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라도 모실 수 있어 다행입니다

유해라도 모실 수 있어 다행입니다

2012.01.20. 오후 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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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6·25 당시 전사한 아버지의 유해가 61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어느덧 아들은 예순이 훌쩍 넘었는데요.

꿈에 그리던 아버지의 유해를 모시고 이번 설을 맞게 됐습니다.

지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꿈에서도 아버지를 기다리던 아들.

그 아버지의 유해가 61년 만에 아들의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22살 젊은 나이에 사진 한 장 없이 아내와 두 살배기 아들을 남겨 두고 전쟁에 뛰어들었던 고 민영학 일병.

곧 돌아 오겠다던 약속은 끝내 지켜지지 못했습니다.

아무 것도 모르고 아버지와 생이별을 했던 두 살배기 아들은 어느덧 환갑이 훌쩍 넘었습니다.

[인터뷰:민완식, 고 민영학 일병 아들]
"밤새도록 아버님 유골을 찾았다니까 잠도 안 오고 평생 아버님 찾는 게 소원이었는데, 밤새 며칠을 잠이 안오더라고요."

한 맺혔던 세월, 육십 평생 아버지 제삿날조차 몰랐지만 이제야 제대로 모실 수 있게 됐습니다.

[인터뷰:민완식, 고 민영학 일병 아들]
"더 이상 뭐 내가 자식 도리 할 수 있다는 것. 이제서야 좀 자식 도리 하는 것 같은 생각도 들고…"

강원도 춘천에서 징집된 고 민 일병의 유해는 재작년 6월 경북 의성의 한 야산에서 발견됐습니다.

1년이 넘는 유전자 감식 검사를 거쳐서 신원이 확인됐고 설을 앞둔 이제야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박신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
"우리의 명절이라는게 그렇잖습니까. 조상에 고하고 할아버지께도 고할 수 있을 것이고 그래서 좋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군은 조만간 고 민영학 일병의 유해를 국립현충원에 안장할 예정입니다.

아직까지 유해가 수습되지 않은 한국전 전사자는 모두 13만 명.

아버지 유해라도 모실 수 있어 다행이라는 아들에게 이번 설은 평생 잊지 못할 명절입니다.

YTN 지환[haj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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