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게 금관 선물...탁현민 "전례 없어, 나도 갸우뚱했지만..."

트럼프에게 금관 선물...탁현민 "전례 없어, 나도 갸우뚱했지만..."

2025.10.31. 오후 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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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김준우의 뉴스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7:00~19:00)
■ 방송일 : 2025년 10월 31일 (금)
■ 진행 : 김준우 변호사
■ 대담 :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 트럼프 의전? 文때와 크게 다르지 않아...배려하는 차원으로 진행
- 금관 선물? 트럼프 국빈초청인 점 고려해야...APEC 행사와 별개
- 금관 선물 전례 없는 일이지만 국빈인 만큼 예우 갖추기 위해 필요했을 것
- 트럼프에 금관 선물? 이상했지만 특별 대우 해야 하는 처지 이해하게 돼
- 금관 선물? 그 자체보다 전달하는 의미를 봐야
- 대한민국과 통일신라 시대적 상황 봐야...금관은 신라의 상징적 의미
- 해외 트럼프 '왕관' 밈 돌더라도 큰 단위로 넓게 해석해야
- 시진핑에게 황남빵? 설마 그것만 줬겠나...그걸로 퉁치진 않았을 것
- 文도 중국 갔을 때 평범한 식당에서 식사...그 식당 여전히 잘돼
- APEC 기간 경주 불편할 수 있어...당장의 한시적 불편함 감수해야
- 경주 APEC 계기로 서울, 부산만큼 알려졌을 것...더 발전시켜야
- 지역 축제? 이벤트성으로 치뤄지는 경향...왜 하는지 부터 생각해야
- 지역축제 통해 거기서 사는 경험 느낄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 일본, 소도시 살리기 위해 여러 축제 존재...우리가 가야할 지역 축제 보여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김준우: 경주에서 열리고 있는 APEC 행사 누가 무엇을 먹었다, 어떤 선물이 있었다, 어떤 기획이 있었다. 이런 평가들과 뉴스도 되게 많은데요. 이에 관해서 조금 더 전문가를 모시고 소상히 분석하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의전 비서관 출신이고, 현재 목포대 특임교수로 있는 탁현민 교수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탁현민: 네 안녕하세요.

☆김준우: 네. 아마 대한민국의 역대 의전비서관 중에서 인지도는 가장 높으신. 호감도 비호감도는 잘 모르겠습니다.

◆탁현민: 의전이라는 게, 세월이 지남에 따라서 예전에는 의전이라는 게 방송 용어는 아닙니다만, 가방 들고 따라다니는 사람 정도였었잖아요? 그리고 어떤 일을 하는지 사람들도 관심이 없었고. 그런데 세월이 지나면서 대통령의 커뮤니케이션이 훨씬 더 강조되면서 아마 그 역할이 늘어났던 시기에 절묘하게 제가 일을 했기 때문에, 아마 그래서 말씀하신 그런 화제성이 좀 있지 않았었나 회고하네요.

☆김준우: 네 알겠습니다. 어쨌든 이번에 전 세계적으로는 미중 중미 정상회담이 포인트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사실은 한미 정상회담이 가지는 이 비중이 조금 더 클 수밖에 없는데. 이래서 금관, 무궁화 훈장, 뭐 여러 가지 금빛으로 된 여러 가지 금을 키워드로 하는 그런 의전들이 좀 화제가 됐는데. 지금 제가 보니까 문재인 대통령 당시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9번을 만났는데 대한민국에서 두 번 만났더라고요? 그러면 그때는 어떤 걸 좀 포인트로 행사 기획이나 의전에 관련해서 고민했는지 일단 그 얘기를 좀 해주시겠어요?

◆탁현민: 아니 뭐 그때나 지금이나 사실 크게 다를 건 없어요. 우리가 초청한 손님이기 때문에 최대한 그분을 배려하는 쪽에서 모든 일들이 구성이 됐고. 특히 한미 관계인 경우에는 우호 협력뿐만 아니라 혈맹 관계라는 거를 좀 강조해서 그런 면의 프로그램들을 좀 더 심으려고 했고. 대접에 있어서는 뭐 이번에도 그렇고, 늘 그렇지만 이게 우리가 가진 것을 자랑하지만 상대방도 매우 흡족하게 받아들이는 형태의 것들 이런 것들을 고민했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기획의 의도나 이런 면에서.

