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도비 훼손 30대 남자 검거

삼전도비 훼손 30대 남자 검거

2007.02.27. 오후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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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지난 3일 서울 석촌동의 삼전도비를 훼손한 30대 남자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 남자는 지난 달에도 조선시대 고부군수 조병갑의 선정비 등 십여 개의 비석을 훼손했다가 경찰에 입건됐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이지은 기자!

왜 이런 행동을 한 것입니까?

[리포트]

경찰에 붙잡힌 용의자는 외세에 침략당한 역사에 분개해 이런 행동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국가지정문화재를 훼손한 혐의로 생활정보 제공 인터넷사이트 운영자인 39살 백 모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는데요.

백 씨는 지난 3일 밤 9시 반쯤 서울 석촌동에 있는 삼전도비를 붉은 색 페인트로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삼전도비는 지난 3일 앞면에 '철 370', 뒷면에는 '거 병자'라는 붉은 색 페인트 글씨로 훼손됐었는데요.

백 씨는 병자호란 3백70년이 지났기 때문에 외세의 침략에 굴욕 당했던 역사를 각성시키기 위해 이런 글을 썼다고 주장했습니다.

삼전도비는 지난 1636년 조선이 병자호란에서 패한 뒤 청나라 측의 요구로 세워졌으며 청나라가 조선을 침략한 이유와 조선이 항복한 사실 등이 한문과 만주 글자 그리고 몽골 글자로 적혀 있습니다.

[질문]

이 용의자는 지난 달에도 사적비를 훼손하다 경찰에 입건됐었다고요?

[답변]

백 씨는 지난 달 16일에도 경남 함양읍에 있는 역사인물공원에서 비석 십여 개를 해머로 내리치는 등 훼손한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곳에서는 조선시대 탐관오리였던 조병갑의 선정비와 역대 함양군수 공덕비 등 비석 11개를 부순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백 씨는 동학혁명의 원인을 제공했던 탐관오리 조병갑의 공덕비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역사를 제대로 청산해야겠다는 생각에 이런 행동을 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습니다.

백 씨는 또 당초 삼전도비도 해머로 부수려고 생각했지만 비석이 크고 단단해 페인트로 훼손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경찰 조사결과 백 씨는 병자호란 당시 임금이었던 인조의 능 앞 사당도 훼손하려고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금까지 사회1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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