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희의출발새아침] 안보전문가 신범철 "지소미아 종료, 득보다 실이 많을 것"

[노영희의출발새아침] 안보전문가 신범철 "지소미아 종료, 득보다 실이 많을 것"

2019.08.23. 오전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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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희의출발새아침] 안보전문가 신범철 "지소미아 종료, 득보다 실이 많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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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9년 8월 23일 (금요일)
□ 출연자 :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노영희 변호사(이하 노영희): 정부가 2016년 11월 체결되었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지소미아를 올해 11월을 끝으로 종료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일본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데요. 아베 총리는 입을 꾹 닫았고요. 일본 외무상은 밤늦게 우리 대사를 불러 강하게 항의했습니다. 지소미아 종료, 우리에게는 손해가 없는지, 또 한미일 동맹에는 어떤 영향을 줄 건지 간단히 짚어보겠습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전화 연결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이하 신범철): 안녕하십니까.

◇ 노영희: 오늘은 스피디하게 단도직입적으로 여쭙겠습니다. 먼저 이번 결정, 득이 많습니까, 실이 많습니까?

◆ 신범철: 사실 외교행위에 대해서 득실을 평가하는 것은 예단하는 건 이릅니다. 결과적으로 어떤 상황이 앞으로 전개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그런데요. 아무튼 저는 안보를 이렇게 중점적으로 연구해온 사람으로서는 득보다는 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득이라고 할 것은 우리가 일본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 참지 않고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우리의 의지, 이런 측면에서는 득이라고 볼 수 있겠고요. 실이라고 하면 지금 북한 문제가 잘 해결되고 있으면 모를까, 북한의 위협이 있는 상황에서 한미일 안보태세가 약화됐다 하는 부분에서는 우려가 되고, 또 한미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에 따라서는 우리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 노영희: 일본과의 관계에서 일본의 인공위성 같은 걸 가지고 정보를 줄 수 있는 부분이 있고, 우리는 휴민트, 인적정보를 사실은 많이 줄 수 있다. 그래서 지난번까지도 북한이 미사일 쏠 때마다 우리가 정보를 많이 제공했다. 이런 이야기 나오고 있거든요.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얻지 못하게 되는 정보를 다른 방식으로 얻을 수 있다거나, 아니면 일본하고 비교했을 때 우리가 다른 루트를 확보해서 뭔가 안보적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거나, 이런 게 있는 상황일까요?

◆ 신범철: 사실은 정도의 차이라고 생각해요. 일본에서 오는 정보가 필요한 부분은 있지만 한미공조가 잘 진행되면 얼마든지 그 이상의 정보를 받아낼 수 있다. 그렇게 보기 때문에 사실은 저는 이 문제의 본질은 한일 간의 정보교환의 문제로는 보지 않았습니다. 뭐냐. 보다 더 큰 틀에서 미국이 한미일 공조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이것을 깼을 때 미국의 반응이라는 것이 더 우려스러운 거죠. 왜. 더 중요한 정보를 우리에게 제공할 당사자인 미국이 당장 불편해하게 되면 한미 간에 정보협조라든가 그것을 떠나서 또 여러 가지 이슈들에 있어서 마찰음이 들릴 수가 있거든요. 따라서 지금 상황에서는 한미동맹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우리가 일본에서 오는 정보를 안 받아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 노영희: 지금 일본이 보이는 반응을 보면 상당히 예상하지 못했다, 우리 정부의 조치를. 이렇게 생각하는 것 같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거든요. 일본 입장에서 이렇게까지 크게 반응하는 이유가 정확히 뭡니까?

◆ 신범철: 한국 정부가 정말 그렇게 결정할 줄은 몰랐을 거예요. 왜냐면 사실은 아까 제가 득보다 실이 많다고 했는데, 일본이 보기에도 한국이 득보다 실이 많을 거라고 봤을 거거든요. 그런데 여기에 또 우리가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어요. 함정인 거죠. 그러니까 한국이 저럴 줄 몰랐다 하면서 일본은 협력을 하려고 하는데 마치 그 책임이 한국에 있는 것처럼 비쳐지는 것이 또 하나의 함정일 수도 있다. 그것은 뭐냐. 지금 한미일 안보협력이라는 것을 한국이 깨려 한다는 그러한 어떻게 보면 시사를 하고 있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그 점은 뒤에 있는 배경을 자세히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일본의 행보에 따라서는 한미일 안보협력에서 한국이 떨어져나간다는 것을 집중 공략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지금 미국과의 협력이 중요한 겁니다.

