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인사이트 95회]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가 알려주는 '폐 이식의 현재와 미래'

[메디컬 인사이트 95회]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가 알려주는 '폐 이식의 현재와 미래'

2025.08.01. 오후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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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25년 8월 1일 (금) 저녁 10시 20분
□ 담당 PD : 이시우
□ 담당 작가 : 김배정, 김현정
□ 출연자 : 함석진 (아주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
□ 방송 채널
IPTV - GENIE TV 159번 / BTV 243번 / LG유플러스 145번
스카이라이프 90번
케이블 - 딜라이브 138번 / 현대HCN 341번 / LG헬로비전 137번 / BTV케이블 152번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함석진 : 안녕하세요. 저는 심장혈관 흉부외과 전문의 함석진입니다.오늘 제가 여러분과 나눌 이야기는 여러 가지 이유로 심한 호흡 곤란을 겪고 계신 말기 폐 질환 환자분들에게 폐 이식이 어떤 치료법이 될 수 있는지 어떤 과정과 의미를 가지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박상훈 성우 : 우리는 폐를 통해 하루에 2만 번씩 들숨과 날숨으로 호흡한다.하지만 원인도 없이 폐가 굳어가는 폐섬유증 환자의 경우 그들이 편안하게 숨을 쉬기 위한 치료법은 폐 이식 밖에 없다는데 지난 1996년부터 시작된 국내 폐 이식 수술은 뇌사자의 장기이식과 생체이식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대부분은 뇌사자의 장기이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며 그마저도 기증자의 폐 상태와 수혜자의 컨디션과 조건이 맞아야 이식이 가능하다.심한 호흡 곤란을 겪고 있는 말기 폐 질환 환자의 마지막 희망 폐 이식의 과정과 의미 그리고 국내 폐 이식 치료의 현주소는 어떠한지 자세히 알아보자.

<질병의 이해>
◆ 함석진 : 폐는 우리가 살아가는 데 절대 없어서는 안 되는 정말 꼭 필요한 장기입니다.우리 폐는 갈비뼈로 둘러싸인 공간인 흉곽 내에 위치를 하고 있고요.좌측과 우측 이렇게 양쪽으로 나뉘어져 있고 그 사이에 심장이 위치를 하고 있어서 폐와 심장이 서로 혈액을 주고받으면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가스 교환을 하는 것인데요.바로 이렇게 폐가 늘어나고 줄어들면서 우리 몸에 산소를 넣어주고 이산화탄소를 빼주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거죠. 폐를 통해서 들어온 산소는 우리의 피를 타고 전달이 되고요.산소를 머금은 혈액은 혈관을 타고 온몸을 돌면서 우리 몸의 세포 하나하나에 산소를 전달하게 됩니다. 세포들은 이 산소를 이용해서 에너지를 만들고 우리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활동들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에너지를 만들고 나면 부산물로 이산화탄소가 생깁니다. 이 이산화탄소는 다시 혈액을 타고 폐로 운반이 되고 우리가 숨을 내쉴 때 몸 밖으로 빠져나가게 됩니다.그뿐만 아니라 폐와 기관지에는 섬모라는 작은 구조물들이 있어서 우리가 숨을 쉴 때 들어오는 먼지나 세균 같은 것들을 걸러주는 필터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자 그럼 폐가 제 역할을 못하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첫째 산소가 부족해져서 우리 몸에 있는 장기들이 제대로 기능을 못하게 됩니다.산소는 세포가 에너지를 만들 때 필수적으로 필요한데 그게 부족해지니까 심장이나 뇌, 근육 같은 모든 장기들이 영향을 받게 됩니다.둘째로 이산화탄소가 제대로 배출되지 않으면 혈액이 점점 산성화되게 되는데요.혈액이 산성화가 되면 우리 몸의 신진대사에 영향을 주게 되고 심장 박동이 불안정해지거나 혈압이 유지되지 않는 등의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가 계속 지속되고 점점 악화되면 어떻게 될까요?숨 쉬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숨이 차고 가빠지겠죠 나중에는 식사를 한다든지 화장실 가는 것조차도 힘들 정도로 완전히 일상생활이 거의 불가능해집니다.폐 자체가 통증을 느끼는 기관은 아니지만 숨이 차서 느끼는 고통은 우리가 생각하는 단순한 아픈 거 하고는 약간 다릅니다. 마치 사람이 물에 빠졌을 때 숨을 못 쉬는 것과 같은 공포와 불안감, 극심한 호흡곤란이 동반되는 고통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그 때문에 정신적으로도 굉장히 힘든 상황이 되게 됩니다. 이런 상태에서 더 진행이 되면 결국 인공호흡기나 에크모, 에크모는 체외막산소공급장치라고 부르는데요.이런 장비가 없으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까지 가게 됩니다.에크모는 우리 체내에 혈액을 몸 밖으로 빼낸 다음에 기계로 산소를 공급하고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뒤에 다시 몸속으로 넣어주는 역할을 하게 되는데요.말 그대로 폐가 더 이상 역할을 하지 못할 때 폐를 대신해 주는 임시 장치인 셈이죠.하지만 에크모도 영구적인 해결책은 아닙니다.

