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인데 돈 보내줘"...'로맨스 사기' 여전히 기승

"우크라이나 전쟁인데 돈 보내줘"...'로맨스 사기' 여전히 기승

2022.12.15. 오후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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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SNS로 친분을 쌓은 뒤 돈을 요구해 빼돌리는 이른바 '로맨스 스캠' 범죄가 여전한 가운데 경찰이 대부분 외국인으로 구성된 조직을 검거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견된 미군이나 외교관인 것처럼 속여 활동했는데, 1년 동안 가로챈 피해액이 37억 원에 이르는 거로 파악됐습니다.

박정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외국인이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입니다.

번역기를 돌린 듯 어설픈 한국어로 '사랑스러운 친구', '진심을 나누자'는 둥 다정한 말을 연신 늘어놓습니다.

그러더니, 자신이 전쟁 한복판에 있어 은행에 갈 수 없다며, 한국에 돈을 소포로 부치고 싶으니 택배비 3천만 원을 보내달라고 합니다.

SNS를 통해 친분을 쌓은 뒤 돈을 뜯어내는 이른바 '로맨스 스캠' 수법으로 31명을 속인 국제사기단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주로 미국 국적의 의사나 군인, 외교관 행세를 하며 SNS를 통해 피해자에게 접근했는데,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견됐다고 꾸미기도 했습니다.

피해자에 맞춰 성별도 바꾸고 SNS 프로필도 갈아 끼웠습니다.

길게는 1년 가까이 연락하며 친분을 쌓다, 전쟁에서 받은 거액의 포상금으로 여생을 함께 보내자고 유혹하고, 한국으로 재산을 보내려는 데 비용이 든다며 돈을 요구했습니다.

한 명에게서 뜯어낸 금액이 적게는 백만 원부터, 많게는 6억8천만 원.

이런 식으로 1년간 모두 37억 원을 가로챘습니다.

피해자 대부분은 중장년층이었는데, 경찰은 이들이 사기당한 사실을 알게 되더라도 사회적인 시선이나 가족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신고를 꺼렸다고 전했습니다.

경찰은 사기 등 혐의로 기니 국적의 33살 국내 총책 등 일당 12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6명을 구속했습니다.

또, 나머지 조직원을 검거하기 위해 해외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입니다.

YTN 박정현입니다.



YTN 박정현 (miaint31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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