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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탄 장애인, 어쩔 수 없이 '귀포족'
Posted : 2020-01-23 14:33
휠체어 탄 장애인, 어쩔 수 없이 '귀포족'
[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출연 : 이성규 한국장애인재단 이사장

[같이의 가치] 휠체어 탄 장애인, 어쩔 수 없이 '귀포족'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조현지 아나운서(이하 조현지)> 고향이라는 말은 왠지 가슴 한쪽을 먹먹하게 하고, 또 설레게도 만들죠. 이번 설에도 역시나 고향가시는 분들 많은데요. 그런데, 혼자서 명절을 쓸쓸하게 보내게 될 이웃들도 있습니다. 장애인에 대한 관심에서 더 나아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알아보는 시간이죠. <같이의 가치> 서울 시립대 교수이자, 한국 장애인재단 이성규 이사장과 함께할게요.

◇조현지> 이사장님, 안녕하세요.

◆이성규 한국장애인재단 이사장(이하 이성규)> 안녕하세요.

◇조현지> 이번 주 토요일은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입니다. 올해 2020년에는 임시 공휴일을 포함해 4일간의 공휴일을 보내게 되는데요, 이사장님께서는 이번 설 연휴 어떻게 보내실 계획이세요?

◆이성규> 길지는 않지만, 고향을 찾아 가족, 친지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안부를 물을 계획인데요. 특히 올해엔 좀 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함께 사는 세상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빌어 보려합니다. 무엇보다도 뉴스FM 조현지입니다와 ‘같이의 가치’ 코너가 올해에도 청취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길 기원해 봅니다.

◇조현지> 저도 <같이의 가치> 코너가 올해에도 청취자 여러분들의 많은 사랑을 받기를 소망해 봅니다. 이사장님, 오늘은 어떤 이야기 가져오셨나요?

◆이성규> 조현지 아나운서는 혹시 ‘귀포족’ 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셨나요?

◇조현지> 명절을 앞두고 있는 만큼, 유추해 본다면 귀성을 포기하는 사람들일 것 같은데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나요?

◆이성규> ‘귀포족’은 명절 때 고향에 내려가지 않고 귀향을 포기한 사람을 의미하는 신조어입니다. 1인 가구의 증가와 혼술, 혼밥 등 혼자 생활을 즐기는 '나홀로족'이 이슈가 되고 있는데요, 귀성길 대신 여가 활동과 자기계발을 하며 자발적으로 혼자만의 휴식을 택하면서 나 홀로 명절을 보내는 이들은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자의로 혼자 지내기를 선택한 ‘귀포족’이 아닌 어쩔 수 없이 귀향을 포기하는 이들도 우리 사회에는 많습니다.

◇조현지> 고향을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분들을 말씀하시는 거죠? 대표적으로 어떤 분들이 계실까요?

◆이성규> 바로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입니다. 마땅한 이동수단이 없어 고향 방문을 포기하고 명절을 홀로 쓸쓸히 보내야만 하는 이들이 우리 주위에는 생각보다 많습니다.

◇조현지> 모처럼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정을 나누는 명절, 고향에 가고 싶어도 교통편이 없어 갈 수 없다면 너무 속상할 것 같은데요,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 수단은 어떻게 마련되어 있나요?

◆이성규> 일반적으로 버스, 기차, 콜택시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교통수단들도 휠체어에 대한 이동권 보장 지원이 미흡해서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차의 경우 타고 내릴 때 코레일 직원이 곁에서 안내하고 있습니다. 또, 기차 내부에선 휠체어를 위한 좌석이 별도로 있어요.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기차에 배석된 장애인 좌석이 기차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적으로 10석 이하이며, 탑승 이후에도 내부 통로가 좁아 이동하기 힘듭니다. 또, 기차역에 내려서 장애인 콜택시나 저상버스 등의 이동수단을 추가로 이용해야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불편한 경우가 많기도 합니다.

◇조현지> 기차를 이용하더라도 목적지까지 가기 위해 또 다른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장애인 이용자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겠네요. 버스 이용 현황은 어떤가요?

◆이성규> 고향에 가기 위해서는 고속 · 시외버스를 이용해야 하는데요, 사실 지난해 여름까지만 하더라도 고속 · 시외버스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에게 그림의 떡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장애인을 위한 좌석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았었거든요.