<폐 이식의 이해>
◆ 함석진 : 자 그러면 어떤 분들이 폐 이식을 받을 수 있을지를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폐 이식의 대상은 한마디로 말하면 약물 치료에 더 이상 반응하지 않는 말기 양성 폐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입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폐 이식을 하지 않으면 2년 이내에 사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가 대상이 됩니다.기본적으로 폐 질환이 있을 때는 처음에는 내과적인 치료 즉 약물 치료가 먼저 이루어지고요.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 약물 치료에 반응하지 않고 증상이 점점 악화되는 말기 폐 질환이 되면 그때는 폐 이식을 고려하게 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양성 폐 질환과 악성 폐 질환의 차이인데요. 악성 폐 질환이라고 하면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암을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폐암 같은 경우에는 폐 이식의 대상이 아닙니다.왜 그럴까요?이식을 하게 되면 우리 몸은 이식 받은 새로운 장기를 외부에서 들어온 해로운 물질로 인식하고 파괴하기 위해서 공격합니다. 이것이 흔히 말하는 이식거부반응입니다.
따라서 우리 몸이 이식받은 장기를 외부의 물질로 인식하지 못하도록 면역억제제라는 약물을 쓰게 됩니다. 자 이 면역억제제를 쓰면 우리 몸의 면역 체계가 약해지기 때문에 암의 재발이나 새로운 암 발생 가능성이 높아집니다.그래서 폐암처럼 악성 질환이 있을 때는 폐 이식을 하지 않게 됩니다.많은 분들이 잘 모르고 계셔서 종종 폐암도 폐 이식의 대상이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하시는데요. 폐암은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자 그러면 폐 이식의 대상이 되는 구체적인 폐 질환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나라별로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다음 설명드리는 세 가지 질환이 주요 대상이 됩니다.
첫 번째로 특발성 폐섬유증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질환이 폐 이식을 받는 가장 흔한 질환이고요. 거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발성이라는 말은 원인이 명확하지 않다는 뜻인데요. 어떤 이유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폐 조직이 점점 섬유화 다시 말하면 딱딱하게 굳으면서 숨쉬기가 점점 힘들어지는 병입니다.초기에는 진행을 늦추기 위해서 쓰는 약물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서 병이 진행되기 때문에 결국은 폐 이식을 고려해야 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두 번째는 만성 폐쇄성 폐 질환 우리 흔히 COPD라고 들어보셨을 텐데요.이 COPD의 주된 원인은 흡연인데 담배를 오래 피우면은 기관지에 만성 염증이 생기고 폐포가 손상이 되면서 공기의 흐름이 제한됩니다. 그래서 숨을 들이마셔도 잘 빠져나가지 못하고 마치 폐 속에 계속 공기가 누적되는 것 같은 그런 상태가 됩니다.이런 경우에도 병이 심해지면 역시 폐 이식이 필요할 수가 있습니다.마지막으로 기관지 확장증입니다.이 병은 반복되는 폐 감염 때문에 기관지가 비정상적으로 늘어나고 손상되는 병인데요.기관지가 늘어나게 되면 그 안에 고여 있는 분비물 때문에 감염이 계속 반복되고 점점 폐 기능이 나빠지게 됩니다. 이 경우도 진행된 상태에서는 폐 이식이 필요한 상태가 될 수 있습니다.
