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소보로, 카스텔라... 제주도 차례상에 서양빵이 올라가는 이유는

실시간 주요뉴스

문화

소보로, 카스텔라... 제주도 차례상에 서양빵이 올라가는 이유는

2021년 09월 13일 12시 47분 댓글
글자크기 조정하기
소보로, 카스텔라... 제주도 차례상에 서양빵이 올라가는 이유는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1년 9월 13일 (월요일)
□ 진행 : 최형진 아나운서
□ 출연 : 이우석 놀고먹기연구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형진 아나운서(이하 최형진): 다음 주만 기다리며 9월을 살아 온 직장인들 많으실 것 같습니다. 민족의 대명절 추석 연휴가 기다리고 있는데요. 연이은 휴일 어떻게, 뭘 먹으면서 알차게 보내야 할지, 오늘 이 행복한 고민을 함께 해보려고 합니다. 이우석 놀고먹기연구소장 화상으로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이우석 연구소장(이하 이우석): 네, 안녕하세요.

◇ 최형진: 놀고먹기연구소장이시잖아요, 이렇게 긴 연휴가 생겼을 때 어떻게 보내시는지 궁금한데요?

◆ 이우석: 올해 특히 연휴가 적어서 간만에 단비같은 연휴가 생겼는데 사실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굉장히 강화된 상태고. 지금은 사실 약간은 허용을 했잖아요. 백신 2차 접종자들도 있고 가족에 한해서 연휴기간 동안 친족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열렸으니까. 언제 또 닫힐지 모르니까 부지런히 친족 분들과 만나되 친족과 생활 방역을 확실히 지키고, 서로 건강을 선물해야지, 괜히 추석 때 어르신들 아니면 친지 만나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감염되는 상황이 생기면 나중에 안 좋은 기억으로 남으니까요. 생활방역을 잘 지키면서 오랜만에 찾아온 연휴를 보람 있게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 최형진: 중요한 말씀이었습니다. 과거에는 명절하면 가족이 모이는 날이었잖아요. 요즘은 코로나19 때문에 호캉스 가시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명절 풍경이 상당히 달라진 것 같아요.

◆ 이우석: 네, 어떤 사회적 현상 때문에도 많이 달라져있고 사실은 그 전에도 많이 예전처럼 귀성을 많이 가는 게 아니라 연휴로 생각해서 가을 연휴로 집에서 보내거나 진짜 호캉스 같은 가족끼리 보낼 수 있는 오붓한 프라이빗한 공간을 찾아가시는 분들이 많아졌는데요. 지금은 거기에 하나 더해서 지금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이 어렵잖아요. 연휴 기간에도 배달음식을 주문해서 먹을 수 있는 기회들이 있고. 호캉스, 호텔에서도 예전에는 호텔 업장만 이용하라고 했었는데 지금은 그런 것들을 일부분 허용하고 있어요. 호텔 근처 맛집에서 배달시킨 음식도 드시고요. 그래서 입이라도 즐거운 식도락의 연휴를 보내고 있습니다.

◇ 최형진: 풍경도 달라졌는데 먹는 음식은 어떻습니까?

◆ 이우석: 음식도 굉장히 많이 달라졌죠. 예전에는 사실은 명절이라고 하면 길게는 일주일 동안 계속 전만 먹어요. 나중에는 기름이 배어 나와서 저 같은 경우는 밖에서 보면 꿀빵 같다고 했어요. 기름이 머리가 쫙 나서 그런 미끌미끌한 모습으로 돌아다니고 그랬는데. 왜냐하면 밖에 나가면 그거 말고는 먹을 게 없는게 식당들이 다 문을 닫았어요. 그런데 요즘은 그렇지 않으니까.

◇ 최형진: 요즘은 명절이라고 해도 문은 많이 열더라고요.

◆ 이우석: 맞아요. 칼칼한 음식이나 집에서 물론 갈비찜, 전, 송편 등 좋은 음식도 많지만 그것도 매일 먹으면 질리니까 아까 말씀드린 대로 배달이나 주변에 문 연 자영업자 소상공인 찾아서 조그만 힘이라도 될 수 있는 그런 소비가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 최형진: 세상이 달라졌다고 해도 저희 집도 아직 송편을 먹거든요. 전국 팔도에서 송편이 다른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어떻게 다릅니까?

◆ 이우석: 송편이 사실 그렇습니다. 우리나라의 명절, 절식이라고 하죠. 세시풍속에 따라 명절마다 먹는 음식들이 있는데 추석은 사실 예전보다 수확이 일러요. 그래서 지역별로 다른데 예를 들면, 강원도 쪽은 수확을 더 일찍 하니까 오히려 벼를 일찌감치 수확한 햇벼를 가지고 음식을 만들 수 있죠. 그걸로 송편을 빚는데 주변에 나는 기후환경 조건에 따라 재료들이 다릅니다. 경상도 쪽은 콩을 넣고요. 전라도 쪽에서는 깨와 설탕이 들어있는 꿀깨를 많이 드시는데요. 사실 80년대 이후에는 농경사회가 아니라 도농 같이 사는 사회다보니까 그런 교류가 이어져서 송편에 들어가는 건 취향에 따라 넣는 걸로 많이 바뀌었죠. 저도 어렸을 때 꿀깨인 줄 알고 먹으면 콩이고. 섞여있는데 저는 유난히 콩을 많이 집었던 것 같습니다.

