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인회 홈페이지에 버젓이 '캄보디아행' 광고..."3개월 감금"

단독 한인회 홈페이지에 버젓이 '캄보디아행' 광고..."3개월 감금"

2025.10.20. 오후 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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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캄보디아 불법 취업 광고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YTN 취재진이 실제로 구인 광고를 보고 캄보디아에 갔다가 범죄단지에 감금됐던 피해자를 만났습니다.

구인 글이 재외한인회 홈페이지에 올라와 별다른 의심 없이 지원했다고 하는데, 결국 한국인 대학생이 숨진 뒤에야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표정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20대 한국인 남성 A 씨는 동남아 여행 중에 한 재외한인회 홈페이지에 올라온 구인 글을 봤습니다.

[A 씨 / 캄보디아 범죄단지 감금 : 구인 공고 글을 봤어요, (한 재외한인회) 사이트에서. 하루 몇 시간 일하면 받을 수 있다. 월급 1,000만 원 보장.]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캄보디아행 비행기를 탄 건 지난 4월, 하지만 A 씨는 곧 범죄단지 이곳저곳에 물건처럼 팔리며 각종 범행에 가담해야 하는 신세가 됐습니다.

[A 씨 / 캄보디아 범죄단지 감금 : 너는 몸값 5만 불에 팔렸다. 계약 기간 5년에 팔렸다. 너는 5년 동안 한국에 못 간다. 그렇게 말했고요. 그때 이제 휴대전화도 압수당했고….]

마지막에 도착한 곳은 보코산 지역 범죄단지로, A 씨는 한국인 대학생 박 모 씨가 이곳에서 숨진 뒤에야 이곳을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캄보디아에 간 지 석 달여 만이었습니다.

[A 씨 / 캄보디아범죄단지 감금 : 사망 사실을 알고서 경찰 급습해서 그때 구조해서 이민국에 있다가 한국으로 오게 된 것.]

YTN 취재진이 살펴봤더니 해당 한인회 홈페이지는 이름 등 간단한 정보만 입력하면 가입해 글을 쓸 수 있고, 본인인증 절차도 따로 없어서 한 사람이 여러 계정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게시물 내용도 관리되지 않다 보니, 결국 비영리 민간단체이자 재외한인들이 믿고 정보를 나누는 한인회 홈페이지마저 해외 범죄단체의 표적이 된 겁니다.

[캄보디아행 광고 게시된 한인회 관계자 : 등록은 자유롭게 해서 아무나 (게시글을) 올릴 수 있게끔 돼 있어서요.]

A 씨가 연락한 취업 광고 속 텔레그램 아이디는 삭제됐고 광고가 올라왔던 게시판도 폐쇄됐지만, 지금도 여기저기서 비슷한 구인 글이 한국인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구인 글에 적힌 번호로 취재진이 연락해 봤더니 범행 수법을 안내하며 한 달에 천만 원 정도 돈을 벌 수 있다고 소개합니다.

[캄보디아 조직 모집책 : (로맨스 스캠은) 그냥 연인인 것처럼 하면서 뭐 오빠, 오빠 하면서 그냥 뭐 만나 줄 것처럼 (하면 돼요.) 스타트는 (한 달 수입) 8천 달러인데 한국 돈으로는 약 1,150만 원 정도 돼요.]

경찰은 앞으로 불법 구인 광고 게시자의 계좌와 IP 등을 추적하고, 광고 글을 삭제하지 않은 사이트 운영자에 대해서도 방조죄 적용을 검토할 방침입니다.

YTN 표정우입니다.

영상편집 : 김현준


YTN 표정우 (pyojw032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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