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측 입장은?

오거돈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측 입장은?

2020.04.24. 오전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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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영수 앵커, 문지현 앵커
■ 출연 : 서지율 / 부산성폭력 상담소 상담실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오거돈 시장에게 성추행 피해를 당한 여성은 입장문을 내고 오 시장의 사퇴 기자회견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러면 여기서 오 시장에게 피해를 당한 여성을 지원하고 있는 부산성폭력상담소 서지율 실장 연결해서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실장님, 안녕하세요? 일단 인터뷰 응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요. 혹시 저희 인터뷰 중에 피해자 보호가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그때그때 지적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일단 피해자 충격 심하실 것 같은데 먼저 지금 상태가 어떤지 여쭙고 싶습니다.

[서지율]
피해자는 지금 어제 상황이 일어났기 때문에 그 뒤에 각종 추측성 보도라든지 오보라든지 또는 피해자를 찾는 2차 가해라든지 이런 부분들 때문에 편하실 수는 없는 상황이고요.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어 하고 계십니다.

[앵커]
오거돈 시장은 5분 동안의 면담이었다고 하고 피해자분은 호출을 받아서 간 것이라고 반박을 했죠?

[서지율]
네. 5분이라는 시간을 명시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면담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실제적으로 피해자가 말씀하신 대로 업무상 호출을 받아서 간 거고요. 이렇게 시간을 명시한 부분에 대해서 피해자분이 불편함을 표시하기도 하셨습니다.

[앵커]
걱정되는 게 추가 피해는 없었는지 여부인데요. 어떤가요?

[서지율]
지금은 2차 가해 때문에 많이 힘들어 하시는 상황이고요. 그 당시에는 사건이 있어서 그다음 날 상담소를 찾아왔기 때문에 지금 많이 힘들어하고 계시는 상황입니다.

[앵커]
저희가 구체적인 상황을 여쭙는 게 조심스럽지만 다만 오늘 몇몇 조간신문에 피해 당일에 항의가 있었다라는 보도가 있는데 사실관계를 좀 여쭙고 싶습니다.

[서지율]
피해 당일 상황이라고 하는 건 저희는 입장문 발표한 대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사건이 있었고 사건 다음 날 상담소를 찾아왔고 거기에 맞춰서 피해자가 심리상담, 법적, 의료적 상담을 하고 그에 맞춰서 진행을 했는데 그 사이에 시 관계자와 저희가 피해자 입장이나 이런 부분들을 계속 소통을 하고 있었던 것은 맞습니다.

[앵커]
그러면 피해 당일부터 저희가 정확한 날짜를 특정하지는 않겠습니다마는 사퇴 시점까지 꽤 시간, 공백이 있었을 것 같은데 그 사이에 시 관계자라든가 시장 관계자라든가 회유나 압박 같은 것은 없었습니까?

[서지율]
입장문과 피해자가 명확하게 또 말씀을 하셨지만 이 사건에 있어서 어떠한 정치적 연관을 갖는 것을 원치 않았고요. 그래서 이 사건만을 생각해서 진행을 했습니다.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움직임이 많이 있는 것 같은데 분명하게 말씀드리지만 정치의 어떤 외압과 회유도 없었다는 거 말씀드리고 싶네요.

[앵커]
입장문을 내셨는데요. 오거돈 시장 기자회견에 대해서 유감을 또 표하셨습니다. 제가 지금 입장문을 보니까 경중과 관계없이, 이 부분에 대해서 표현을 강하게 문제 삼고 계신데요. 어떤 이유에서입니까?

[서지율]
지금 오거돈 전 시장의 입장문을 보면 전반적으로 불필요한 신체접촉으로 강제추행이 인정될 수 있음을 그때 깨달았다, 경중에 관계없이, 이런 표현으로 굉장히 이 사건을 사소한 것으로 치부하는 모습을 볼 수 있거든요. 그러면서 오히려 그 사소한 일을 문제제기한 피해자를 굉장히 유난스러운 사람으로 비치게 만드는 그런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잘못을 짊어지고 간다는 표현들도 아주 자기의 잘못에 비해 자기가 굉장히 과한 책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볼 때 사회적 비난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자기 사건을 굉장히 축소하려는 그런 모습들이 보여서 피해자는 굉장히 여기에 분노할 수밖에 없는 거죠.

[앵커]
또 오 시장의 기자회견 문구를 사전에 확인하시기를 원했는데요. 이것도 받아들여지지가 않았다고요?

