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 박근혜·최순실...한 목소리로 혐의 부인

'피고인' 박근혜·최순실...한 목소리로 혐의 부인

2017.05.23. 오후 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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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출석한 뇌물혐의 첫 재판이 3시간 만에 끝났습니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뒤 처음 만난 최순실 씨와 피고인석에 나란히 앉은 박 전 대통령은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조용성 기자!

박 전 대통령이 지난 3월 말 구속 된 뒤 53일 만에 모습을 드러냈지요?

[기자]
503번 수인번호가 적힌 배지를 달고 남색 재킷의 사복 차림을 한 박 전 대통령은 플라스틱 집게 핀으로 올림머리를 한 채 법정에 들어섰습니다.

전직 대통령이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서는 것은 이번이 3번째입니다.

21년 전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이 법정에 섰을 때와 같이 장소는 417호 대법정입니다.

오늘 첫 정식 재판은 2~3분 정도 취재진의 촬영이 허가된 뒤 오전 10시를 조금 넘어 시작됐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592억 원대 뇌물 혐의 등을 받고 있습니다.

피고인석에서는 공범 관계인 40년 지기 최순실 씨와,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나란히 자리했습니다.

지난해 10월 국정농단 사태가 본격화한 이후 적어도 7개월여 만에 처음 마주친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는 피고인석에 나란히 앉았지만, 얼굴을 마주치지 않은 채 정면만 바라봤습니다.

재판부가 박근혜 피고인이라고 부르며 직업을 묻자, 박 전 대통령은 무직이라고 답했습니다.

다른 재판에서 강하게 주장을 펴던 최순실 씨는 자신의 주소를 말하는 도중 감정에 북받친 듯 목소리가 떨리고 울먹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앵커]
국정농단 관련 사건 중 가장 핵심적인 재판이 시작된 것인데요, 오늘 재판은 어떻게 진행됐나요?

[기자]
검찰 측에서는 박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했던 한웅재·이원석 부장검사가 참석해 범죄 혐의를 정리해서 말했고, 유영하·이상철·채명성 등 6명의 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공소사실에 대해 전면 부인하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박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증명이 아닌 추론과 상상에 의해 기소됐다고 주장하며 공소사실을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또 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 씨와 안종범 전 수석과 공모해 범행했다는 검찰의 주장 중 구체적으로 무엇을 했는지 공모관계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최순실 씨는 자신이 직접 나서 박 전 대통령 측 입장을 거들었습니다.

삼성 합병 등을 뇌물로 본 것은 검찰의 무리한 몰고 가기라며, 박 전 대통령이 뇌물 등으로 나라나 기업을 움직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함께 재판에 넘겨진 박 전 대통령을 재판장에 나오게 해 자신이 큰 죄인인 것 같다며 울먹이기도 했습니다.

이에 검찰 측은 피고인들이 기초적 사실관계도 다 부인하고 있지만, 다양한 일적·물적 증거로 충분히 유죄 입증이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양측의 입장을 들은 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의 재판과 별도로 진행되고 있던 최순실 씨의 뇌물 혐의 재판을 병합하기로 결정하며 3시간에 걸친 첫 공판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재판부는 모레 박 전 대통령만 출석한 가운데 2차 공판을 열어 서류증거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YTN 조용성[choys@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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