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혜영 ”차별금지법에서 성적지향 빼면 차별조장법”

장혜영 ”차별금지법에서 성적지향 빼면 차별조장법”

2020.07.01. 오후 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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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영 ”차별금지법에서 성적지향 빼면 차별조장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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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7:10~19:00)
■ 방송일 : 2020년 7월 1일 (수요일)
■ 대담 : 장혜영 정의당 의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동형의뉴스정면승부] 장혜영”차별금지법에서 성적지향 빼면 차별조장법”


◇ 이동형 앵커(이하 이동형)> “21대 국회야말로 ‘차별금지법’을 제정할 골든타임이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대표 발의 한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기자회견에서 했던 말입니다.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의 ‘차별금지법’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7년, 정부 입법 형태로 발의된 이후 지금껏 제자리걸음입니다. 이번 역시 쉽지 않은 과정을 예고하고 있죠. 보수 기독교 단체들은 제정 반대에 본격적으로 나섰고, 민주당 안에서도 적극적인 동참 분위기는 아닙니다. 법안 발의한 장혜영 의원과 전화 연결하겠습니다. 의원님 나와계십니까?

◆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하 장혜영)> 네. 안녕하십니까?

◇ 이동형> 네. 제가 앞에 쉽지 않겠다고 말씀드렸는데, 공동 발의 의원 10명 모으는 것도 쉽지 않았다면서요.

◆ 장혜영> 쉽지 않기는 했는데, 사실 20대 국회에 비하면 완전히 다른 성과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정의당 차원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발의하기 위해서 노력했지만, 4년 내내 10명을 못 모았거든요. 그런데 한 달 안에 10명을 모았으니까, 힘들게 모으긴 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모을 수 있어서 긍정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이동형> 네. 이 차별금지법이 노무현 정부부터 시작해서 지금 10여 년이 넘었습니다만, 계속 제자리걸음이고요. 최근에 국민 여론조사를 했었는데, 거기서는 찬성한다. 제정해야 한다. 이런 의견이 훨씬 많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발 더 나아가지 못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세요?

◆ 장혜영> 그래서 굉장히 중요하게 지난 29일에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다시 21대 국회에서 발의하면서, 그 한 발을 다시 뗐다고 생각하고요. 14년 전에 처음 정부 입법을 통해서 발의가 됐는데, 왜 아직까지 제정이 되지 않았느냐에 대해서는 사실 정부 입법이 시작인 것이 아니라, 그보다 한 해전에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이런 포괄적 차별 금지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권고가 나왔었어요. 그 권고안 안에 ‘성적지향’이라고 하는 차별금지 사유를 포함하고 있었는데, 정부안에는 그것이 빠지면서 논란이, 불필요한 논란이 굉장히 크게 일어났다고 생각하는데요. 그 이후에 개신교 세력의 반발이 조직적으로 있었고, 이후 여러 차례 발의를 할 때마다 임기가 만료돼서 폐기가 되거나 자진 철회한 역사들이 있긴 했지만, 이번 21대 국회에서는 다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동형> 네. 결국 보수 기독교 세력의 반발로 무산되고 있다고 보시는 겁니까?

◆ 장혜영> 지금까지는 소수의 조직된 반발에 의해서 밀려온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이동형> 아무래도 특히 지역구 의원들이 그렇겠죠. 대형 교회가 많이 있기 때문에 이걸 제정하는 데 동의해주는 순간, 자신들의 표가 날아간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아니에요?

◆ 장혜영> 그렇죠. 그런 걱정을 하고 계시는 분들도 많을 텐데. 일단, 이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둘러싼 굉장히 큰, 특히 내용에 있어서의 오해가 있잖아요. 예를 들어 이 법안을 정의당에서 발의한다고 보도가 나간 이후에 굉장히 많은 항의 전화나 문자가 오는데, 그것들에 대해서 설명을 드릴 때, 예를 들면 이 법안이 성별이나 나이나 장애, 성적지향이나 이런 이유들로 존재하는 모든 차별을 법으로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삶에서 필수적인 영역들. 고용이면 고용, 교육 아니면 기본적인 용역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에서 차별을 받으면 안 된다. ‘성 소수자라는 이유로 직업을 잃으면 안 되지 않습니까? 이런 법입니다.’라고 말씀드리면 의외로 다들 납득을 하시거든요. 그런 와전된 측면들이 강조되고 있는 부분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이동형> 그런데 몇 년 전에 서울시에서 박원순 시장이 ‘자유권 박탈법’. 차별금지법과 비슷한 것이죠. 그런 것들을 하려고 했다가 엄청난 반대로 인해서 결국 불발됐단 말이죠. 그런 일이 또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으니까.

