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지 않는' 5만 원권...어디 숨었나? [정철진, 경제평론가]

'돌지 않는' 5만 원권...어디 숨었나? [정철진, 경제평론가]

2014.08.13. 오전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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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 여러분의 지갑 속에 5만원짜리, 5만원권 몇 장이나 들어있는지요?

2009년 5만원권 처음 발행된 이후 해마다 5만원권 발행은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주위를 둘러보면 5만원권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고 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그 많은 5만원권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걸까요?

꼭꼭 숨어버린 5만원권의 비밀 오늘 이 시간에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정철진 경제평론가와 함께 합니다.

어서 오세요.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앵커]

본격적인 질문을 드리기 전에 저희들이 준비한 자료를 먼저 보시고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5만원권 환수율입니다.

연간 환수율 추이를.

한국은행이 발행을 했을 때 다시 돌아와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많이 줄어들고 있죠.

[앵커]

환수율이 급격하게 떨어졌습니다.

지난 2012년 올랐다가 지난해 48. 6% 로 감속하더니 올상반기에는 28. 1%까지 뚝 떨어졌습니다.

100장을 찍어도 시중에 유통되는 건 28장뿐이라는 얘기가 되겠습니다.

[앵커]

5만원권 발행 잔액 추이를 봤고요.

얼마짜리냐에 따라 달라지죠.

권종별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발행잔액입니다.

지금 물론 1000원짜리는 50장을 찍어야 거의 같은 액수가 되니까요.

다를 수도 있습니다마는.

[앵커]

5만원권이 월등하게 많이 발행이 되고 있는 상황 그래프로 보실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5만원권 발행 규모가 늘어나는데 일단 바로 본격적인 질문 드리죠.

왜 환수율이 떨어지는 겁니까?

[인터뷰]

글쎄요.

일단 통계를 정리해 보면 9억장 이상 돌고 있습니다.

9억 100만장이 돌고 있고, 어마어마한 돈이죠.

이거를 우리나라 경제인구수로 하면 1명당 지갑에 23장은 들어있어야 이게 평균적으로 정상이 됩니다.

그런데 저는 한 장이 있더라고요.

그저께 받은 거 1장이 있었는데.

환수율 얘기부터 해 볼게요.

환수율이 30% 밑으로 떨어졌는데 5만원권을 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사람들은 그동안 환수율 수치가 무시했습니다.

왜냐하면 환수율이라는 게 매년 끝에 한국은행으로 다시 돌아오는 비율을 말하거든요.

그러니까 이 주장하는 사람들은 꼭 한국은행에 넣을 필요가 뭐가 있냐.

시중에 돌고 있으면 되는 건데.

그런데 이 논리가 맞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요즘에 편의점이나 동네 구멍가게 가보셔도 알지만 현금 거래하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이 신용카드고 체크카드라서 5만원권을 실제로 돌리는 사람의 비율은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니까 이 환수율이 정확하다고 보면 되는 거고, 숨었다는 게 확실한데.

어디로 숨었냐.

가장 많이 1순위로 포착되는 게 마늘밭은 아니고요.

[앵커]

실제로 마늘밭에서 나왔고요.

[인터뷰]

개인금고이고, 은행에서 정확히 통계를 발표하지 않지만 상당수가 현찰로 통장이 아닌 금고에 예치되고 있다.

[앵커]

그러니까 쓰지 않고 모아놓는다는 거잖아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앵커]

아니, 뭐 일반인들도.

저도 아까 봤는데 지갑에 2장 정도 있고요.

5만원권 깨기가 싫어요.

5만원권 깨서 1만원 짜리로 되면 금방 없어지잖아요.

5만원권은 아껴두는데 그건 일반인들 심정이고.

그랬봤자 그것은 다 유통이 되는 겁니다.

문제는 장롱속이든 금고속이든 그냥 쌓아만 뒀다는 거 이게 문제 아니겠습니까.

[인터뷰]

그렇죠.

고액자산가들이 특히 좋아합니다.

그래서 아예 VVIP같은 경우에는 마치 추석에 새돈 주는 서비스 있지 않습니까?

그런 것처럼 현찰 가져 오면 5만원권으로 딱딱 찍어가지고 주는, 선물로 주는 이런 서비스까지 있을 정도인데.

왜 이렇게 고액자산가들이 5만원권을 좋아하냐 이게 간접증여가 굉장히 편합니다.