◇ 노영희: 지소미아가 종료되면 일본의 경우에는 불이익이 없나요, 그러면?

◆ 신범철: 일본도 불이익은 있죠. 우리가 겪는 불이익을 똑같이 겪는다고 보시면 돼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가 위성정보 안 받으면 우리가 주는 정보도 일본이 못 받게 돼 있기 때문에 일본으로서도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는 데는 일부 문제가 있다. 그 문제점은 일본이 어떻게 해서 극복할까요. 역시 제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미국하고의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극복하려는 건데, 이 상황에서는 결국 미국이라는 어떻게 보면 한일의 동맹 파트너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해지는 그런 상황으로 가는 거죠.

◇ 노영희: 아까 함정을 말씀하셨는데, 그럼 일본이 그런 프레임을 지금 사실 설정해놓고 이런 반응을 보이는 거다. 이런 얘기를 지금 하시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 상황이라고 한다면 미국을 우리가 괜찮습니다, 우리 앞으로 잘하겠습니다, 이렇게 말하면서 관리하는 수밖에 없는 건가요?

◆ 신범철: 한미 간에는 또 한미공조가 필요한 영역이 있기 때문에요. 이 부분에 있어서 우리가 어느 정도 설명을 잘 해나가야 할 거예요. 한미공조를 깨는 것이 아니고 일본의 부당한 압박 때문에 그렇다. 그런데 이게 설득력이 좀 강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그 부분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해서 미국으로부터 부정적인 반응이 한국 쪽에 오는 걸 막아야 하는 거고요. 일본 말씀을 드리면 일본은 사실은 한국에게 두 가지를 강요하고 있다고 봐요. 협력을 할 것이냐, 아니면 협력하지 않는다면 한국을 배제하려고 하는 것이 소위 말해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구상하면 일본의 재현 같은 거였어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함정이라는 것은 항상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노영희: 그러면 일본에서 혹시 추가보복을 할 가능성 같은 것, 혹은 더 강한 강수를 둘 확률, 이런 것도 있을까요?

◆ 신범철: 일본이 하수면 추가보복을 할 거라고 봐요. 왜냐면 그걸 바로 드러내면 어떻게 보면 우리가 편해요. 그 카드를 가지고 다시 미국을 설득하든가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데 일본이 고수면 바로 하지 않을 거예요. 그러면서 시간을 두면서 한국이 모든 문제를 야기하는 것처럼 책임을 돌리는 행보를 할 거라고 보기 때문에 그 부분을 잘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노영희: 그렇군요. 그럼 오히려 추가보복이 안 나오는 상황이 더 우려될 수도 있다, 이렇게 볼 수도 있는 건가요?

◆ 신범철: 추가보복을 서서히 시간을 두면서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일본의 다음 카드가 뭐가 될 것인지를 우리는 철저히 준비하는 한편, 지금 자체를 우리가 이것을 깼기 때문에 우리의 설명을 하기가 좀 어려운데 그 배경에 있던 일본의 그러한 부당한 압력을 잘 미국에 설명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노영희: 지금 미국 정부는 이번 우리 조치에 대해서 우려와 실망감을 표명한다, 이렇게 밝혔고요. 그리고 폼페이오 장관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하고 통화하면서 실망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렇게 나오거든요.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한미동맹에 이번 종료 때문에 결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겁니까, 그러면?

◆ 신범철: 그렇진 않죠. 한미동맹은 저는 튼튼하다고 생각해요. 다만 이러한 이슈 하나하나가 어떻게 보면 한미동맹을 멍들게 할 수는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게 누적되면 안 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이거 하나로 한미동맹이 무너진다, 절대 그럴 일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 판단에 대해서 이러한 우리 결정에 대해서 미국이 불만을 갖고 있다는 점은 정확히 인식하고 그걸 풀어가는 데 있어서 그러한 현실적인 인식에 기반해서 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어재 설명 같은 경우 청와대의 설명을 보면 미국이 이해했다고 이야기했는데 이런 식의 상황인식을 잘못하고 정책을 하면 안 되는 거죠. 미국이 정확하게 어떤 불만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가 이것을 어떤 수단을 통해서 극복할 수 있다.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풀어야만 반드시 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노영희: 30분 만나려고 베이징까지 간 거냐, 이런 얘기 나올 정도로 21일 있었던 한일 외교장관 회담은 특별한 내용 없이 입장차만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고요. 그래서 사실 우리 정부가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된 하나의 원인도 됐다. 이런 이야기도 나오거든요. 그렇다면 이번 지소미아 종료 결정이 바로 한일장관회담에서 이미 어느 정도 예상될 수 있었다. 이렇게 볼 수도 있는 거 아니에요?

