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모 '여성 차별'로 논란... "쫓아내고 소금까지 뿌려"

스모 '여성 차별'로 논란... "쫓아내고 소금까지 뿌려"

2018.04.05. 오후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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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의 씨름과 비슷한 일본 국기인 스모가 각종 불상사로 얼룩지고 있습니다.

선수들 간 잇단 폭행 사건으로 체면을 구기더니 이번엔 여성 차별 문제까지 불거졌습니다.

도쿄에서 황보연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사]
일본의 한 작은 도시에서 스모 시범경기가 열렸습니다.

그런데 축사를 위해 경기장에 오른 시장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모래 위에 쓰러졌습니다.

주변에서 어찌할 줄 몰라 하는 사이 다급하게 경기장으로 뛰어 올라가는 한 여성이 눈에 띕니다.

둘러싼 남성들을 밀어젖히더니 능숙하게 심장 마사지를 시작합니다.

간호 자격증이 있는 전문가입니다.

그러는 사이 다른 여성 2명도 응급처치를 돕기 위해 경기장으로 올라갑니다.

한시가 급한 이때 생뚱맞은 방송이 나옵니다.

[장내 방송 : 여성들은 경기장에서 내려오세요. 여성들은 경기장에서 내려오세요. 남성이 올라가 주시기 바랍니다.]

스모 경기장 안으로는 여성이 들어갈 수 없다는 오래된 관습을 지키기 위해 스모 협회 측에서 내린 조칩니다.

더 어이없는 일은 그다음에 벌어졌습니다.

시장이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안전하게 후송되면서 상황이 종료되자 이번엔 스모 경기장 여기저기에 소금을 뿌린 겁니다.

들어와서는 안 되는 여성이 들어와 부정을 탔다는 뜻입니다.

물에 빠진 사람 구해주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식의 융통성 없는 대처에 팬들도 할 말을 잃었습니다.

[스모 경기 관람객 : 많이 뿌렸는데 그 후 스모 경기가 열리긴 했지만, 머리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놀랄만한 일이었습니다.]

비난이 쇄도하자 스모 협회장은 사람 목숨이 걸린 상황에서 부적절한 대응이었다며 뒤늦게 머리를 숙였습니다.

앞서 지난 연말에는 스모 최고위급 선수가 후배를 폭행한 사건이 벌어졌고 곧이어 심판이 후배를 성추행하고 선수가 경기 보조원을 폭행한 일까지 잇따라 드러났습니다.

일본 국기 스모가 브레이크 없는 추락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YTN 황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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