세금 안 내고 금고나 어디에 계속 있는 겁니다.

자식, 손자까지 그대로 그대로 물릴 수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세금을 피하는데 굉장히 좋고요.

또 한 측면이 지하경제입니다.

뇌물 얘기를 안할 수가 없죠.

[앵커]

제가 기사를 통해서 보기에는 색이 예뻐서 그래서 관상용으로 둔다는 얘기도 들어봤는데.

뇌물로 지금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5만원권이 실제로 가방에 얼마나 들어가는지 저희가 그래픽으로 준비를 해 봤습니다.

사과상자, 007 가방, 종이봉투, 이렇게 준비를 해 봤거든요.

비교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5만원권이 얼만큼 많이 들어가는지 화면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과상자에 5만원권을 넣으면 얼마일까요?

25억원이 됩니다.

그리고 007가방이죠.

거기에는 5억원이요.

[앵커]

그 정도면 전셋값이 되잖아요.

[앵커]

봉투로 가까이 좀 가봐주시겠습니까?

[인터뷰]

100장 들어가 있는 모양입니다.

[앵커]

500만원 넣을 수 있다.

저것도 새 돈 같은 경우에는 더 들어갈 수도 있잖아요.

아니, 실제로 최근에 누구라고까지는 얘기를 하면 또 괜히 오해를 살까 봐.

모 의원, 지금 수사 받을 때 CCTV에 찍히고 그랬잖아요.

[앵커]

거기에 5만원권 넣어서 전달하는 모습이 포착이 됐다, 이런 얘기까지 나오고 있어요.

[인터뷰]

5만원권 나오고부터 풍속도가 바뀌었는데.

사과상자는 이미 사라졌습니다.

왜냐하면 사과상자로 넣어서 주려면 25억을 줘야 되니까 아예 사과상자는 없어졌고, 케이크 상자가.

그러니까 이제는 007 가방도 이제는 거의 전달을 안 합니다.

왜냐하면 그거 줘도 5억입니다.

그러니까 요즘은 007 가방 대신에 쇼핑백.

그러니까 상자도 작은 상자.

백도 쇼핑백으로 많이 바뀐 그런 추세죠.

[앵커]

그러니까 무슨 케이크 하나 주는 줄 알죠.

[인터뷰]

그게 2억 5000만원 들어갑니다.

[앵커]

2억 5000만원짜리 케이크군요.

[인터뷰]

쇼핑 백에 하나 들어가고요.

[앵커]

돈을 만약에 은행에다 넣어두면 요즘같이 금리도 안 높고요.

차라리 그냥 돈으로 갖고 있으면 내가 얼마 있는지 모르잖아요, 세금도 안 내고.

이런 심리가 있는 것 같아요.

[인터뷰]

그게 가장 큽니다.

고액자산가들이 왜 5만원권 찾아서 넣어놓고 하냐.

자금 출처 안 받고 굉장히 편합니다.

간접증여라는 게 뭐냐면 아들이 있는데 처음에는 전셋값을, 거의 전셋값이 5억, 6억 되지 않습니까.

그거를 살짝살짝 대줍니다.

그러면 자식들이 전셋값을 올려주다가 10억 전세가 되면 다 아버지 돈이겠죠.

그것을 빼서 자기 집을 사는.

그러면 국세청에서 세금출처도 될 수 있고 그런 데 많이 유용하는 게 5만원권이 간편하죠.

하나 주면 5억이니까요.

[앵커]

이런 걸 막기 위해서 어떤 방법은 없습니까?

[인터뷰]

가장 큰 문제인데 현재까지 가장 큰 문제들은 돈세탁과 지하경제 문제들은 전세계적인 문제입니다.

세계 3대 고액권이 있습니다.

첫째가 싱가포르 1만달러가 있습니다.

[앵커]

어느 정도 수준이죠?

[인터뷰]

이게 원화로 치면 820만원.

[앵커]

820만원짜리 지폐가 있다는 말씀이세요?

[인터뷰]

그다음에 프랑스 돈이 있습니다.

[앵커]

그것은 한화로 얼마?

[인터뷰]

113만원.

[앵커]

네.

[인터뷰]

세 번째가 유로는 익숙하시죠?

그쪽 유럽이나 미국에서 골치 아파 하고 있어요.

1마피아나 이런 사람들이 거의 다 고액권으로 유출하니까.