◇ 최형진: 어릴 때 콩 집으면 싫잖아요.

◆ 이우석: 어렸을 때는 싫었는데 지금은 고소한 맛을 알아서 좀 낫습니다.

◇ 최형진: 추석 차례상에 오르는 음식도 지역에 따라 달라지잖아요, 소장님은 고향이 어디신가요?

◆ 이우석: 저는 대구입니다.

◇ 최형진: 저는 그 옆 경북 봉화라고.

◆ 이우석: 알고 있습니다.

◇ 최형진: 근처인 것 같은데 대구의 특징적인 음식이 있나요?

◆ 이우석: 대구 차례상의 특징은 아무래도 경상도 특유의 메뉴들이 있는데요. 일단 문어를 올립니다. 문어와 닭을 같이 삶아서 문어를 올리고 나중에 삶은 국물에 탕국을 끓이죠. 차례상에 먹는 멀건 탕국을 끓이고 거기에 하나 더하면 상어고기, 돔베기라고 하는 상어고기를 올리는 게 바로 경상도 특유의 문화인데요. 아무래도 예전에 선비, 유교적인 사례가 경상도에 많았기 때문에 문어를 올리는 이유가 그렇습니다. 원래 뼈없는 생선은 올리지 말라고 하는데 문어는 어자를 붙여서 특별히 올리는 이유가 그 안에 먹물이 들었잖아요. 선비들을 글을 아는 생선이다, 글을 아는 어패류니까 ‘너는 제사상에 오를 자격이 있다’ 그래서 글월 문(文)자를 써서 문어라고 합니다.

◇ 최형진: 문어 맛있게 먹는 법 알려주세요.

◆ 이우석: 문어를 삶는 게 중요하니까 다리 부분을 잘랐을 때, 다리 부분을 많이 먹습니다. 얇게 넓게 가래떡 썰 듯이 어슷 썰면 안이 투명할 정도, 미디엄레어 정도로 삶아주시면 되는데요. 그걸 저는 참기름장에 주로 찍어먹습니다. 한쪽면만 찍는 게 좋습니다. 참기름장이 소금을 녹여서 굉장히 짜거든요. 한쪽면만 찍어서 혀에 살짝 올려놓고요. 바로 혀를 싹 끌어당기면 거의 씹을 것도 없어요. 아까 말씀드렸듯이 좀 덜 익혀서 부드럽죠. 많이 삶을수록 질겨지는데, 그러니까 아무래도 대문어, 피문어가 좋습니다.

◇ 최형진: 말씀하시니 입맛이 오르는 것 같은데, 이렇게 음식이 달라지는 이유는
아무래도 지역에서 나는 특산물이 달라지기 때문이잖아요?

◆ 이우석: 다 다르죠. 특히나 바다가 다르기 때문에요.

◇ 최형진: 경북에서 조금 내려가서 경상도 지역은 아무래도 바다가 많다보니 해산물이 많이 오를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 이우석: 경상남도 같은 경우는 아무래도 생물 생선이나 조기 같은 걸 많이 올리는데요. 실제로 갯벌이 많고 회가 있는 전라남도는 그만큼 많이 올리지 않습니다. 전라남도 같은 경우는 추석부터 잡는 꼬막이 있거든요. 그걸 올리고 빠질 수 없는 게 이쪽에 문어가 이쪽에는 병어가 있습니다. 굉장히 착하게 생겼는데요. 입이 작잖아요. 눈만 땡그랗게 굉장히 착하게 생겼는데 이 맛이 굉장히 달고 비린내가 나지 않기 때문에 항상 제사상에 올리는 생선으로 각광 받고 잇고요. 여기서 빠질 수 없는 게 전라남도 같은 경우는 홍어를 올리죠. 삭힌 홍어를 올려서 경상도에 돔베기가 있다면 전라남도 호남 쪽은 홍어를 꼭 올려서 격식을 차리는 용도로 씁니다.

◇ 최형진: 홍어 말씀하셨는데 저는 사실 홍어 못 먹어요. 혹시 맛있게 먹는 방법이 있나요?

◆ 이우석: 홍어를 사실 안 삭혀도 맛이 좋은 생선인데요. 생홍어 같은 경우는 삭히지 않고 올리면 굉장히 찰떡같이 쫀득쫀득한 맛이 나요. 식감 자체가 좋아요. 그래서 사람들이 생물 홍어를 두텁게 썰어서 특히 지느러미 부분에 연골이 있습니다. 연골 부분을 처음에 접근성이 어려우시다면 초고추장을 찍어서 드시면 좀 더 문턱을 넘기가 좋습니다.

