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1호 측백나무 숲 사라질 위기

천연기념물 1호 측백나무 숲 사라질 위기

2014.05.17. 오전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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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천연기념물 1호인 대구 도동 측백나무 숲을 가까이 끼고 순환선 도로가 지나게 돼 군락지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숲 인근에 고속도로가 만들어진 이후 측백나무 개체 수가 급격히 줄고 있어, 그대로 방치하면 숲 자체가 사라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채장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바위 절벽에 자생한 측백나무들이 군락을 이룬 대구 도동 측백 수림.

조선 전기 문신 서거정이 대구 10경 가운데 하나로 꼽을 정도로 경관이 빼어납니다.

이곳에 자라는 측백나무들은 평균 수령 5백 년에 960년이 넘은 것도 있습니다.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가진 천연기념물 1호 측백나무 숲이 심각한 췌손 위기에 놓였습니다.

대구 동구와 북구를 통과하는 4차 순환선 도로가 측백나무 숲과 불과 280m 정도 떨어진 채 건설하기로 해 환경 훼손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입니다.

차량통행에 따른 진동으로 암벽에 미세한 균열과 매연, 분진 피해가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주민들은 하루 교통량 2만 대인 대구 포항 간 고속도로가 숲 근처를 지나면서 군락지가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김지훈, 측백나무 숲 보존협의회 사무국장]
"잠을 자면 우르르 떨어지는 소리가 나고 있습니다. 아침에 조사해보면 거기에는 낙석들이 많이 떨어져 있고, 매연, 분진 때문에 서식환경이 악화가 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03년 천2백50그루이던 측백나무 개체 수가 10년이 지난 지금은 7백 그루로 40%나 넘게 말라 죽었습니다.

고사 상태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갈수록 서식환경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다시 교각 높이 30∼40m의 순환선 도로가 측백나무 숲을 가까이 에워싸고 통과하게 되면 머지않아 숲이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인터뷰:이재혁, 녹색연합 운영위원장]
"200여 미터밖에 안 떨어져서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짤막하게 평가하고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많은 문제를 낳을 것 같습니다."

한국도로공사는 측백나무 숲을 돌아가거나 터널로 하면 공사비가 너무 많이 들고, 측백나무 숲과의 거리 280미터는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았다고 해명합니다.

문화재청은 측백나무 숲 훼손의 심각성을 인정하면서도 내년에야 군락지 생태계 전반을 조사하기로 해 뒷북행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문화재청 담당 직원]
"내년에 연구·용역을 통해서 혹시나 개선되는 상황이 있으면, 보강하기 위한 계획 등을 추진하려고 합니다."

문화적, 생태적 가치가 높은 유산인 대구 도동 측백나무 숲!

반드시 보존돼야 한다는 안타까운 목소리만 있을 뿐 훼손을 막을 해법은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YTN 채장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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