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에 핵 안전장치 ‘제로’...세계가 떨고 있다 [지금이뉴스]

50년 만에 핵 안전장치 ‘제로’...세계가 떨고 있다 [지금이뉴스]

2026.02.05. 오후 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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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러시아 사이의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뉴스타트)이 발효 15년 만에 종료되면서 세계 정세는 강대국의 핵경쟁을 통제할 고삐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과 긴장에 빠지게 됐습니다.

냉전시대부터 5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양대 핵강국 사이에 아무런 핵군축 합의가 존재하지 않는 시대가 우리 시간 5일 오전 9시부터 열린 데 대해 핵무기 반대 단체들은 일제히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미국 워싱턴DC에 본부가 있는 ’군비통제 및 비확산 센터’와 계열인 ’생존가능 세계를 위한 위원회’는 뉴스타트 종료로 미국과 러시아 양국이 서로의 핵무기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던 조항이 사라졌다고 지적했습니다.

뉴스타트에 단순히 양측의 핵무기 수만 제한하는 효과만 있었던 것이 아니며, 양측이 추측이 아니라 실제 정보를 바탕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는 점이 오히려 더 중요했다고 기관들은 설명했습니다.

기관들은 "우리는 군과 정책 결정자들이 의존해 온 전례 없는 검증 수단을 상실했을 뿐만 아니라, 핵 재앙을 성공적으로 막아낸 50년 이상의 고된 외교 노력을 끝내버렸다"며 실망감을 표현했습니다.

그러면서 냉전의 정점 이래 여러 핵군축 협정으로 세계 핵무기 보유량이 80% 이상 감축됐으나 "이제는 러시아와 미국 모두 핵무기 재확장에 법적 장애물이 없어졌으며, 우리는 또다시 냉전 시대를 살아가게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다만 이날 뉴스타트 만료를 앞두고 각각 중국과 러시아, 미국과 중국이 각각 정상 간 통화를 한 데 따라 후속 논의로 이어질지 주목되는 상황입니다.

미국과 러시아가 2010년 체결해 2011년 발효된 뉴스타트는 양국의 배치 핵탄두 수를 각 1천550개, 배치 미사일과 폭격기 등 운반체 수를 각 700개 이하로 제한하고 주기적인 상호 핵시설 사찰을 하도록 했습니다.

양국의 핵군축 대화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단됐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뉴스타트를 1년 연장하자고 제안했으나 미국은 제안에 답하지 않았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뉴스타트 만료 시점을 기해 발표한 성명에서 "50여 년 만에 러시아와 미국의 전략 핵무기에 대한 어떠한 구속력 있는 제한도 없는 세계에 직면하게 됐다"며 후속 조치 합의를 촉구했습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핵무기 사용 위험이 고조된 최악의 시기에 그간 수십 년간 쌓아온 노력이 허물어지고 있다면서, 후속 협정을 위한 협상에 착수하라고 양측에 촉구했습니다.

레오 14세 교황은 현지 시간으로 뉴스타트 만료 당일인 4일 이 제도를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이어가야 하며 포기하지 말 것을 촉구했습니다.

그는 "지금은 평화를 위협하는 군비 경쟁을 막기 위해 모든 것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공포와 불신의 논리를 공동선을 위한 윤리로 대체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영국 BBC방송은 뉴스타트 만료를 몇 시간 앞두고 인터넷판으로 내보낸 분석기사에서 수십 년간 지속됐던 군비축소 합의들이 잇따라 폐기되는 최근 수년간의 패턴이 뉴스타트 만료로 이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유럽 내 단거리 핵미사일 배치를 대폭 감축시킨 ’중거리핵전력조약’(INF), 미국과 러시아 등이 비무장 정찰기로 상대편의 군사시설을 감시할 수 있도록 한 ’항공자유화조약’, 러시아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유럽 내에 배치할 수 있는 재래식 전력의 규모를 제한한 ’유럽 재래식 무기 감축 조약’(CFE) 등이 핵심 당사국들의 탈퇴·폐기 선언 등으로 무력화됐습니다.

만약 새 군축 협정이 체결된다면 미국 측은 중국도 협정에 참여해야 한다고, 러시아 측은 프랑스와 영국도 포함돼야 한다고 각각 주장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군축 협정이 체결될 전망은 당분간 어둡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영국 소재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확산 및 핵정책 프로그램’ 선임연구원 다리아 돌지코바는 BBC에 미국, 러시아, 중국이 장거리 초음속미사일 등 신무기를 개발 중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군사적 역량을 확대하고 있는 나라들이 있으며 이 때문에 새로운 군비통제 조약을 맺기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억지 수단으로 핵무기를 원하는 나라들이 오히려 더 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자 | 김잔디
오디오ㅣAI 앵커
제작 | 이미영


#지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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