◇ 최형진: 그러면 전라도 홍어 얘기 살짝 하셨는데, 전라도는 맛의 고장 아닙니까.

◆ 이우석: 산, 물이 굉장히 많으니까요.

◇ 최형진: 명절 식탁도 대단히 화려할 것 같은데 어떤가요?

◆ 이우석: 아무래도 가짓수도 좀 더 많고요. 차례를 지내는 상과 나중에 사람들이 오순도손 모여서 밥을 먹을 때 상이 달라집니다. 그 정도로 나는 게 많으니까요. 미식축구룰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공격 때 선수들이 다 빠지고 수비하는 선수들이 다 투입되는 거죠. 그래서 한 번 교체가 됩니다. 그래서 식사 시간이 굉장히 길어요. 두세 시간 정도 드시면 됩니다. 차례상까지 포함해서.

◇ 최형진: 소장님 개인적으로 전라도 지역에서 먹어본 음식 중 이게 최고다, 이런 게 있습니까?

◆ 이우석: 전라도는 이것저것 사실 가짓수가 많아서 좋은데, 저는 아무래도 전라도에 가면 암뽕순대라고 해서 창자에다가 직접 피를 채워 넣은 순대인데요. 맛이 오묘하고 좋습니다. 안에 굉장히 크리미 하고 당면 같은 건 아예 들어있지도 않아요. 당면 순대를 생각하시면 안 되고요. 그 안에 함흥식 순대처럼 고기나 채소를 다녀 넣는 순대가 아니라, 어떤 곳에 가면 아예 피만 들어있습니다. 선지만 들어있는 거죠. 굉장히 크림빵 같은 느낌이 들고요. 씹을수록 고소한 창자가 있어서 초고추장에 콕 찍어 드셔야 그 맛이 살아납니다.

◇ 최형진: 여담인데 순대에 찍어 먹는 게 지역마다 다르잖아요. 서울을 소금을 찍어먹는데 초고추장, 막장, 쌈장, 다른 것 같더라고요.

◆ 이우석: 부산 같은 데서는 꼭 막장을 찍어먹고요. 소금만 주면 표정이 일그러지죠. ‘이거 뭐하는 놈이고?’ 하면서. (웃음)

◇ 최형진: 대구는 뭘로 먹어요?

◆ 이우석: 대구는 서울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순대소금이라고 하죠. 고춧가루 섞은 소금을 많이 드시고요. 충청도 서해안 호서지역은 아무래도 생젓갈을 찍어 드십니다. 새우젓이 돼지고기랑 궁합이 맞으니까요.

◇ 최형진: 제주도 같은 경우엔 열대과일도 제수 음식으로 올라간다는데, 맞습니까?

◆ 이우석: 그렇죠. 밤과 대추가 나지 않는 아열대 기후에 속하다보니까 제주도 같은 경우는 예전부터 주변에 난 것 중에 가장 귀하고 맛있는 걸 올리지 않습니까. 그러다보니까 제주도 같은 경우는 귤, 밀감도 올리고 파인애플도 올리고. 심지어 제주도 차례상에서만 볼 수 있는 게 있습니다. 들으시면 좀 놀라실 것 같은데요. 그게 바로 카스텔라랑 롤케이크 같은 제과, 빵들을 올립니다.

◇ 최형진: 제주도에서는 카스텔라를 올린다고요? 신기한데요.

◆ 이우석: 문화가 어떻게 된 것이냐면 예전에는 제주도에 보리로 만든 술빵을 올렸거든요. 쌀이 별로 없어서 떡을 하기가 좀 곤란했던 거죠. 보리를 가지고 막걸리를 넣은 술빵을 빚어서 제사상에 올렸는데, 예전에 일제강점기 때 술도 못 담그게 하고 양조장을 따로 지어라, 이런 식으로 통제를 하니까 그때부터 유입되는 양과자들 흔히 말하는 소보로빵, 카스텔라 등을 올려서 차례를 지내서 조상님들이 그걸 긍휼히 여기는 상황이 됐습니다. 이색적인 상황인데 제주도에서는 약간 보편화된 상황이기도 합니다.

◇ 최형진: 제주는 어느 집에 들어가든 카스텔라를 올리는 게 일상인 거죠?

◆ 이우석: 올리는 집도 있고요. 제주도에도 근래에 들어서 이주하신 분들이 많아서 그 분들은 생소한 광경이지만 제주도에 오래 계신 분들은 카스텔라 올리는 게 뭐 어때서, 좋아하시면 됐지, 이런 정도의 보편적 포용성을 가지고 있죠.

◇ 최형진: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이우석: 고맙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저작권자(c) YTN & YTN plu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