☆김준우: 왜냐하면 그전까지는 무궁화 대훈장 같은 경우 미국 대통령한테 준 적이 없었다고 하고, 또 이번에 금관 모양까지 하니까 조금 오바 아니야? 과도한 거 아니야?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서요.

◆탁현민: 이거는 조금 나눠서 생각해야 될 것 같아요. 우리가 지금 APEC 기간 안에 미국 정상을 만났기 때문에 이게 하나로 보는 경향이 있는데, 애초부터 한미 정상회담은 미국 대통령을 국빈 초청한 것이고. 그리고 APEC과는 별개의 행사인 것으로 분리되어 있는 거잖아요? 그리고 중국 정상도 국빈으로 초청한 거고. 마찬가지로 APEC과 분리해 놓는 거죠. 그런데 이게 처음 시작하기 전에는 저도 갸우뚱 했거든요? 이런 전례도 없었고 왜 이렇게 일을 복잡하게 할까.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미국이나 중국 정상에게 최대한의 예의와 예우를 갖추기 위해서 그런 형식이 필요했구나. 왜냐하면 APEC 다시 말해 N분의 1의 초청 국가 수반으로 왔다면 모두 똑같이 해줘야 되거든요. 이를테면 뭐 하다못해 선물을 하나 주더라도 그게 차등을 두면 안 되잖아요? 그럼 기분 나쁘잖아요. 어느 나라는 기분 나쁘고, 어느 나라는 기분이 좋고. 그렇기 때문에 동일한 제품이나 혹은 동일한 정도의 예우, 의전을 갖출 수밖에 없는데 우리 입장에서는 뭐 그게 좋다, 싫다를 떠나서 미국과 중국에 대해서 좀 더 특별한 대우를 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고, 그러니까 이걸 일단 분리해 놓은 것이다 라는 생각이 나중에야 들더라고요. 저도 처음에 그게 되게 이상했거든요.

☆김준우: 네 그렇군요.

◆탁현민: 그리고 뭐 과했냐, 안 했냐. 이거는 뭐 논란이 좀 있을 수 있는 부분이죠. 그리고 특히나 뭐 신라 금관,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대통령실에서 그런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선물은 선물 그 자체보다도 선물이 주는 의미를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훨씬 더 중요하잖아요? 그 의미를 직관적으로 해석해서 미국의 토크 쇼 진행자들은 지금 상당히 불쾌해하거나 혹은 미국 국민들은 불쾌해 할 수 있지만, 우리가 줬던 의도는 이건 그냥 제 해석입니다. 우리나라의 역사라는 게 가만히 보면 항상 그 쇄국과 개국의 반복이잖아요. 이를테면 고조선이라든지, 혹은 고려라든지, 혹은 조선이라든지. 이런 나라들은 대개 문호를 닫고 우리 내치를 중심으로 어떻게든 그 자강하려고 했던 나라들이고. 그래서 여러 부침도 있었고 어려움도 겪었지만 어쨌든 그랬던 나라들이고. 또 반면에 지금 현재의 대한민국이나 통일신라 같은 경우에는 가장 상징적으로 해외 여러 나라와 교류해 왔고, 교류하려고 했고. 그것을 통해서 우리 문화도 전파하고 또 해외의 문화도 수입하는 그런 대표적인 국가가 사실은 통일신라, 그리고 신라였단 말이에요? 그 국가의 가장 대표적인 상징적인 그런 물건이 사실은 그 금관이죠. 신라 금관. 그렇기 때문에 우리 전 세계와 우리나라의 어떤 관계, 그다음에 세계로 향하는 우리의 공동선언의 가치를 추구하는 우리나라의 의미 이런 걸 담아서 줬다. 그렇게 해석하는 바입니다.

☆김준우: 탁현민이 현재 의전 비서관이었을 때도 비슷했을 것이다?

◆탁현민: 그렇게 해석할 것이다.

☆김준우: 왕관을 주는 취향은 아니셨을 것 같아 가지고 여쭤보는 겁니다. 근데 어쨌든 이거를 알았는지 지금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의 경주박물관은 ‘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전이 지금 특별전으로 개최되고 있습니다. 권력과 위신. 그래서 여쨌든 뭐 일단은 그쪽에서는 있는데..

◆탁현민: 아니 우리의 해석을 자꾸 이런 제가 지금 말씀드린 쪽으로 해석해 줘야 돼요. 뭐 범부들은 그걸 가지고 트럼프를 왕으로 모시자는 거냐 등등 여러 가지 말을 할 수 있어도, 적어도 정부의 공식적인 코멘트는 제가 지금 한 말이 옳다는 게 아니라 좀 더 큰 단위. 그리고 넓게 해석할 수 있는 단위로 해주는 게 여러모로 좋다.