◆ 장혜영> 그렇게 보실 수도 있지만, 저희가 코로나19라는 한 번도 겪어보지 않은 국가적 재난상황을 다 함께 겪어내고 있지 않습니까? 최근에 여러 언론사도 그렇고, 여성정책연구원이나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차별에 대한 국민 인식조사를 했을 때, 과거에 비해서 훨씬 높은 88.5%나 되는 시민들이 이 법안 제정에 찬성한다고 하신 것은 이러한 재난을 겪으면서 모두의 인권이라는 것이 굉장히 첨예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체감하셨다고 생각해요. 분명히 그때와 지금은 상당히 다른 인식 수준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 이동형> 네. 말씀하신 것처럼 세월이 지났으니까요. 그리고 지금 의원님이 발의한 차별금지법은 여성, 장애, 성적지향, 신분. 모든 것을 통틀어서 차별하면 안 된다는 것이지 않습니까?

◆ 장혜영> 네. 23가지 영역에서 그렇습니다.

◇ 이동형> 네. 지금 미래통합당에서도 차별금지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다만 미래통합당에서는 성적지향 부분이죠. ‘동성애 부분은 빼고 하겠다.’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어요.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장혜영> 일단 미래통합당에서 차별금지법 자체를 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 자체가 나오는 것은 굉장히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것을 17대 국회 때 대표 발의하신 게 저희 노회찬 의원님이거든요. 그런데 그때도 똑같이 성적지향을 빼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는데, 그에 대해서 노회찬 의원께서 뭐라고 하셨냐면, ‘그게 빠진 차별금지법은 차별금지법이 아니라, 차별조장법이 된다.’라고 하셨어요. 왜냐하면 차별금지법에서 금지하는 여러 가지 차별 사유들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 현존하는, 오랫동안 현존하는 차별을 명시한 것이거든요. 그중에 딱 이 성적지향만 빼서 나머지만 입법하겠다고 하는 것은 성적지향은 차별해도 된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에, 그것을 뺀 차별금지법은 차별금지법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죠. 그래서 저희가 지금 3당 토론회.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미래통합당의 의견 차이에 대해서 터놓고 이야기해보자는 토론회를 제안한 상태입니다.

◇ 이동형> 네. 알겠습니다. 또 하나는 양성평등기본법, 남녀 고용평등법, 장애인 차별금지법. 이미 차별을 하지 말자고 하는 법들이 있는데, 이것을 다시 묶어서 차별금지법을 하면 과잉 아니냐, 중복 아니냐는 지적도 있어요.

◆ 장혜영> 몇몇 조항들에 대해서는 고용에 대한 부분이나 장애인 차별에 대한 부분에서는 타당한 지적이라고는 생각하지만, 말씀드린 것처럼 저희가 담고 있는 차별 사유가 23개나 되는데, 23가지에 대해서 개별입법을 하는 것은 훨씬 큰 비용이기도 하고요. 게다가 사람들이 차별을 할 때, 하나만 차별하지 않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서 여성이면서 노인이면서 장애인이다. 이 사람이 어떤 종류의 부당한 차별을 당했다고 할 때, 그런 개별 법률 중에서 하나를 골라서 구제하는 것이 굉장히 애매한 상황이 되기 때문에, 그런 복합자료를 다룬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 이동형> 네. 실례된 질문입니다만, 의원님 가족 중에 장애를 갖고 계신 분이 계시잖아요.

◆ 장혜영> 네. 맞습니다.

◇ 이동형> 이런 차별을 실제로 많이 체감하셨습니까?

◆ 장혜영> 네. 공기와 같이 느끼고 있죠.

◇ 이동형> 공기와 같이. 구체적 사례를 들어주시겠어요?

◆ 장혜영> 예를 들면, 심지어 아직도 택시 승차 거부를 당하곤 합니다.

◇ 이동형> 장애라는 이유로?

◆ 장혜영> 네. 발달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탔다가 다시 내렸으면 좋겠다고 얘기하시는 경우도 있고, 여전히 장애가 있기 때문에 집을 계약하러 갔을 때, 당신에게는 내 집을 빌려주고 싶지 않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심지어 최근에 포항에서는 장애인들이 집회를 조직해서 권리를 주장했다는 이유만으로 활동 지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는 문자를 보내서 공분을 사기도 했거든요. 그런 종류의 차별은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에 내재되어 있습니다.

