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 감염 응급실, 확진 후에도 폐쇄 안 해"

"7명 감염 응급실, 확진 후에도 폐쇄 안 해"

2015.06.06. 오후 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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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른바 '메르스 2차 유행' 거점이 돼 버린 서울 대형병원, 응급실에 사흘이나 입원했던 14번째 환자가 메르스 확진을 받은 후에도 응급실을 폐쇄하지 않고 운영했습니다.

접촉자 격리 조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박소정 기자입니다.

[기자]
14번째 환자는 고열이 나타난 지 엿새가 지나 가장 증상이 심하던 지난달 27일, 서울 대형병원으로 옮겼습니다.

응급실에 사흘 동안 있다가 29일 메르스 양성 판정을 받습니다.

확진 받기 전까지는 아무런 격리 조치가 없었습니다.

병원은 메르스 환자로 판명된 뒤에도 응급실을 폐쇄하지 않았습니다.

보건당국은 방역 소독도 응급실 전체가 아닌 환자가 머물던 구역에만 했다고 전했습니다.

[권준욱,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
"응급실 전체를 폐쇄한 게 아니라 방역 소독이 구획에 따라서 이뤄졌으면 아마 일정 구획에 조치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되는데..."

감염 가능성이 있는 접촉자를 철저히 파악해 격리하는 조치도 부실했습니다.

35번째 확진을 받은 이 병원 의사도 본인이 증상을 호소하기 전까지는 파악조차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서울 대형병원 의사, 35번째 메르스 확진]
"14번 환자 옆에 있는 환자를 봐줬던 건데 @솔직히 말씀드려서 14번 환자가 어디 있었는지 저는 몰라요. 그래서 제가 메르스 환자와 접촉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도 없고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병원 측은 14번 환자가 평택 성모병원에 입원했었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은데다 보건당국에서도 아무런 정보를 주지 않아 몰랐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29일에서야 평택 성모병원에서 온 환자가 있지 않느냐는 문의를 받은 뒤, 자체 키트 검사를 통해 메르스를 확인하고 거꾸로 보건당국에 알려줬다고 덧붙였습니다.

확진이 나온 뒤에는 바로 응급실 전체를 철저히 방역 소독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결국, 중소병원뿐 아니라 대형병원의 감염 망까지 뚫려버린 지금, 부실했던 초기 대응을 사과하며 3차 감염은 철저히 막겠다던 정부의 큰 소리는 정보 공유 원칙조차 지키지 않은 허언이 되고 말았습니다.

YTN 박소정[soju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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