☆김준우: 근데 경주를 키워드로 하니까 금관을 좀 쉽게 생각할 수 있었을 것 같기는 한데요?

◆탁현민: 그러니까 경주와 신라를 대표하는 거고, 그게 항상 전 세계와 교류해 왔던 우리의 세계 지향적인, 그리고 개방적인 문화를 상징하는 아이콘이죠. 그렇기 때문에 금관을 선물한 거다 이런 입장을 가져야 다른 불편한 질문과 또 불편한 공격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할 수도 있고, 의미도 부여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오늘 하면서 왔습니다.

☆김준우: 네 알겠습니다. 뭐 근데 하여튼 고민이 여러 가지가 되더라고요. 왜냐하면 노킹스 시위가 없었다면 사실 크게 논란이 안 됐을 것 같은데, 거기에 대해서 이미 준비를 했는데 이거 엎을 수도 없고. 뭐 이런 고민을 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이번에 말씀하신 대로 국빈 방문이었잖아요? 그러니까 모든 만남이 국빈 만남, 국빈 방문은 아니니까. 국빈 방문일 때는 확실히 힘이 빡 들어가서.

◆탁현민: 일부러 국빈 방문이라는 형식을 취했다는 거죠. 왜냐하면 미국을 제대로 대접하기 위해서.

☆김준우: 그럼 의전 비서관 할 때는 그 정상회담 할 때 국빈이라고 돼 있으면 엄청 훨씬 더 이전부터 오랫동안 차근차근 준비하는 거죠?

◆탁현민: 그건 프로토콜 자체가 다르죠. 이를테면 실무 방문이나, 이번에도 그 전체 APEC의 초청 국가들은 그런 식의 공식 환영식이라든지, 그런 식의 특별한 공개 선물이라든지. 이런 걸 안 했을 거예요.

☆김준우: 작은 선물 정도 주고?

◆탁현민: 네. 뭐 작지는 않겠지만? 어쨌든 그 프로토콜에 맞는 프로그램의 수위라는 게 다 있기 때문에 예산도 다르고.

☆김준우: 네 그렇게 되는군요. 어쨌든 그러면 지금 대통령실에서는 한미 정상회담 관련해서 굉장히 준비를 많이 했을 것이고, 그런데 APEC 정상회의는 원래 예고된 거니까. 그거는 다른 팀에서 그냥 쭉 준비를 그 조직위에서 했겠죠?

◆탁현민: 글쎄 내부의 어떤 사정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아마 가장 이상적인 건 APEC 안에 미국도 들어오고, 중국도 들어오고, 그래서 모든 정상들이 한자리에 앉고. 뭐 아마 오늘이죠? 만찬도 다 같이 하고. 정상회담도 APEC의 구조 안에서 했다면 우리로서는 그게 제일 좋았겠죠. 그리고 모두 만족했다면 미국은 미국대로의 입장이 있고, 중국은 또 중국대로의 입장이 있단 말이에요.

☆김준우: 우리는 황남빵 200상자인가 중국에 줬다는데 어차피 국빈 방문이 아니니까 그거에 대해서는 서로 양해가 가겠죠?

◆탁현민: 중국까지는 국빈 방문이었죠. 저는 그렇게 알고 있어요.

☆김준우: 지금 선물이 근데 황남빵..

◆탁현민: 황남빵을 주지는 않았겠죠. 황남빵이 맛있더라 이런 얘기 아니었나요?

☆김준우: 네 보내긴 했답니다.

◆탁현민: 그러니까 그거를 선물로 보내지는 않았을 거고, 그냥 드셔보시라 뭐 이런 거지. 그거 누가 봐도 말이 안 되잖아요. 이건 금강 보내고 중국에는 황남빵 보냈다? 말이 안되는 거죠.

☆김준우: 국빈 방문은 맞고, 200상자를 보낸 건 맞는 것 같습니다. 근데 그 외에 무슨 선물이 있었는지는 제가..

◆탁현민: 황남빵으로 퉁치려고 하지는 않았겠죠. 중국하고.

☆김준우: 맛있었어가지고 더 좋다고 그렇게 얘기를 합니다. 요즘 뭐 이런 게 꼭 성인 입맛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젠슨 황 치맥, 시진핑 황남빵. 이런 것들이 나중에 관광 상품화되거나 또 판매되는 데는 좀 도움이 될 수는 있겠다.

