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가리 막걸리 사건 부녀 재심에서 '무죄' 선고

청산가리 막걸리 사건 부녀 재심에서 '무죄' 선고

2025.10.28. 오후 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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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른바 '청산가리 막걸리' 사건으로 중형이 확정됐던 부녀에게 법원이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사건이 벌어진 지 16년,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된 지 13년 만인데요.

취재기자 연결해서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나현호 기자!

결국, 부녀에게 무죄가 선고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광주고등법원 형사2부는 조금 전 2시 반부터 청산가리 막걸리 사건 재심 선고 공판을 열었는데요.

재판부는 75살 A 씨와 딸 두 명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심 재판부는 문맹인 A 씨와 경계선 지능을 가진 B 씨에 대한 검찰의 위법 수사를 인정했습니다.

단순 추측만으로 피고인을 압박해 자백을 받아내고, 유도신문에 해당하는 질문을 반복했다고 봤습니다.

심지어 경계선 지능을 가진 B 씨에 대해서는 신뢰관계인 동석도 없이 진술이 이뤄졌습니다.

아울러 청산염으로 범행했다는 과학적 증거 능력이나 범행 동기도 모두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청산가리 막걸리' 사건은 지난 2009년 7월, 전남 순천에 있는 마을에서 벌어진 일인데요.

독극물인 청산가리가 섞인 막걸리를 마신 주민 2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사건입니다.

숨진 주민 가운데 1명은 두 부녀의 아내이자 어머니 B 씨였습니다.

범인으로 A 씨 부녀가 지목됐는데요.

당시 검찰은 부적절한 관계를 맺던 이들 부녀가 갈등을 빚어온 아내이자 어머니를 살해한 것으로 결론 내리고 재판에 넘겼습니다.

1심 법원에서는 이들 부녀에게 무죄를 선고했는데요.

이어진 항소심에서는 유죄로 뒤집혔습니다.

이들 부녀와 B 씨의 갈등을 살인 동기로 볼 수 있다는 등의 이유였는데요.

아버지 A 씨는 무기징역, 딸은 징역 20년이 선고돼 지난 2012년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됐습니다.

하지만 범행에 쓰인 막걸리를 산 경위가 불확실하고 청산가리 입수 시기 등도 명확히 일치하지 않아 논란이 잇따랐습니다.

특히 당시 검찰이 이들 부녀를 상대로 짜맞추기식 강압수사를 했다는 의혹까지 일었습니다.

한글이 서툰 A 씨가 매번 검찰 신문 조서 열람을 불과 몇 분 만에 마쳤던 정황이 있었고요.

또 경계성 지능으로 판단되는 딸도 진술 유도 등 조사 과정에 강압이 의심됐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들 부녀는 유죄 확정 10년 만인 지난 2022년 재심을 청구했고요.

법원은 검찰의 수사권 남용 정황 등을 들어 재심을 결정했습니다.

지금까지 광주전남취재본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YTN 나현호 (nhh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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