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보안연구소장이 해킹...국내 PC방 절반 감염

사설 보안연구소장이 해킹...국내 PC방 절반 감염

2016.11.14. 오후 10:1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사설 보안 연구소 소장이 피시방 관리 프로그램에 악성 코드를 몰래 숨겨 컴퓨터 수십만 대를 해킹했습니다.

상대방 패가 보이게 하는 악성 코드를 심어 사기 카드 도박으로 수십억 원을 챙겼는데, 우리나라 전체 피시방 절반이 감염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승배 기자입니다.

[기자]
경찰 단속반이 전남 목포에 있는 사무실에 들이닥칩니다.

[경찰 단속반 : 그대로 가만히 놔두라고! 정보통신망 침해법 위반으로 체포합니다.]

하나같이 모니터를 서너 개씩 펼쳐두고 카드 게임을 합니다.

자세히 보니 카드가 돌 때마다 상대방이 쥐고 있는 패가 고스란히 화면에 뜹니다.

사설 보안 연구소 소장이자, 피시방 관리업체 간부 39살 김 모 씨는 이렇게 상대방 패가 보이게 하는 해킹 프로그램을 매장 관리 프로그램에 몰래 심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요즘 피시방에는 본체에 하드 디스크가 들어있지 않습니다.

이른바 '노 하드 시스템'이라고 부르는데, 이 때문에 관리 업체가 인터넷을 통해 원격으로 프로그램을 깔고 지울 수가 있는 겁니다.

마치 서버 업데이트를 하는 것처럼 클릭 한 번에 5천 곳이 넘는 피시방이 감염됐습니다.

우리나라 전체 피시방 가운데 절반가량입니다.

[피시방 관계자 : (피시방 업주들은) 컴퓨터에 뭐가 깔린 줄도 잘 모르는 상태니까요. 관심 있게 보지 않으면 잘 모르죠.]

패가 훤히 보이니 게임은 백전백승, 이렇게 긁어모은 사이버 화폐는 불법 환전상을 통해 현금으로 바꿨습니다.

지난 2014년부터 2년 석 달 동안 이렇게 챙긴 부당 이득이 40억 원이 넘습니다.

[정웅철 / 전남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팀장 : 포맷하더라도 유지 보수 업체를 통해 게임이나 다른 프로그램을 깔 때 (악성 코드를) 다시 깔아버리면 되기 때문에….]

경찰은 김 씨 등 18명을 구속하고 하루에 20만 원씩 받고 사기도박을 한 47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경찰은 해킹 프로그램이 은행 비밀번호 같은 개인 정보들도 엿볼 수 있는 만큼 2차 피해를 보지 않게 보안에 신경 써달라고 당부했습니다.

YTN 이승배[sbi@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YTN 프로그램 개편 기념 특별 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