◆탁현민: 있죠. 왜냐하면 문재인 대통령도 중국 갔을 때 중국의 평범한 식당에서 조식을 하신 적이 있어요. 그 식당이 그걸로 엄청나게 마케팅해서 아직도 잘 되고 있어요. 그리고 또 오바마 대통령이 하노이에 가서 쌀국수 먹었던 그 집도 그 지역의 명소가 됐잖아요? 그런 것처럼 젠슨 황이든, 아니면 뭐 누구든 간에 이 APEC 기관이 방문한 정상이나, 유명한 셀럽들이나, 기업인들이 그 지역에 있는 식당이나 가게들을 이용하고 그게 화제가 되는 건 우리로서는 나쁠 게 없죠.

☆김준우: 그렇죠. 이번에 사실은 그 호텔도 물론 이 경주에 아주 높은 등급의 무궁화 4개, 5짜리 호텔이 좀 부족한 면이 있어서, 부산이나 대구나 크루즈나 이렇게 많이 이용을 했지만. 지금 사실은 제가 거론하기는 그렇습니다만, 시진핑 주석 같은 경우는 4성급 호텔에서 묵었는데. 거기는 그러면 앞으로 중국인 손님이 대박이날거라고.

◆탁현민: 그럴 수 있죠. 얼마든지 그럴 수 있죠.

☆김준우: 확실히 좀 경주가 어쨌든 뭐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관광 도시인데. 외국인 관광객이 더 늘어나는 계기가 될 수는 있겠네요.

◆탁현민: 그것도 중요한 지점인데 제가 그런 뉴스도 봤거든요. APEC 기간 동안 거리 통제하고 오히려 더 불편하고 관광객이 빠져나가고 있다 불편하다. 그런데 그건 한시적인 불편함이고 좀 감내해야 할 부분이에요. 원래 정상회의라는 건 그런 겁니다. 그 거리를 소개하고 일반인들이 잘 못 다니게 하고. 왜냐하면 정상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 뭐 이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G20을 가봐도, G7을 가봐도 다 마찬가지예요. 다만 우리가 주목해야 하고 노력해야 될 부분은, 그게 끝난 다음에 그 지역 자체가 상징성과 역사성을 갖게 되는 거잖아요? 그때 어떻게 잘 해 나가냐, 그리고 어떻게 잘 파느냐. 이런 문제들이 남는 거죠. 그래서 당장의 불편함은 조금 감수하시고, 끝나고 나면 잘될 겁니다.

☆김준우: 그러니까 예전에 이명박 대통령 때 APEC 해서 부산 동백섬에 그 누리마루라는 명소가 하나 생겼고, 이번에는 그 만찬을 하려다가 정상회담 전용 장소로 바뀐 천년미술관이라고 하는 장소가 새로 생긴 박물관을 지었는데, 그거는 좀 활용 가능성이 어느 정도 앞으로 있겠죠?

◆탁현민: 글쎄요. 뭐 건축적으로 그거를 얼마나 더 활용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저는 그것보다는 경주라는 도시 자체가 우리한테는 천년 고도이고, 여러 역사적 콘텐츠가 있는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해외에는 아마 서울만큼. 혹은 부산만큼 덜 알려졌을 거 아니에요? 그게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자리매김을 할 수 있었을 테니까 그걸 잘 가꾸고, 발전시켜 나가고, 상품화하는 그런 노력들을 해야겠죠.

☆김준우: 왜 그러냐면, 뭐 죄송스러운 얘기지만 평창 올림픽이나 전북 잼버리나 만들어 놓은 시설이 그냥 황량해 있거나, 폐쇄되거나. 뭐 이런 일들이 또 많지 않습니까? 국제적인 행사를 한 번 하고 나서 그거는 조금 활용도를 못 찾는 경우들도 있는 것 같은데.