그런데 800만원이니까.

그래서 1만달러 발행을 폐지한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도 특별한 방법이 없는데 미국 같은 경우도 100달러가 있지 않습니까?

미국이 쓰는 방법은 5년마다 신권을 발행하는 거예요.

그래서 구권 가진 사람이 나오게.

[앵커]

잠자고 있는 돈을 끌어내는 거군요.

[인터뷰]

그것도 또 그런 지하경제를 파악하기는 힘어듭니다.

왜냐하면 그거를 막 나눠가지고 차명계좌하듯이 써버리면.

왜냐하면 구권도 받아주거든요.

아예 구권을 기한을 정해서 못 쓴다, 이러면 튀어나오겠지만 그것도 특별한 방법은 되지 않습니다.

[앵커]

게다가 이게 수퍼노트.

위조를 하잖아요.

지금 북한도 미국 100달러 위조를 하는데.

[인터뷰]

가장 정교하게 위조하는 곳이 북한이라고 합니다.

[앵커]

그런데 5만원권도 위조를 하면 이거 정말 문제되잖아요.

[앵커]

저희 뒤에도 5만원권이 나가고 있는데 이쪽이군요.

위조지폐 구별법 좀 알려주세요.

[인터뷰]

가장 쉬운 게 숨은 그림 찾기입니다.

딱 들어서 봤을 때 신사임당 얼굴이 전통적인 수법인데.

[앵커]

저 하얀 부분에 신사임당 얼굴이 나온다는 거죠?

[인터뷰]

그렇죠.

그런데 저게 쉬운 것 같지만 굉장히 어렵다고 합니다.

홀로그램을 띄우는 기술이.

그래서 일단 우리 슈퍼 가게 사장님들은 받았을 때 5만원권을 한 번 정도 올려서 숨은그림을 찾으시기 바랍니다.

[앵커]

그러면 이걸 어떻게 막아야 될지도 저희들이 잠시 뒤에 한번 얘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그전에요, 지금 세계 최대 규모의 기초과학분야 학술행사죠.

세계수학자대회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앵커]

박근혜 대통령은 대회 전통에 따라서 수학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즈상 수상을 한다고 하는데요.

현장으로 가봐서 축사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세계에서 수학을 가장 잘하는 분들이 다 서울에 모였습니다.

수학자 축제, 대통령 축사 함께 들어보셨습니다.

다시 돈 얘기를 해 보죠.

아까 저희들이 잠시 얘기하다가 그쳤는데요.

5만원권이 얼마나 그 부피가 작아졌는지를 다시 한 번 저희들이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만약에 25억원을 담아본다면.

저는 평생 만져보지도 못할 돈입니다마는 기분으로.

[앵커]

한 상자면 된답니다.

5만원권으로는요.

[앵커]

사과상자 한 상자.

그런데 1만원짜리는 5상자가 필요하겠죠.

그냥 한 상자면 웬만한 25억이면 뭐를 살 수 있을까요.

강남에 있는 아주 비싼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한 채가 뭡니까, 2채는 살 수 있겠죠.

[인터뷰]

가치로 따지면 30억도 넘을 거예요.

왜냐하면 캐시니까.

현금 25억원의 가치는 건물 25억원짜리보다 더한 거거든요.

[앵커]

그러면 지금 부터 이 돈이 나쁜 쪽으로 얘기했습니다마는 우리 일상 생활도 몇 가지를 바꿔놨습니다.

[인터뷰]

풍속도를 바꿨죠.

가장 핵심이 꼬마아이들 용돈 줄 때 추석도 오고 세뱃돈도 줘야 할 텐데 인플레가 된 겁니다.

이제는 2만원 3만원을 주기가 뭐하죠.

민망해졌어요.

그러니까 어, 그래 이리로 와, 5만원.

그러니까 한 2배 이상이 된 겁니다.

게다가 부조할 때도 3만원이 있었습니다.

안 친하고 그러면 3만원이었는데.

3만원은 사라졌고 최하가 5만원을 내고.

어느 정도 타협하면 7만원이라고 있었습니다.

아주 친하지 않고 10만원과 5만원 사이.

그런데 못합니다.

왜냐하면 5만원에다가 2만원 넣기가 그러니까.

그러니까 그냥 2장 넣자, 10만원.

이런 게 있어요.

[앵커]

그러니까 친구들 만났는데 아이들 데리고 온단 말입니다, 초등학교 5, 6학년.