◇ 이동형> 차별도 차별이지만, 혐오 발언도 있을 것 같아요. ‘몸이 아픈데 밖에 왜 나왔냐?’라는 식으로.

◆ 장혜영> 그렇죠. 그런 혐오 발언들도 사실은 궁극적으로는 교육을 통해서, 사회적 분위기를 통해서 변화해야 하는 부분인데, 차별금지법에서는 그런 혐오 발언들에 기대하는 항목들이 들어있지는 않고요. 정말 삶에서의 구체적인, 살아가기 위해서 필수 불가결한 영역에서의 차별을 구제할 수 있는 조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이동형> 이런 것은 어떻습니까? 노인요양시설이나 혹은 장애아동들을 위한 학교시설 같은 이런 시설이 들어오면 주민들이 나서서 시위하고 반대하지 않습니까? 그런 것도 차별의 일종 아니겠습니까?

◆ 장혜영> 사회적인 의미의 차별이기는 하지만, 차별금지법에 비추어서 차별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지는 검토를 좀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이동형> 네. 알겠습니다. 결국은 가장 중요한 쟁점은 성적지향의 문제일 텐데, 이것은 아까 의원님 말씀처럼 국민 여론이 이제는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충분히 논의해 볼 수 있는 상황까지 왔다고 보이는데, 중요한 것은 국회의원들이 이에 얼마나 동의하는지 아니겠습니까?

◆ 장혜영> 그렇죠.

◇ 이동형> 어떻게 보세요?

◆ 장혜영> 사실 제가 이 법안을 발의하기 위해서, 발의 인원의 최소 3배수. 30분 되는 분께는 직접 연락을 드려서 이 법안의 취지에 대해 설명하고 동참을 요청했거든요. 그런데 단 한 분도 난 이 법안의 취지에 대해서 반대한다는 분은 안 계셨어요. 오히려 취지에는 공감하고 필요하다고는 생각하지만, 예를 들면 당론에서 동참을 밝히는 것이 어렵다는 종류의 답변이 많았기 때문에 저는 21대 국회에서는 특히 정말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도 당론으로 빨리 이 차별금지법 제정 분위기를 만들어 주셔서, 개별 의원들이 심지어 최근 어떤 언론사에서 300명 전원을 대상으로 한 차별금지법 찬반 조사를 했을 때만 하더라도, 69명이라는 국회의원분들이 찬성 대답을 해주셨단 말이에요. 그런 것처럼 좀 더 자신의 찬성 의사를 편안하게 밝힐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이동형> 네. 미래통합당에서는 ‘성적지향을 차별금지 항목에서 빼자. 그러면 동참하겠다.’ 이렇게 나올 수 있는데, 그것은 아까 불가능하다고 말씀하셨고, 그러면 결국 민주당 의원들을 설득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요? 거대 양당 중에서도.

◆ 장혜영> 그럴 수 있죠.

◇ 이동형> 네. 만나 본 분들은 어쨌든 반대하지는 않는데, 실제로 표로 이어질지는 모르겠어요.

◆ 장혜영> 저는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저희 국회가 멈춰있는 것 같이 느껴지는 순간이 많이 있지만, 돌이켜보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입법들도 최선의 노력을 통해서 이루기도 한 국회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21대 국회가 정말로 시민들 앞에서, 모든 시민의 인권을 보장하는 국회다. 라고 하는 것을 천명하기 위해서라도 이렇게 오랫동안 너무나 불필요하게 질질 끌어왔었던 차별금지법 입법을 이번 국회에서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사실 성적지향이라고 하는 차별 사유는 이미 국가인권위원회법에는 올라가 있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 이동형> 끝으로 당 이야기를 좀 여쭤보죠. 정의당이 총선 때 얻은 표보다 지지도가 떨어진 상황이고, 열린민주당에도 뒤지는 지지도가 몇몇 여론조사에서 나오고 있는데, 지금 당 혁신위원장 맡고 계시지 않습니까?

◆ 장혜영> 네.

◇ 이동형> 어떻게 혁신할 생각이십니까?

◆ 장혜영> 혁신의 프로세스는 지금도 가동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말씀하신 지지율에 일희일비하는 것이 혁신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정의당은 어쨌든 시민들 속으로 돌아가서, 정말로 평범한 시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사랑받을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그러기 위해서라도 꼭 이 포괄적 차별금지법. 모든 시민들을 위한 입법에 반드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겠다고 약속드립니다.

◇ 이동형> 네. 알겠습니다. 의원님 오늘 인터뷰 고맙습니다.

◆ 장혜영> 네. 감사합니다.

◇ 이동형> 지금까지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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