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YG 개입 의혹 알고 있었다...부실 수사 '네 탓' 공방

검·경, YG 개입 의혹 알고 있었다...부실 수사 '네 탓' 공방

2019.06.20. 오후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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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수 비아이의 마약 의혹과 관련해 소속사였던 YG가 사건에 개입하려 했던 정황을 검찰과 경찰 모두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공익신고자 한 모 씨의 진술이 담긴 수사보고서 일부가 공개된 건데요.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죠. 이형원 기자!

수사보고서에 YG 관련 진술이 담겼다는 건가요?

[기자]
네, 한 모 씨가 지난 2016년 경찰 조사에서 진술한 내용입니다.

수사 보고서에 따르면 한 씨는 마약을 전달받은 비아이가 YG 자체 마약 검사에 적발돼 자신이 불려갔다고 밝힙니다.

당시 YG 측이 한 씨가 검거되면 일을 처리해주는 대신, 비아이 관련 사실을 절대 말하지 말라고 주의를 줬다고 언급합니다.

하지만 YG를 믿을 수 없는 데다, 자신을 위협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비아이와 나눈 카톡 대화 내용 등을 경찰에 제출했다는 겁니다.

YG가 비아이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한 씨를 회유하고 협박했을 가능성을 충분히 의심해볼 수 있는 대목이죠.

이후 한 씨가 경찰 3차 조사에서는 관련 진술을 모두 번복하는 등 오락가락 행태를 보였다는 내용도 수사보고서에 포함됐습니다.

[앵커]
이런 내용이 담긴 수사보고서, 작성 경위가 어떻게 되는지도 궁금한데요?

[기자]
지난 2016년 8월,

그러니까 한 씨가 체포된 이후 경찰 조사를 거쳐 검찰로 송치될 당시에 작성된 겁니다.

한 씨의 마약 투약 관련 송치 자료와 별개로, 두 쪽짜리 수사보고서가 첨부됐는데요.

비아이 마약 의혹과 관련된 내용을 따로 작성해 검찰에 보낸 겁니다.

비아이 마약 의혹을 비롯해 YG가 이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한 씨를 회유한 정황 등을 검찰과 경찰 모두 알고 있었던 겁니다.

[앵커]
그런데도 관련 조사는 전혀 이뤄지지 않은 건가요?

[기자]
이 지점에서 검찰과 경찰의 네 탓 공방이 벌어졌는데요.

비아이 마약 의혹 내사에 착수했던 경찰은 검찰이 한 씨 관련 사건을 빨리 넘기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탓에 급하게 송치 때 필요한 서류를 작성해 3차 조사 바로 다음 날인 8월 31일 관련 자료들을 검찰로 보냈다는 겁니다.

송치 당시 비아이 관련 수사보고서도 넘겼던 터라 검찰이 조사할 거라고 판단했다는 게 당시 수사진의 주장입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수사보고서를 받기는 했지만, 송치된 한 씨 사건과 별개의 내사 건인 만큼, 경찰에서 진행하는 거라고 생각했다는 겁니다.

[앵커]
이런 사이 비아이와 YG에 대한 수사는 이뤄지지 않은 거군요?

[기자]
네, 저런 상황을 고려해도 의문이 드는 지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먼저 비아이 의혹과 관련된 경찰 내사는 한 씨 관련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 이후에도 계속됐습니다.

이듬해인 2017년 3월에 내사가 종결됐으니, 거의 6개월 가까이 진행된 건데요.

이 기간에 비아이나 YG 측을 불러 조사하지 않았습니다.

참고인 신분 소환마저 단 한 차례도 진행하지 않은 건데요.

이에 대해 경찰은 한 씨의 진술이 오락가락했던 터라 내사 진행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비아이의 마약 거래 시도 정황이 담긴 카톡 대화 내용까지 확보했던 점을 고려하면,

경찰의 내사가 제대로 이뤄진 게 맞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검찰도 마찬가지인데요.

한 씨가 송치된 이후 석 달 가까이 제대로 된 조사를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그사이 한 씨가 해외로 출국까지 하면서, 기소 중지 조치를 하게 됐는데요.

이듬해 3월에 다른 건으로 중앙지검에 송치될 때까지 한 씨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겁니다.

[앵커]
한 씨를 송치받고도 조사를 안 한 것에 대해 검찰은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다른 사건을 먼저 마무리한 뒤에 한 씨를 불러 조사하려고 했다는 건데요.

검찰이 언급한 사건, 또 YG 관련이었습니다.

당시 검찰은 YG 소속 연예인들의 마약 의혹에 대한 내사를 진행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구속된 피의자가 YG 연예인들에게 마약을 팔았다는 진술을 하면서, 관련 내사에 착수했던 건데요.

YG 소속 연예인 여러 명이 마약 수사 선상에 올랐던 겁니다.

이들에 대한 수사를 먼저 진행한 뒤, 한 씨를 불러 조사하려고 했다는 게 검찰 측 설명입니다.

그런데 그사이 한 씨가 해외로 나가면서, 기소중지를 했다는 겁니다.

검찰이 수사를 벌인 YG 연예인들 마약 사건은 결국 혐의 없음으로 2016년 말 일괄 처리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앵커]
결국, 당시 비아이 마약 의혹은 제대로 조사가 진행되지 못한 건데,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한 수사 어떻게 되나요?

[기자]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비아이 수사 전담팀이 꾸려져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한 씨의 공익신고 사건을 권익위가 대검찰청에 이첩하면서, 사 주체가 검찰로 바뀔 가능성이 큰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 전담팀 수사는 제자리걸음입니다.

한 씨와 비아이를 차례로 불러 진술을 들어봐야 수사에 속도를 낼 수 있지만 들이 경찰 출석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겁니다.

이에 대검에서 수사 주체를 확정한 뒤에야, 아이 마약 의혹과 YG 개입, 부실수사 의혹 부분이 본격적으로 다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이형원 [lhw9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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