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넘게 이어진 배민·쿠팡이츠 '무료배달'..."배달앱만 돈 벌어"

1년 넘게 이어진 배민·쿠팡이츠 '무료배달'..."배달앱만 돈 벌어"

2025.06.23. 오후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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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 음식배달 플랫폼의 이른바 '무료배달'이 1년 넘게 계속되면서 외식업주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외식업주들은 무료배달에 건당 3천 원이 넘는 배달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배달앱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와 배민이 지난해 잇따라 도입한 무료배달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다. 쿠팡이츠는 지난해 3월 말 쿠팡 와우 멤버십 회원을 상대로 묶음배달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고, 배민도 일주일 만에 무료 알뜰배달을 도입했다.

시장 점유율 60%의 1위 업체 배민의 경우 무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배민배달에 소비자 주문이 몰리자 업주가 배달비를 책정하는 가게배달이 대폭 감소했다. 가게배달은 배달비로 4천 원이 든다면 업주가 2천 원을 내고 소비자에게 2천원을 내도록 하는 식이다.

그러나 가게배달이 위축되면서 점주들은 어쩔 수 없이 배민배달(한집배달과 알뜰배달) 주문을 받고 건당 3천400원을 내고 있다.

지난해 배달앱 상생협의체는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에 무료배달 중단을 권고했으나 배달앱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가 배달플랫폼 사건 전담팀을 구성하고 무료배달이 과장 광고에 해당하는지를 조사 중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윤한홍 정무위원장이 "판매자가 부담하는 배달비가 물건(음식)값에 포함돼 있어 무료배달이라는 말은 맞지 않는다"면서 한기정 공정위원장에게 '무료배달'이라는 말을 쓰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쿠팡이츠는 1천400만 명이 넘는 쿠팡 유료 회원에게 무료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배민은 유료 구독제 배민클럽 회원 대상으로 무료배달을 하는 중이다.

무료배달로 인해 매장 메뉴 가격은 그대로 두고 배달 메뉴 가격만 1천∼2천원 올리는 배달가격제(이중가격제)가 급등하고 있기도 하다. 업주들은 배달비와 중개수수료 등을 합한 비용이 음식값의 40%에 이른다며, 배달비 부담이 커져 음식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무료배달 인기에 배달앱은 매출 증가세가 가파른 것으로 분석된다. 무료배달을 도입한 지난해 배민 매출은 4조3천226억원으로 전년보다 26.6%(9천71억원)나 증가했으며, 소비자 배달팁을 배민이 부담하는 배달 수요가 늘면서 영업이익은 6천억원을 웃돌았다. 쿠팡이츠의 배달을 맡는 쿠팡이츠서비스의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은 1조8천819억원으로 전년(7천925억원)보다 137.5% 증가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배달플랫폼의 유료 구독서비스, 무료 배달비는 플랫폼 측에는 안정적 수입을 보장하겠지만 음식업체와 소비자 모두에게 비용 부담을 전가한 결과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배민과 쿠팡이츠가 당장 무료배달 경쟁을 중단할 조짐은 보이지 않지만, 무료배달 과장 광고 여부와 쿠팡의 멤버십 끼워팔기 의혹 등 공정위 조사가 변수가 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YTN digital 이유나 (ly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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