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와이] '정상 통화 유출' 법리 논란, 하나하나 따져보니

[팩트와이] '정상 통화 유출' 법리 논란, 하나하나 따져보니

2019.05.30. 오전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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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미 정상의 통화 내용을 유출한 외교부 공무원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오늘(30일) 열립니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유감을 표했지만ㅍ 자유한국당은 강효상 의원이 국익을 위한 행동을 했다고 맞서고 있는데요.

과연 강 의원은 '기밀 유출' 책임에서 자유로울지 팩트체크에서 따져봤습니다.

한동오 기자입니다.

[기자]
정상 간 통화가 기밀이냐는 논란에선 자유한국당도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입니다.

한일 위안부 합의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통화도 공개하지 않았던 판례가 있고,

'아직 발표되지 않은 비밀 외교 사항'은 3급 비밀이라는 규정도 비교적 명확합니다.

대신 나온 주장, 국익 증대입니다.

[나경원 /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기밀이든 공개든 궁극적 목표는 국익 증대입니다. 국내 사례에도 많이 있습니다. 한미 FTA 통상 협정문이 3급 비밀로 분류됐다가 농민단체 소송에서 공개된 적이 있습니다.]

국가 이익에 도움이 된다 해도 기밀 공개는 보안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합니다.

한미 FTA 통상 협정문 역시 양국 합의 이후 공개됐고, 협상 중에는 국가 이익을 해칠 수 있다는 이유로 당시에도 초안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백승주 / 자유한국당 의원(지난 24일) : 국가 3급 비밀에 준하는 내용을 외부로 유출했다 하더라도 이건 내부의 조직 기강의 문제고 기강이 제대로 서 있지 않은 건 외교부의 책임이고 정부의 책임이다.]

외교상 기밀누설죄를 규정하는 건 형법.

적용 대상이 공무원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이라는 판례도 있습니다.

강효상 의원도 발언에 기밀이 포함됐다면 누설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법조계에서는 면책받을 수 없다는 의견이 우세합니다.

강효상 의원이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이 아닌 데다, 기자회견 당시는 회기 중도 아니었다는 겁니다.

과거 故 노회찬 의원이 '삼성 X파일'에 등장하는 이른바 '떡값 검사'를 공개했다가 유죄 판결을 받았다는 것도 면책 불가 근거로 꼽힙니다.

하지만 고 노회찬 의원이 면책을 아예 인정받지 못했던 건 아닙니다.

불법 녹음을 굳이 인터넷에까지 올린 건 과했다는 이유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은 면책받지 못했지만,

당사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죄는 공익성과 면책특권을 모두 인정받았습니다.

강효상 의원의 면책 여부 역시 법원의 판단을 기다려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YTN 한동오[smiling3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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