◇조현지> 장애를 이유로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못한다면 명백한 차별에 해당할 것 같은데요. 작년 여름까지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이제는 휠체어 장애인도 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건가요?

◆이성규> 그렇습니다. 2019년 10월 28일부터 교통 약자들의 이동 권리를 보장하는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에 따라, 리프트가 장착된 고속버스 시범 운행을 3개월 동안 시작했습니다. 서울↔부산, 서울↔강릉, 서울↔전주, 서울↔당진 4개 노선에 한해서 시행하는 휠체어 버스는 버스 당 2대의 휠체어가 탑승 가능하고, 휴게소에서는 일반 버스보다 더 오랜 시간인 30분간 정차합니다.

◇조현지> 고속버스 시범 운행을 하며, 문제점과 개선해야 할 부분도 있었을 것 같아요.

◆이성규> 네, 시범 운행을 하며 개선돼야 할 부분들도 발견되었는데요, 먼저 수동 휠체어 사용자는 일반 좌석으로 옮겨 앉아야 한다는 점이 있습니다. 또, 버스에서 리프트가 작동할 때 음악 소리가 나서 주변 시선이 집중된다는 것도 개선해야 할 점입니다. 일각에서는 휠체어 탑승에 따른 손실액 등도 풀어야 할 과제라고 하는데, 장기적으로 볼 때 휠체어 장애인이 편리하게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면 수익이 오히려 증대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무엇보다도 기사들에 대한 장애인 인식개선교육이 수반되어야 할 것입니다.

◇조현지> 휠체어를 탄 장애인도 고속버스를 타고 장거리 여행을 가거나 휴게소에 들러 간식 사 먹을 수 있는 세상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게 참 다행이네요.

◆이성규> 맞습니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이러한 시스템이 정착되어 있는데요, 미국의 대표적 고속버스 업체인 그레이하운드(Greyhound)는 자사 고속버스의 100%를 휠체어 탑승 가능 차량으로 운행하고 있고, 영국의 대표 고속버스 업체 내셔널 익스프레스(National Express)도 모든 노선에 휠체어 리프트가 설치된 버스가 운행 중입니다. 이와 비교해보면 우리나라는 아직 더디기만 한 것 같아 한편으로는 아쉽습니다.

◇조현지> 더 많은 장애인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저 또한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지켜봐야겠습니다. 앞서 ‘콜택시도 장애인의 중요한 교통수단이다.’ 라고 말씀하셨는데, 설명 부탁드립니다.

◆이성규> 장애인 콜택시는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들의 ‘발’입니다. 하지만, 장애인 외에도 노약자(보행이 어려운 65세 이상 노인 이용 가능) 이용객이 많아 1시간씩 기다리는 일은 예사고, 심할 때는 2~3시간 이상을 기다리기도 합니다. 서울시설공단에 따르면 2019년 11월 기준 장애인 콜택시는 437대이며, 하루 평균 요청 건은 4,113명에 달합니다.

◇조현지> 평상시에도 그 정도이면 명절에는 더욱 심각하겠네요?

◆이성규> 그렇죠. 가뜩이나 부족한 장애인 콜택시는 연휴 기간에는 휴무 차량이 많아져 예약조차 어렵습니다. 뿐만 아니라 광역지자체는 물론 같은 도내에서도 기초지자체마다 장애인 콜택시 이용자 범위와 이용요금, 운영 시간 등이 모두 달라 지역 간 이동이 자유롭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한 예로 이번 설 연휴 동안 인천의 장애인 콜택시는 KTX 3개 역(서울역, 용산역, 광명역)까지 시외 이동을 지원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KTX역에서 인천까지는 운행하지 않는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입니다.

◇조현지> 기차, 버스, 콜택시 무엇을 이용하든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지역 간 이동하는 건 험난하기만 하네요. 이동권 보장을 위해 저희 모두의 관심과 응원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사장님, 오늘은 어떤 노래를 준비해오셨을까요?

◆이성규> 장애인과 비장애인 구분 없이 누구나 언제라도 자유롭게 고향을 오고 갈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낸 가수 마마무의 <고향이>를 준비해봤습니다.

◇조현지> 네, 이 노래 들으면서 인사할게요. 지금까지 우리가 내딛는 한 걸음 걸음이 우리 사회의 장애인식을 바꾸는 거름이 되는 시간! <같이의 가치> 한국장애인재단, 이성규 이사장과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이성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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