[서지율]
그전에 저희가 시 관계자와 계속 소통을 하고 있었을 때 시장이 공개 사퇴를 할 때 입장문을 좀 봤으면 좋겠다라고 의견을 타진했지만 실제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만약에 미리 봤다고 하면, 피해자가 이런 내용으로 하라라고는 되어지지는 않았겠죠. 물론 사퇴 기자회견을 하는 시간도 전혀 협의되지 않았기 때문에 피해자는 굉장히 당혹스러웠던 겁니다.

[앵커]
앞서 조금 언급을 해 주셨는데 피해자께서 상담소로 찾아오신 이후에 절차를 어떻게 진행하셨는지 궁금한데요. 공증서를 받았다고 하셨는데 이게 통상 공증서를 작성합니까?

[서지율]
저희가 피해자를 상담하면 법적으로 가는 경우도 있고 안 가는 경우도 있고 피해자 원하는 바에 맞춰서 진행을 합니다. 그래서 피해자 중심의 원칙에 따라서 저희는 진행을 하는데 가해자가 어떤 약속을 하거나 사과를 한다거나 아니면 어떤 합의를 한다거나 이런 과정을 했을 때 법적 효력이 있는 공증을 받도록 저희가 권유를 하고 안내를 하죠. 그래서 그 사안에 따라서 이것이 공증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하면 피해자와 같이 공증을 하기도 합니다.

[앵커]
그러면 오 시장과 작성한 공증서의 내용은 어떤 것이었는지 소개를 해 주실 수 있나요?

[서지율]
말씀드린 대로 그 공증의 내용에는 가해 사실을 인정한다라는 내용과 언제언제까지 사퇴를 하겠다는 그 사퇴 시기가 명시되어 있습니다.

[앵커]
오거돈 시장이 성추행을 인정했기 때문에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는데요.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할 경우 수사를 하실 생각이 있으시죠?

[서지율]
그 부분도 지금 피해자분과 고민 중에 있습니다. 그래서 어제 오거돈 시장이 사퇴 기자회견을 했는데 바로 이런 형사 고소를 지금 막 고민하기가 어려운 부분들도 있어요. 우리가 계속 고민을 해 왔지만, 그런 부분에 대해서 형사고소로 가거나 아니면 안 가거나 할 수도 있지만 만약에 간다고 한다면 상담소를 통해서, 법률대리인을 통해서 할 것 같은데 지금은 여전히 고민 중이라고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앵커]
실장님, 고소고발 여부를 떠나서 이제 경찰에서 수사에 착수하게 되면 피해진술을 받아야 할 텐데 그것조차도 지금 고민 중이라고 저희가 이해하면 될까요?

[서지율]
방법적인 부분들은 고민 중에 있어요. 그래서 내사에 들어간다는 것도 피해자도 알고 계시고 저희도 알고 있는 상황이고요. 거기에 맞춰서 저희는 고민을 해서 준비해 갈 생각입니다.

[앵커]
이번 사건 가지고 정치권에서 좀 논란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요. 지금 야당에서는 총선과 연관 지어서 계속 논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앞서도 언급해 주셨는데 좀 우려되는 부분일 것 같아요. 한말씀 해 주시죠.
[서지율]
어제도 굉장히 고민을 했던 부분입니다. 왜 이게 이런 식으로 흘러갈까, 또 사건의 본질이 희석되는구나라는 생각에서 굉장히 마음이 아팠습니다. 지금도 신문 1면에 각각 다른 헤드라인이나 이런 것을 봤을 때 저희가 보도자료를 냈던 성평등한 부산이 되어야 한다는 것과 피해자가 입장문에 얘기한 것, 가해자는 처벌받고 피해자는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이 사건의 본질과는 전혀 상관없이 이것이 상관없다라고 밝혔음에도 계속 이렇게 몰고 가는 것이 성폭력을 근절하는 데 아무 도움이 안 된다는 얘기를 드리고 싶고요. 그만 멈춰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마지막 질문 드리겠습니다. 이 사건이 워낙 파장이 큰 만큼 저희 YTN은 물론이고 주요 언론들에서도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데요. 며칠 후폭풍이 이어질 것 같습니다. 언론에 당부하실 말씀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죠.

[서지율]
2018년 미투 운동 때도 그렇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피해자는 이것을 얘기하고 드러낼 때 엄청난 용기와 입장문에도 나왔던 것처럼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을 만큼 굉장히 고민에 고민, 걱정 이런 것들을 안고 지금 얘기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굉장히 단순한 말 한마디, 글 한 줄로 이것들을 이렇다, 이렇다 재단을 내릴 수 없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래서 피해자의 용기에 많은 지지를 보내주셨으면 좋겠고요.

그다음에 우리 부산과 시민분들과 국가기관에서도 마찬가지로 왜 자꾸 이런 일이 반되는지에 대해서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 더 집중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많이 도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실장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오늘 너무 감사합니다.

[서지율]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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