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슨해진 대출 장벽..."빚내서 집 사라는 말 아냐"

느슨해진 대출 장벽..."빚내서 집 사라는 말 아냐"

2023.02.05. 오전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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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꼽히는 게 바로 '눈덩이' 가계 대출인데 유독 부동산 관련 대출 장벽은 계속 낮아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을 위한 규제 완화일 뿐, 빚내서 집 사라는 말이 아니라며 선을 긋고 있습니다.

김지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경매 시장에 나와 관심을 끌었던 대치동 은마 아파트.

집값 27억 원의 88%를 대부업체에서 빌려 산 영끌족이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넘어온 매물입니다.

최근 경매에 나온 물건이 빠르게 늘고 있는데, 상당수는 이렇게 끌어모은 빚을 감당하지 못해 시장에 던져진 거로 분석됩니다.

고금리 탓에 갚아야 할 원리금은 올랐지만 집값은 오히려 떨어지며 빚을 못 갚거나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으로 내몰리는 겁니다.

[이주현 / 지지옥션 선임연구원 : 연일 기준금리 상승으로 인해서 이자 부담이 증가하면서 임의경매 신청 건수가 많이 증가했고요. 그리고 집값이 하락하면서 깡통 전세 문제가 불거지면서 강제경매 건수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대출 상환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경매 시장에 매물이 쏟아지면 부동산 시장 악화를 부추기고 나아가 금융 시장으로 전이될 수도 있습니다.

정부가 유독 부동산 관련 대출 장벽을 낮추는 이유입니다.

최근 금융당국은 영끌족의 원금 상환을 유예해준 데 이어 규제지역 내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도 풀었습니다.

남은 건 소득에 따라 대출 금액을 제한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DSR 규제인데 이마저도 하나둘 예외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소득 제한이 없는 특례보금자리론에 이어 주택담보대출을 갈아탈 때 기존 DSR을 적용해 주는 게 대표적입니다.

이렇게 되면 돈을 빌린 시점보다 갚아야 할 이자가 늘어나면서 대출 가능 금액이 줄었어도 기존 대출금을 그대로 빌릴 수 있습니다.

결국, DSR까지 완화하면서 빚을 내 집을 사라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정부는 선을 그었습니다.

[김주현 / 금융위원장 : 생계하고 너무나 밀접한 대출이라든가 이런 건 저희가 사실 일부러 조금 조금씩 빼놓고 있지만 그건 예외적인 상황인 거고 DSR 규제 완화의 흐름 속에서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요.]

자칫 대출 고삐가 풀리면 또다시 '영끌'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가운데 정부가 시장 안정을 위해 내놓은 대책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주목됩니다.

YTN 김지선입니다.




YTN 김지선 (sun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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