사진을 몇 개 준비했는데요. 정상 CT 소견을 보시면요.양쪽 폐에 회색깔로 균질하게 분포돼 있고 사이사이에 흰 색깔 선이 보이는데 이것이 폐혈관입니다. 이런 식으로 양쪽이 균일하고 폐혈관이 고루 잘 보이게 되는데요.폐섬유증 사진을 보시면 양쪽 폐에 벌집 모양으로 폐가 변해 있고요. 폐가 두꺼워지고 딱딱해진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만성폐쇄성 폐 질환의 경우에는 언뜻 보면 정상처럼 보이지만 정상 CT와 비교해 봤을 때 양쪽 폐가 약간 검은 것을 알 수가 있는데요.이것은 공기가 계속 누적이 되면서 폐실질이 파괴가 되고 폐 내에 공기가 과축적되어 있기 때문에 까맣게 보이는 것입니다.기관지 확장증의 경우에는 타원형의 긴 선들을 볼 수가 있는데요.이것이 확장된 기관지고 그 기관지 벽을 따라서 염증이 계속 진행된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자 그 이외에도 폐 이식을 고려하게 되는 몇 가지 경우들이 더 있는데요.먼저 특발성 폐동맥 고혈압이라는 병이 있습니다. 이 병은 폐혈관의 압력이 올라가는 병인데 폐혈관의 압력이 올라가게 되면은 폐로 피를 보내는 심장 특히 우측 심장이 부담을 많이 느끼게 되고 심장뿐만 아니라 높은 혈압에 오랫동안 폐가 노출이 되게 되면 폐 기능 자체도 문제가 생기게 되고 결국 폐 이식을 고려하게 됩니다. 또 여러분들이 기억하실만한 사례가 바로 가습기 세정제 이슈입니다. 가습기 세정제와 같은 독한 화학물질을 장기간 흡입하게 되면 폐가 심하게 섬유화되게 되는데요.이 사건으로 인해서 많은 분들이 폐손상을 입었고 그중에 일부 환자분들은 결국 폐 이식까지 받아야 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이 사건을 계기로 우리나라에서 폐 이식이라는 치료법이 좀 더 일반 국민들에게 많이 알려지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습니다.그리고 최근에는 COVID-19 코로나 감염 이후에 심각한 폐 손상이 남아서 폐섬유증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때때로 염증을 심하게 앓은 후에 폐가 회복되지 못하고 딱딱하게 굳어버리는 경우가 발생하는데요. 이렇게 되면 결국 숨쉬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경우에 따라서는 폐 이식이 유일한 치료법이 되기도 합니다.

<폐 이식 수술의 이해>
◆ 함석진 : 자 그러면 이제 폐 이식 수술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설명드리겠습니다.먼저 이식을 할 때 폐는 어디서 구할까요? 우리나라는 법적으로 뇌사자의 폐와 살아있는 사람의 폐 즉 생체 폐 이식 두 가지 모두가 가능합니다.뇌사자의 장기 기증은 이미 여러분들도 뉴스에서 많이 들어보셨을 텐데요.뇌출혈이나 외상 저산소증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서 뇌 전체의 기능이 완전히 소실된 환자가 회복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에 본인 또는 보호자의 숭고한 장기기증 의사에 따라서 폐를 기증받아 이식을 하게 됩니다. 살아있는 사람 역시 폐를 기증할 수 있는데요. 대부분 친인척 사이에 장기를 기증받아 이식하게 되는데 예를 들면 아버지의 우측 아래 폐 부분 우측하엽 또 어머니의 좌측하엽을 기증받아서 한 명의 자식에게 양쪽폐를 이식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현재는 주로 뇌사자의 폐를 이식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생체 폐 이식은 상대적으로 그 건수가 드물게 시행되고 있습니다.이유가 몇 가지 있는데요. 먼저 생체 폐 이식은 대부분 2명의 건장한 기증자가 필요합니다.바꾸어 말하면 기증자의 위험이 배가 되는 거죠.또 우리 폐는 잘라내면 다시 생기는 장기가 아니기 때문에 기증자의 폐를 기증하면 기증자 본인도 회복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기증 이후에 숨이 차는 것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또 한 가지는 이식되는 폐의 용적인데요.
