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갑 넘겼지만 고3 입니다"...61살 만학도와 스승의 특별한 인연

"환갑 넘겼지만 고3 입니다"...61살 만학도와 스승의 특별한 인연

2022.05.15. 오후 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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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5일)은 스승의 날인데요.

스승을 찾아 전학까지 결심한 만학도가 있습니다.

환갑을 넘긴 나이에도 포기하지 않고 학업을 이어갈 수 있었던 건 배움에 대한 열정과 스승의 애틋한 제자 사랑 덕분이었습니다.

홍성욱 기자입니다.

[기자]
졸업사진 찍는 날.

강원도 정선 고한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모두 모였습니다.

화기애애한 촬영장, 그런데 선생님으로 보였던 장년의 남성.

알고 보니 61살의 만학도, 송승호 학생입니다.

수업에 임하는 자세는 여느 학생보다 진지하고, 쉬는 시간에도 좀처럼 펜을 놓지 않습니다.

40여 년 전, 집안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중학교를 중퇴하고 악착같이 농사를 지어 가정을 지켰지만, 중도에 포기한 학업은 한이 됐습니다.

5년 전 검정고시로 중학교 졸업장을 땄고, 마침내 강원도 삼척의 한 고등학교에 진학했지만, 지난해 학생 수가 줄면서 폐교했습니다.

[송승호 / 정선 고한고등학교 3학년 : 친형제 이상으로 두터운 정이 있었고, 마지막에 그 학교에서 떠나올 때 선생님들하고 이별하면서 울고 그랬어요.]

학업의 끈을 놓으려던 순간, 고등학교 1학년 담임 선생님을 다시 찾았습니다.

그리고 멀리 정선으로 전근을 간, 스승을 찾아 전학을 결심한 것.

스승은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제자가 부담스러울 법도 했지만, 만학도의 열정에 오히려 감동했습니다.

[박근우 / 송승호 학생 은사 : 3학년 될 친구들 이름을 (미리) 좀 알려주면 이름을 외워서 가겠다. (전학) 오자마자 (친구들) 이름을 불러 주니까 아주 좋았다(고 해요). 그 친구들이. 그 정도로 학교생활에 관심이 있는 것 같아요.]

송승호 학생은 새로운 목표가 생겼습니다.

특기인 농업을 전공해 대학에 진학하는 것.

[송승호 / 정선 고한고등학교 3학년 : (제가) 축산업과 원예 농업을 하고 있으니까 최소한 1등은 못하더라도 2등 정도는 할 수 있는 실력을 좀 쌓고, 배움을 알고 싶어서 그런 과를 택해서….]

배움에는 나이가 없음을 인생을 통해 실천하고 있는 만학도.

그리고 애틋한 제자 사랑을 보여준 스승과의 인연이 주위에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송승호 / 정선 고한고등학교 3학년 : 항상 선생님 은혜 잊지 않고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사람 되고 선생님도 건강 조심하시고 다음에 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홍성욱입니다.



YTN 홍성욱 (hsw050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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