◆탁현민: 맥락이 조금 다를 수 있는데, 평창 같은 경우는 애초에 메인 스튜디움을 행사가 끝난 다음에 해체하기로 했던 거라, 공법 자체도 해체에 염두를 두고 만든 거고. 요즘 특히나 올림픽 위원회는 특히 IOC 같은 데서 유치 전제 조건 중에 하나로 거는 게, 해체 또는 재생산. 혹은 있는 시설을 재활용하는 것. 그렇게 일종의 뭐랄까, 탄소 중립이랄까? 그런 것들도 아주 중요한 유치 포인트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뭔가를 새로 짓는 것보다는 오히려 재활용이 가능하거나, 다시 원상 복구할 수 있다거나, 아니면 이미 있는 것을 활용하는? 그런 방향으로 많이들 컨벤션 행사들이 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건 저는 뭐 나쁘지 않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준우: 왜 그런 질문을 드리냐면, 지난 한 20년간 많은 지자체에서 국제 행사 육상 선수권 대회든, 아시안게임이든, 뭐 아시아 유니버시아드 게임이든, 이런 것들을 유치했는데 뭔가 이렇게 애물단지가 되거나 지자체에 적자로 많이 남았잖아요? 그래서 이 컨벤션 행사 유치 관점에서 이게 또 어떻게 활용되는 데까지 고민하고 해야 되지 않나 싶어서. 이런 질문을 탁현민 교수님한테 드린 이유는 사실 또 신안군 축제 위원장도 하시고, 많은 지역의 축제 컨설팅을 또 하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그 소도시들의 어떤 이런 축제 문제 가지고 좀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서인데요. 워낙 대한민국의 특히 지금 시즌입니다. 수없이 많은 지역 축제가 있는데, 비슷비슷하고 특색이 없고. 뭐 이런 비판들은 늘 좀 되고 있거든요? 그래서 좀 뭔가 다음 라운드랄까? 처음에 화제가 된 축제들도 되게 많이 있지만, 뭐 지금은 지역 축제는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고, 그게 세금 낭비가 안 되려면 어떤 방식으로 가야 되는지. 이런 고민을 좀 하시지 않을까요?

◆탁현민: 요즘 제일 큰 고민 중에 하나이고, 우리나라 축제가 단기간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일종의 이벤트로 치러지는 경향이 강하죠. 사실은 축제가 갖고 있는 지역. 특히나 지역 축제가 표방하는 바 중에 빠질 수 없는 게, 지역의 정주 인구를 늘린다거나. 혹은 그 지역성을 강화시켜서 그 지역의 아름다움을 좀 알리고, 그럼으로써 지역의 유동인구, 정주 인구도 그 지역의 관심도를 올리는 그런 것들을 축제의 목표로 삼는데. 실제로 축제들을 이렇게 가만히 보면 그런 것보다는 단기간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였는지, 어떤 가수가 나왔는지, 어떤 바베큐가 있었는지, 뭐 이런 것들로 평가되거나. 어떤 먹거리가 있는지, 이 정도로 그 축제의 성패를 평가하잖아요? 저는 거기서부터가 제일 큰 문제라고 생각해요. 도대체 왜 국가 예산을 상당 부분 들여서 이런저런 지역에서 각 지역마다 아마 하나씩 있을 거예요, 축제는. 근데 왜 이런 걸 하느냐? 이제는 그 이유부터 좀 생각을 해봐야죠. 만약에 그 이유가 제가 말씀드렸던 대로 그 지역의 자랑거리를 알리고, 그 지역이 살 만한 동네임을 알려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그 지역에 관심을 갖고, 결국엔 거기서 사는 경험, 지내보는 경험들을 할 수 있게 하겠다 라는 게 목적이면 이런 식의 방향으로는 택도 없죠.

☆김준우: 이건 불가능한 방법이다?

◆탁현민: 예. 여기 와 가지고 맛있는 바비큐 먹었다고 해서 다시 또 그 자리에 가서 여기서 살고 싶다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실질적으로 없잖아요. 카운팅을 해 봐도. 그러니까 인구 소멸 위험 지역은 계속해서 인구가 점점점점 줄어들고 있고. 그게 해소되거나 나아졌다는 뉴스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그런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는 거죠. 그래서 축제의 규모에 대한 생각도 달리해야 되고, 축제의 성격에 대한 생각도 달리 해 봐야 되고, 축제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를 어떻게 달성하느냐를 평가의 기준으로 삼아야 된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김준우: 영화제도 사실은 부산이나, 전주나, 부천 이런 데가 그 지역에 또 영상 산업 이런 거에 어떤 영향을 주냐? 이런 것들 차원에서 고찰이 많이 되는데. 다른 축제들도 사실은 말씀하신 대로 정주인구나 뭐 산업 기반으로 나아갈 수 있는 큰 그림을 좀 같이 그려 나가야 된다?

◆탁현민: 큰 그림이라는 표현은 저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아요. 오히려 작은.

☆김준우: 긴 그림? 작지만 긴 그림?