생체 폐 이식에서는 기증자의 폐 일부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식한 이후에 이식 받는 환자의 폐 용적이 필요한 것보다 더 작을 수 있고 따라서 수술한 이후에 기능적 회복에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여러 가지 고려 사항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생체 폐 이식은 정말 꼭 필요한 환자에게만 시행하고 현재 대부분은 뇌사자의 폐 이식을 우선으로 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폐 이식이 처음 시도된 건 1960년대 후반이었는데요. 그 당시에는 사실 성공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1980년대에 강력한 면역억제제가 개발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성공 사례가 나오기 시작했고요.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볼 때 연간 4,500건 이상의 폐 이식이 시행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1996년에 첫 페이식을 시행을 했었는데 그 이후로 매년 조금씩 늘어나서 지금 현재는 연간 200여 정도가 시행이 되고 있습니다. 자 그럼 폐 이식이 왜 점차 늘어나고 있을까요? 크게는 세 가지 정도로 생각해 볼 수 있겠는데요. 첫째 말기 폐 질환 환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평균 연령이 늘어나면서 폐 이식의 대상이 되는 폐 질환도 많아졌고 폐 이식을 받을 수 있는 사회 경제적 여건들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그렇지만 너무 고령의 환자분들은 이식을 하더라도 이식한 후에 회복이 어려운 경우가 많고 또 회복되지 못하고 나쁜 결과를 보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국내 병원들은 65세 이후에는 폐 이식 수술을 적극적으로 권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둘째는 의료진의 경험과 기술이 축적되면서 폐 이식이 더 안전하게 시행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제 폐 이식은 더 이상 희귀하고 특별한 수술이 아니라 많은 병원에서 시행할 수 있는 일반적인 치료가 되어가고 있는 거죠. 마지막으로 기증에 대한 인식 변화입니다. 과거에는 뇌사 장기기증에 대한 사회적 이해와 참여도가 낮았지만 최근에는 생명나눔의 가치가 많이 알려지면서 기증도 점점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렇게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폐 이식은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자 그러면 폐 이식까지 가는 과정이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는지 설명드리겠습니다.폐 이식은 생각보다 아주 단계가 많은 치료입니다. 그냥 단지 수술만 하면 끝나는 것이 아니고 수술 전후에 오랜 준비와 철저한 평가가 필요합니다.환자분들 대부분은 처음에 호흡 곤란 증상으로 병원을 오시게 되는데요. 오시고 나서 여러 검사를 통해서 과연 어떤 병 때문에 숨이 차는지 먼저 진단을 해야 됩니다. 가장 흔하게 하는 검사로는 폐 CT 검사와 폐기능 검사, 산소 포화도 검사 등을 통해서 폐 기능이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확인하고요. 그 원인을 평가하기 위해서 필요하면 폐조직 검사도 하게 됩니다. 그다음 단계는요 설령 폐 이식의 대상이 되는 질환이 진단이 됐다고 하더라도 처음부터 바로 폐 이식을 고려하지는 않고 1차적으로는 내과적 치료를 먼저 시도합니다. 예를 들어서 약물 치료라든지 산소 치료, 재활 치료 등을 통해서 증상이 어느 정도 조절이 가능한지 한번 살펴보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 내과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에는 병이 점점 진행하게 되고 그때는 폐 이식을 고려하게 됩니다.폐 이식을 고려할 때 단순히 폐 상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심장 기능이라든지 다른 내과적 질환이 있는지 또 폐암의 가능성 이런 것들을 모두 검사하게 되는데요. 왜냐하면 폐 이식은 아주 큰 수술이기 때문에 몸 전체가 버틸 수 있는 상태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모든 평가를 마치고 폐 이외에는 심각한 질환이 없다고 판단될 때 그때 폐 이식 대기자로 등록을 하게 되는데요. 혹시 평가 중에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 발견이 된다면 대기 중에도 적극적으로 치료를 해서 최대한 좋은 상태를 만들어서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합니다.

