니다.]

YTN 정현우입니다.

영상기자 : 김세호 진수환


YTN 정현우 (junghw504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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