◆탁현민: 네. 작은 그림. 우리는 작은 게 필요해요. 작지만 내실 있는 게 필요하지, 크고 화려한 건 넘쳐난다고 봐요.

☆김준우: 지금 이번에 한일 차기 정상회담을 일본의 소도시에서 한다고 하는데, 일본이 또 소도시 축제가 강하죠?

◆탁현민: 아니 일본뿐만 아니라 지난번, 지지난번 G7도 영국에서 할 때 영국의 소도시에서 했어요. 그러니까 대개 그런 도시에서 일부러 하기도 하고. 그 도시를 알리려고. 우리가 이번에 경주에서 한 것처럼. 경주는 물론 소도시는 아닙니다만, 그런데 그럼 목표나 목적을 어디에 두냐? 이게 말이 자칫 길어질 수 있어서 제가 빨리 축약해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일본의 참 많이 좋은 사례를 찾아볼 수 있는데 일본의 어느 면에서 인구가 계속해서 줄어드니까 마지막 남은 학교가 폐교 위기에 처해진 거예요. 면 사람들이 다 모여서 어떻게 살릴 거냐? 그 마을은 일본에서도 ‘3무(無)’의 도시로 유명했던 데래요. 유명이라는 게 좋은 의미는 아니고 뭐가 없냐 하면 도로가 없고 고속도로가 없고, 그다음에 철도가 연결 안 돼 있고, 상수도가 없는 도시래요. 얼마나 오지인지 알겠죠? 그런 데니까 당연히 사람도 적게 살 수밖에 없죠. 그런 데가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첫 번째로 선택한 게 사진전이었어요. 국제 사진. 사진 대회. 왜냐하면 이 도시는 너무 면 자체는 아름다우니까, 자연이 그대로 보존돼 있으니까. 그래서 많은 사진 작가들을 초대해서 사진전을 했대요. 성공했대요. 그리고 전시회도 열고. 그래서 사람들이 그 도시에 대해서, 그 지역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됐대요. 그러니까 흥행에 성공한 거죠. 우리는 이렇게 평가받았을 거 아니에요? 그런데 인구는 한 명도 안 늘더래요. 당연히 안 늘겠죠. 좋은 사진을 봤다고 해서 거기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사람들이 몇 명이나 있겠어요. 말 그대로 거기는 오지 중에 오지인데 그걸 어떻게 했냐.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사진 작가들도 더 이상 찾아오지 않는 거예요. 왜냐하면 사진이라는 게 찍을 게 뻔한데, 이미 몇 차례 했으면 더 찍을 게 없잖아요. 그래서 결국은 두 번째로 선택한 게 신의 한수라는 건데. 사진전을 하되,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사진전을 하기 시작했대요. 그랬더니 무슨 변화가 있냐 하면, 그 초중고등학교 아이들이 오면서 그 부모들이 따라오기 시작한 거예요. 당연히 애들만 보낼 수 없으니까. 오지니까. 그리고 오지니까 당연히 호텔이 없죠? 그러니까 어떻게 했겠어요? 홈스테이를 한 거예요. 그러면서 뭐가 생겼겠어요? 그 지역 주민과 유대감이 생기는 거예요. 그리고 도시에 있는 아이들은 시골에 있는 삼촌, 외숙모를 한 명씩 갖게 되는 거고. 이 아이들은 어렸을 때 거기서 사진 찍고 놀았던 게 좋은 추억이 되고, 자기 인생의 자연과 함께했던 아주 소중한 기억들이 되는 거예요. 그러면서 이 아이들이 대학교를 가도 놀러 오게 되고, 관계를 계속 맺게 되고, 그러다가 어느 순간 나도 이런 데서 살아볼까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고. 이 아이들의 부모, 처음에 손 붙들고 따라왔던 부모들도 리타이어하고 은퇴하면서 여기서 살아봐야겠다 라고 생각을 하면서 인구가 늘기 시작한 거예요. 예를 들자면 그런 거예요. 제가 생각하는 성공적인 지역 축제라는 건.

☆김준우: 우리는 또 하나가 성공하면 다 똑같은 거를 카피캣이 되니까, 그게 문제인데. 알겠습니다. 할 얘기가 참 많은데 시간 관계상 여기까지 마무리하도록 하고요. 다음에 또 필요할 때 의견을 듣도록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감사합니다.

◆탁현민: 네 고맙습니다.

☆김준우: 네. 지금까지 탁현민 교수였습니다.

YTN 서지훈 (seojh0314@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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