그럼 폐 이식 대기자는 어떻게 관리되고 순서는 어떻게 정해질까요? 이 부분을 사실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국립장기조직혈액원 보통 코노스(CONOS)라고 부르는 기관에서 대기자 관리와 장기 분배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폐장의 경우에는 장기이식을 받는 순서가 단순히 누가 폐 이식을 대기 등록을 먼저 했느냐
즉 선착순이 아니라 법률로 정한 응급도에 따라서 순서가 결정된다는 점입니다.응급도란 환자의 상태가 얼마나 위중하냐를 나타내는 지표인데요. 0부터 4까지로 나타냅니다. 응급도 0이 가장 중한 상태의 환자인데요. 이 단계 환자들은 인공호흡기나 에크모 같은 장비가 없이는 생명을 유지할 수 없는 분들이고요. 대부분 이런 분들은 병원 중환자실에서 입원하면서 대기를 하고 계신 분들입니다.반면 응급도 4는 상태가 비교적 안정적인 환자들이고요. 앞에서 폐 이식의 순서는
응급도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그러면 같은 응급도라면 어떻게 순서가 정해질까요? 이때의 경우는 기증자와 이식환자의 혈액형이 맞는지 또 대기 기간이 얼마나 됐는지 또 지역적으로 얼마나 가까운지가 고려됩니다. 그래서 매번 기증자가 발생할 때마다 환자의 이식 순서가 조금씩 바뀔 수 있는 것이 중요한 특징입니다. 또 한 가지 폐장 배분에서 중요한 점은 지금 현재 우리나라는 응급도 0은 최대 3주간까지만 유지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장기간 인공호흡기나 에크모를 유지하는 환자들의 경우에는 이직한 후에 회복이 어렵고 결과가 좋지 않은 경우가 가끔 발생하는데요. 기증 장기가 제한돼 있는 상태에서 최대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 좋은 상태의 환자분들에게 우선적으로 장기를 제공한다는 취지입니다. 따라서 3주가 지나게 되면 응급도 0에서 응급도 1로 내려가게 되고 그때는 다시 우선순위가 바뀌게 됩니다.

이제 실제로 폐 이식 수술이 진행되는 과정을 간단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먼저 뇌사 기증자의 장기가 구득되는 동안 이식 받을 환자는 수술 준비에 들어갑니다.환자는 수술실로 옮겨지고 마취과에서는 기도삽관, 수액공급을 위한 정맥관 확보 같은 기본적인 마취 준비를 진행합니다. 수술이 시작되게 되면 먼저 환자의 흉부를 절개하고요.그리고 기존의 병든 폐를 절제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기증자의 폐가 이식 병원으로 안전하게 도착했다는 연락이 되면 그때부터는 환자의 폐혈관과 기관지를 절제해서 병든 폐를 제거하고 새로운 폐를 이식할 준비를 마칩니다. 최근에는 수술 중에 대부분의 병원에서 에크모를 사용하고 있는데요. 왜냐하면 수술 중에 폐가 없어도 체내로 산소 공급을 원활하게 할 수가 있고 또 수술 중에 느끼는 심장의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수술이 끝나고 나면 이 에크모를 달고 중환자실로 나가기도 하고요.상태가 좋은 경우에는 수술실에서 에크모를 제거하고 수술을 끝내기도 합니다.수술의 다음 단계는 기증자의 폐를 환자의 기관지와 폐혈관에 각각 정교하게 연결해서 이식을 실행하는 과정인데요. 이 과정에서 합병증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아주 꼼꼼하고 정교한 기술이 필요합니다.