◆ 신범철: 일부 영향은 미친 것 같아요. 그런데 베이징에 가서 한일장관회담은 30분 만나러 간 건 아니고 한중일 협력 시스템이 있었기 때문에 그 회의를 돌아가서 주최하는 거라 간 거기 때문에 한일관계가 주목적은 아니었고요. 거기에서 양 장관이 냉랭한 모습을 서로 연출해서 좀 이게 안 좋은 방향으로 가겠구나 하는 우려는 했지만 사실은 이게 한 번에 풀리진 않을 거예요. 아마 이것이 풀기 위해서는 강제징용이라든가 일본 경제제재 해제 문제와 관련된 추가적인 실무 차원의 논의가 있어야 하고, 거기서 어느 정도 방향이 정해지면 풀 수 있는 문제였기 때문에 사실은 이번에 풀기를 기대하긴 어려웠고, 9월 정도에 유엔총회가 있거든요. 그때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다시 가지면서 풀어나가면 된다. 그래서 지금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은 앞으로 전개되겠지만, 우리가 현실을 직시하고 현실적인 정책을 단계적으로 이행하면 극복은 할 수 있다. 다만 현실에 대해서 우리가 지금 상황판단이 약간씩 미흡한 부분이 보여서 안타깝습니다.

◇ 노영희: 북중러는 앞으로 어떻게 반응을 보일까요?

◆ 신범철: 중국은 반응이 나왔어요. 한일 간의 이렇게 갈등이 제3국에게 미치는 악영향을 삼가 달라, 이렇게 이야기했죠. 어떻게 보면 참 태평한 소리라고 할 수 있는데요. 중국과 러시아는 한일관계 악화에 따른 어떻게 보면 한미일 안보공조의 약점을 파고들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우리가 한미일 간에 싸울 건 싸워가야 하지만 제3자에게 약점을 노출해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 노영희: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하면서 우리 정부가 이야기한 것 중의 하나가, 일단 종료하기는 했지만 앞으로 또 상황에 따라서 얼마든지 다시 체결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이야기도 했거든요. 그러면서 이번에 종료한 결정 자체가 한일관계를 좀 더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한 우리의 카드다. 이렇게 보는 시각도 있던데요.

◆ 신범철: 네, 저는 종료됐지만 이게 국가 간에 협정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필요에 따라서 다시 할 수도 있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그 설명에는 동의하고요. 다만 이것을 한일관계를 유리하게 끌어가느냐. 상황을 유리하게 끌어가려면요 친구가 우리 편이 돼줘야 해요. 그런데 지금 이때 우리 편이 되어줄 수 있는 친구는 지구상에 미국이라는 나라 딱 한 나라가 존재하거든요. 그런데 그 나라가 지금 우리 편이 아니라 중립이거나 조금 더 멀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지소미아 카드를 적절하게 사용했느냐. 저는 약간 우려가 더 큽니다.

◇ 노영희: 우리나라에 친구가 미국밖에 없는데 미국이 중립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요.

◆ 신범철: 아니요, 국제관계에서 여러 나라들이 우리를 지지할 거예요. 그런데 일본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나라는 미국밖에 없거든요. 그런데 한미일 안보협력의 틀을 우리가 깨는 모양새를 만든 게 잘못인 거예요. 일본이 깨도록 만들었어야 하거든요. 우리도 체계적인 외교적 행보를 통해서 그럼 그런 책임이 일본에 가해지고 그 문제를, 그 부담을 풀기 위해서 일본이 먼저 움직여야 하는데 지금 그 행보에서 우리가 먼저 이 카드를 사용함으로 인해서 책임이 우리 쪽으로 오지 않나. 그 부분을 저는 걱정하는 겁니다.

◇ 노영희: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신범철: 감사합니다.

◇ 노영희: 지금까지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과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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