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각 거장 권진규, 탄생 백 년 앞두고 시민 품에 안착

한국 조각 거장 권진규, 탄생 백 년 앞두고 시민 품에 안착

2021.08.01. 오전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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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조각의 거장 권진규의 작품이 내년 탄생 백 년을 앞두고 국민 품에 안착하게 됐습니다.

작가 사후 48년간 고인의 작품을 지켜온 누이동생의 노력 덕분입니다.

이승은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국가에 기증된 이건희 컬렉션이 소개된 특별전, 권진규 작가의 작품을 누이동생이 찾았습니다.

인생의 숙제를 마친 홀가분한 나들이입니다.

동생은 48년 전 (1973년) 오빠가 세상을 떠난 뒤 작품을 지키며 미술관 설립을 모색해왔는데, 우여곡절 끝에 최근 뜻을 이뤘습니다.

서울시립미술관에 작품 140여 점을 기증했고, 미술관은 상설 전시장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권경숙(94세) / 권진규 작가 동생 : 오빠의 자식을 팔 수가 없었습니다. 이 세상에 남기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오빠의 자식이니까요.]

권진규는 우리 근대 조각을 완성하고 현대 조각을 개척한 핵심적 작가입니다.

1949년 일본 유학 때부터 천재성을 인정받았지만, 조류에 휩쓸리지 않고 한국적 정체성과 내면세계를 끊임없이 탐구했습니다.

서울 동선동 언덕배기에는 작업실이 남아있습니다.

일본에서 한일 수교 이전에 만나 함께 귀국하지 못하고 결국 헤어진 아내, '도모'도 2009년 이곳을 찾기도 했습니다.

이곳 역시 15년 전 시민단체에 기증된 뒤 기부금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송지영 / 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 사무국장 : 온라인 모금으로 보수기금을 마련해서 수리를 잘 마쳤고요. 또 이곳이 대부료가 필요한 공간이어서 매년 납부를 국가에 해야 하는데 그것도 시민 모금으로 같이 마련하고 있습니다.]

내년은 권진규 탄생 백 주년인 데다 국가 기증 이건희 컬렉션에 주요 작품 24점이 포함돼 특별전과 함께 재조명이 잇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YTN 이승은입니다.

YTN 이승은 (se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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