<폐 이식 수술의 결과>
◆ 함석진 : 이제 이식 수술 후에 필요한 치료 약재들에 대해서 설명드리겠습니다.우리 몸은 면역 체계 즉 외부에서 들어온 나쁜 물질을 감지하고 그 나쁜 물질들이 우리 몸에 해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없애기 위한 그런 정교한 방어 시스템이 있는데요.그런데 폐 이식을 하게 되면 우리 몸 입장에서는 이 이식된 폐가 내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들어온 침입자처럼 보일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몸의 면역 세포들이 이식받은 폐를 공격하게 되는데 이걸 바로 거부반응이라고 합니다. 이 거부반응이 심해지면 이식된 폐가 망가지거나 심할 경우 생명을 잃기도 하는데요. 그래서 면역 체계를 억제해서 이식된 폐가 내 것으로 인식하게끔 하는 그래서 공격을 하지 못하게끔 하는 약이 필요하게 되는데 그게 바로 면역억제제입니다. 그런데 이 면역억제제가 좋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면역을 억제하다 보니까 우리 몸이 외부 감염에도 매우 취약하게 됩니다. 그래서 일반 사람들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같은 것들도 이식 환자분들에게는 큰 감염으로 이어질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폐 이식 환자들은 평소에 항생제, 항바이러스제, 항진균제 같은 많은 약들을 한꺼번에 복용하게 되고요 정기적인 혈액 검사, 흉부 촬영, 바이러스 검사 등을 꾸준히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손 위생, 마스크 착용, 감염자와의 접촉 회피 등 기본적인 생활 습관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또한 면역 체계는 우리 몸에서 암세포가 생기면 그걸 감시하고 제거하는 역할을 하게 되는데요. 그런데 이 면역억제제를 오래 쓰게 되면은 이런 암 감시 기능이 떨어지게 되죠.그래서 일반인보다 이직 환자분들이 암에 걸릴 가능성도 조금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그만큼 정기적인 검진이 아주 중요합니다.

자 그렇다면 실제로 폐 이식 수술의 결과는 어떤지도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폐 이식은 사실 가장 어려운 장기이식 수술 중에 하나로 꼽힙니다. 왜냐하면 폐는 외부와 직접 연결이 되어 있기 때문에 감염에 취약하고 거부반응이 비교적 다른 장기에 비해서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국제심폐이식학회의 보고에 따르면 폐 이식 후에 1년 생존율은 약 85% 정도, 5년 생존율은 약 60%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마 우리나라의 폐 이식 결과도 거의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자 여기서 환자분들이나 보호자분들이 생존율 수치를 듣게 되면 걱정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5년 생존율이 60%밖에 안 되면 너무 낮은 거 아닌가요?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신데요. 그런데 우리가 꼭 기억해야 될 것은 말기 폐 질환 환자분들은 폐 이식을 받지 않으면 결국 호흡곤란으로 사망하게 된다는 겁니다.또한 그 과정에서 삶의 질이 굉장히 떨어지는 상태로 오랫동안 고통받게 되죠.
