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ARF, 한일 외교력 '집중'

다음 달 ARF, 한일 외교력 '집중'

2019.07.29. 오전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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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음 달 2일 태국 방콕에서 아세안지역안보포럼, ARF 외교장관회의가 열립니다.

통상 북한 이슈로 주목받던 회의였는데, 올해는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는 한일관계와 관련해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입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이번 ARF 회의에서 어떤 부분 주목해서 봐야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한연희 기자!

자, ARF 외교장관회의가 어떤 회의인지 먼저 간략히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정치와 안보 문제에 대해 논의 하는 회의입니다.

우리나라와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북한, ASEAN 10개국 등 모두 27개국이 참석하는데 올해는 의장국이 태국이라 태국 방콕에서 열립니다.

이번 회의는 다음 달 2일, 그러니까 이번 주 금요일에 열리는데 북핵 문제와 관련된 이해와 참가국들의 공감대 확대를 확대하고 남중국해 문제 등이 주로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보통은 북한 관련 이슈로 주목받던 회의였죠?

[기자]
네, 우리나라 취재진이 북한 고위급 인사를 직접 취재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바로 ARF 회의입니다.

물론 지난해 대화 국면 이후, 특히 하노이에서는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직접 기자회견을 하고 한국 취재진과 질의 응답도 하는 등 접촉 기회가 늘기는 했는데요.

이전까지는 ARF에 참석하는 북한 외무상이 어떤 발언을 하는지 또 우리 측 또는 미국과 접촉하는지가 최대 관심사였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지난달 판문점 회동 이후 당장이라도 재개될 것 같았던 실무회담이 진행되지 않는 것과 관련해

북측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또 북미 고위급 인사가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접촉할 가능성이 있을지가 관심이었습니다.

[앵커]
보통은 그랬는데, 올해는 이용호 외무상이 참석하지 않는다는 것 아닙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북한이 최근 ARF 주최국인 태국에 리용호 외무상의 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애초 ARF에 참석하면서 태국 주변 2개국을 방문할 계획이었는데, 이 역시 취소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리 외무상의 ARF 참석을 준비했다가 막판에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이는데요.

북한은 2000년부터 ARF에 참석해 왔는데 외무상이 참석하지 않은 것은 2001년과 2003년, 2009년 등 3차례입니다.

리 외무상 대신 본부대사나 국제기구국 고위간부 등 다른 간부를 파견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일단, 리용호 외무상이 불참하면서 ARF를 계기로 열릴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북미 고위급 회담도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서는 아쉽지만, 큰 진전이 없을 것으로 보이는군요.

그런데 올해는 북핵 문제 말고 한일 갈등과 관련한 부분도 주목받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일에 열리는 ARF 외교장관회의를 앞두고 31일 방콕으로 출국합니다.

ARF 회의를 위해 방콕에 집결한 고위급 인사들과 양자 또는 다자회의를 진행할 계획인데요.

당연히 우리나라 외교의 최대 현안인 한일 갈등과 관련해, 일본과 한일외교장관 회담을 하는 방안 역시 추진하고 있습니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 역시 31일, 현지에 도착할 예정인데요.

이와 관련해 31일이나 다음 달 1일,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진행될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이후인 지난 26일, 두 장관이 전화통화를 하기는 했지만, 일본의 수출 규제조치 이후 두 장관이 만난 적은 없습니다.

때문에, 방콕에서 한일 외교장관회담이 성사될지가 주요 관심입니다.

[앵커]
미국도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담 추진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죠?

[기자]
네,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한일 양국이 생산적이고 양국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대처해 나가도록 장려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과 한국, 일본이 같은 장소에 있게 될 때마다 함께 모이고 싶은 바람이 있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는데요.

미국 역시, 한미일 외교 장관이 한자리에 모이는 ARF를 갈등 해소의 기회로 만들기 위해 고심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번 회의 이후 갈등이 증폭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우리 측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일본 수출 규제조치의 부당성을 강조할 계획인데, 일본도 우리 측 공세를 두고만 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 대상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다음 달 2일 처리할 것으로 알려진 점도 악재로 꼽힙니다.

또 이번 기회로 한일 외교 장관이 만난다 하더라도 갈등 상황이 단번에 풀리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다만, 당장 드러나는 가시적 성과가 없더라도 대화가 재개된다면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인데요.

한일 갈등이 대화 국면으로 갈지, 확전될지 이번 ARF가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외교부에서 YTN 한연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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