그러면 지갑에서 이리로 와 해서 에이 하고 5만원짜리.

이렇게 바뀌는 거고.

그러니까 그게 인플레가 되는 거예요.

[인터뷰]

모임 가가지고 꼬마아이 3명만 만나면 15만원입니다.

주다 보면.

[앵커]

세뱃돈 줄 때도 벌써 조카들 네다 섯명 되면 30만원이 넘어가는 거잖아요.

[인터뷰]

초등학생들이 이미 뻔해서 5만원 짜리에 대한, 우리 어렸을 때 1만원 짜리처럼 환상이나 이런 게 있어서 5만원 안 주면 아이들이 또 그런 게 있습니다.

[앵커]

그래서 고액권 발행이 과연 좋은 것인가 이런 생각도 들거든요.

[인터뷰]

약간 어려운 얘기, 원론적인 얘기인데.

이명박 정부 때 한 겁니다.

2008년에 결정나서 2009년에 했는데 실은 너무 빠르지 않았나 싶어요.

그때 논의는 리디노미네이션이라고 해서 화폐개혁을 하려고 했어요.

우리가 달러에 맞춰서 우리나라 1000원을 1환으로.

그러니까 1달러 거의 비슷하게요.

우리 화폐가치를.

그게 실패로 돌아가면서 타협을 찾는 게 고액권 하나 발행하자.

그러니까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것이 되면서 발행 당시부터도 아마 지하경제 양성할 것이다.

걱정 굉장했었습니다.

또 나올 수도 있는 것입니까?

[앵커]

그러면 다시 화폐개혁하자는 얘기가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인터뷰]

지금 다시 시스템 바꾸고 경제 내수 추스리기도 버거운데 화폐개혁을 또 한다.

이건 힘든 작업인 것 같아서 계속 이런 식의 어떤 지하경제, 검은 돈에서 돌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면 이렇게 음지로만 흘러들어가는 5만원권 다시 양지로 좀 나와서 경제를 살리는 데 쓴다면 문제가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어떻게 해야 될까요?

[인터뷰]

그런데 뚜렷한 해법이 없다는 게 굉장히 안타까운 일입니다.

고액권을 쓰고 있습니다.

유럽도 그렇고.

마찬가지로 일단 고액권이 발행된 이상 전형적으로 들어갑니다, 지하경제로.

우리나라도 어떤 해법이 없는데 그나마 미국 같은 경우는 짧아요.

5년 단위로 100달러를 신권으로 교체를 합니다.

그러니까 우리도 이 정도의 해법, 대응책으로써 5만원권을 끌어내는, 시중으로.

그래서 세태파악을 좀 해 보는 그런 방향이 주효하지 않을까.

[앵커]

문제는 저희도 자료화면입니다마는 저렇게 음지에서 주고 받는 5만원권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겁니다.

특히 유병언 사건 때, 이번에 돈가방 발견됐잖아요.

유병언 씨도 사실 도망갈 때 5만원권이었기 때문에 그게 가능했던 것 아니겠습니까.

[인터뷰]

그렇습니다.

15억이 다 5만원권이었고 달러는 또 다 100달러였고.

그러니까 한국과 미국의 고액권만 챙겨서 도망친 거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식의 활용이죠.

[앵커]

또 카지노나 경마장에서 저런 5만원권이 많이 유통되고 있다고 해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5만원권에서 ATM기계에서 가장 원하는 게.

왜냐하면 거기서는 크게 지르지 않습니까.

그래서 5만원, 10만원 하기 위해서 하니까.

그런 폐해도 알게 모르게 있겠죠.

[앵커]

강남의 PB.

돈을 은행에다가 요구를 한다는 사람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차라리 내돈을 현금으로 인출할 때 5만원권으로 달라.

그러면 은행 입장에서는 고객이 원하면 해 줘야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인터뷰]

그럼요, 또 VVIP니까 서비스로 해 주죠.

금융상품, 펀드나 이런 거 몇 개 가입하고. 이런 게 있고요.

그러니까 참 5만원권이 계속 숨을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앵커]

꼭꼭 숨은 신사임당.

더 이상 장롱 속으로만 숨어 지낸다면 장롱 속에만 있는다면 우리 경제를 살리는 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검은 음성거래만 늘어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정철진 경제평론가와 함께 5만원 얘기 해 봤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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