폐 이식이라는 건 단순히 생명을 연장하는 것만이 아니라 삶의 질 자체를 바꾸어 주는 치료라는 것을 꼭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환자분들과 가족분들의 피눈물 나는 꾸준한 노력과 관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지만 저희 의료진도 그 길을 함께 끝까지 동행할 것이고 환자분과 가족분들도 그 희망과 용기를 가지시고 끝까지 함께 해 주시면 충분히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점도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국내 장기기증의 현재>
◆ 함석진 : 이제 장기 기증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2025년 6월 현재 우리나라에는 폐 이식을 기다리고 계시는 환자분이 약 500명 정도 됩니다.그리고 그중에서 40% 정도는 결국 적절한 기증자를 만나지 못해서 안타깝게 생을 마감하고 계십니다. 그럼 왜 이렇게 기증자를 만나기가 어려운 걸까요?일단 폐는 몸 안에 있는 장기 중에서 유일하게 외부와 직접 연결돼 있습니다. 우리가 숨 쉬는 공기 안에는 미세먼지나 세균, 바이러스와 같은 수많은 유해 물질들이 존재하고 그것 때문에 감염과 폐의 손상 염증 등이 굉장히 많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래서 뇌사자가 장기기증 의사가 있다고 하더라도 좋은 상태를 오랫동안 유지하기가 굉장히 힘듭니다.기증 폐가 되기 위해서는 폐가 가스 교환을 잘해서 혈중 산소 수치가 충분히 높고 엑스레이상 폐에 특별한 이상이 없고 세균 감염이 없어야 되고요. 흡연력도 심하지 않아야 합니다. 이 조건을 모두 갖춘 폐를 이식에 적합한 장기로 보고 있는데 현실에서는 사실상 이렇게 완벽한 폐를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이런 현실을 반영해서 이런 모든 조건을 다 완벽히 충족하지는 못하더라도 이식한 후에 치료할 수 있겠다고 판단이 되면 적극적으로 기증자로 발굴해서 이식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야만 조금이라도 대기 중 사망하는 안타까운 환자들을 살릴 수 있으니까요.

자 그럼 우리나라 장기기증 현실을 한번 같이 살펴보겠습니다.사실 우리나라에서는 기증자 수가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하는 패턴을 계속 보이고 있습니다.사회적인 이슈가 생기거나 언론 보도가 나올 때만 살짝 늘었다가 금방 다시 줄어들게 되죠.그럼 또 한 가지 드는 궁금한 점이 왜 외국에 비해서 우리나라의 장기기증자가 적을까 하는 점인데요. 가장 큰 이유는 장기기증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의 차이입니다.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부모로부터 받은 신체를 사망한 이후에라도 훼손하지 않는 것이 효도라고 생각하는 유교적인 사상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그리고 죽음 자체에 대해서 생전에 이야기하는 것을 금기시하고 있는 문화도 있기 때문에 사후에 내가 죽어서 장기를 기증해야겠다고 생전에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기증 관련 법 제도에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옵트인(Opt-in)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옵트인 제도는 ’나는 장기 기증을 하겠습니다’라고 본인이 적극적으로 동의 표시를 해야만 기증이 가능한 제도입니다. 예를 들어서 운전면허증에 장기기증 희망을 표시한다든지 또 별도로 장기기증 서약을 등록하는 방식이죠.그런데 이렇게 본인이 적극적으로 표시를 해야 하니까 실제로 나서서 등록하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생전에 장기기증 의사를 명확히 했다고 하더라도 사후에 유가족이 허락이 없으면 서약 자체도 큰 의미가 없습니다. 반면 다른 여러 국가들은 옵트아웃(Opt-out)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이건 반대로 모든 사람이 기본적으로 장기기증 대상자로 간주가 되고 만약에 본인이 원치 않으면 나는 기증을 원치 않는다라고 따로 등록을 해야 됩니다. 다시 말해서 생전에 아무런 의사 표시를 하지 않게 되면 자동으로 기증 의사가 있는 걸로 간주하는 시스템입니다.이렇게 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기증자 풀이 넓어지고 결국 기증자 수가 늘어나는 효과가 생기는 거죠. 물론 옵트아웃 제도도 각 나라마다 사회적 합의와 법적 논의를 충분히 거쳐서 도입한 제도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금 이런 논의가 조금씩 시작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옵트인 방식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결국 중요한 것은 사회적인 인식 변화와 기증 문화에 대한 확산입니다. 제도의 변화보다 더 중요한 건 많은 분들이 장기기증의 가치를 이해하고 참여하시는 문화가 함께 자리 잡아야 더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이것만은 기억하자>
◆ 함석진 : 어느 날 폐 이식을 준비하는 환자분들에게 수술 후에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뭔가를 여쭤본 적이 있습니다. 환자 대부분은 제대로 숨 쉬면서 가족과 식사하고 일상의 대화를 나누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너무나 소박한 삶이죠. 이들이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장기기증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개선돼야 한다는 점을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오늘 저의 이야기가 우리 모두가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YTN 이시우PD (lsw540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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