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2주간 취재기..."바다로 번진 전쟁"

호르무즈 2주간 취재기..."바다로 번진 전쟁"

2026.03.19. 오전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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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박석원 앵커, 조예진 기자
■ 출연 : 김다연 국제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퀘어 10AM]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중동 전쟁이 3주째 이어지는 가운데 전쟁의 무게중심이 해상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YTN 취재진은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전황을 생생히 전달해 드리고 있는데요. 현지 취재를 다녀온 김다연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 새벽에 들어온 거죠?

[기자]
오늘 새벽에 도착했고요. 저와 영상기자 3명이 출국해서 2주 동안 현지에 체류하면서 현장 취재했습니다.

[앵커]
저희 취재진이 비교적 초반에 오만에 들어갔는데 오만을 선택한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저희가 전황은 초기부터 이스라엘 접경지역에서 계속 전해드렸는데 보시다시피 전쟁이 한 곳에서만 벌어지는 건 아니잖아요. 그래서 점점 호르무즈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느껴졌습니다. 잘 알려졌듯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의 약 20%가 지나는 핵심 통로인데요. 페르시아만에서 출발한 원유가 이 해협을 지나 오만만과 인도양으로 빠지는 건데 오만이 전쟁의 최전선은 아니지만, 호르무즈와 맞닿아 있고, 또 출구 역할을 하다 보니까 전쟁의 전체 흐름을 전달할 수 있는 장소라고 생각했습니다.

[앵커]
취재 환경도 궁금한데요. 자유롭게 취재하기 어려웠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기자]
예상했던 것보다 취재 제약이 심했는데 입국부터가 난항이었습니다. 저희가 입국할 때부터 촬영 장비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함께 간 영상 기자가 1시간 정도 나쁜 목적이 촬영이 아님을 설명하는 데 시간이 걸렸고요. 또 나와서는 저희가 중계를 하면 주변에서 사진을 찍는다거나 아니면 경찰이 와서 어떤 상황인지 확인하는 그런 상황들이 반복됐었습니다. 공항에서 휴대전화로 영상 취재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당시가 다른 중동 국가 공항이 다 폐쇄돼서 오만 공항이 유일한 탈출구였을 때였거든요. 그래서 취재가 굉장히 필수적이었는데 카메라 장비는 당연히 반입이 안 됐고 휴대전화로 촬영했는데 보안직원으로부터 영상 삭제를 요구받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왜 이렇게까지 통제를 할까 현지인들에게 물어봤더니 답은 오만은 이란과 서방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해온 국가라는 데 답이 있었습니다. 해협 안정이 곧 이익인 국가기 때문에 갈등 상황 자체에 대한 경계심과 거부감이 강한 분위기였거든요. 그래서 현지인에게 현 상황을 물어보면 오만은 미국·이란과 모두 친구다. 혹은 '둘 다 잘못했다' 이런 중립적인 반응들이 참 많았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보도들 보면 아랍에미리트가 가장 많은 타격을 받고 있는데 바로 옆에 붙어 있지 않습니까? 현지 분위기 어떻게 느껴졌습니까?

[기자]
표면적으로는 조용했는데 '흐름이 멈춘 느낌이다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배가 없다는 거였습니다. 호르무즈는 평균 100여 척이 다니던 곳인데 선박이 눈에 띄게 줄었고요. 특히 상황이 급변했다고 느낀 건 오만 인근 해역과 시설로까지 이란의 공격이 이어진 뒤였습니다. 사례를 보면 무산담 근처에서 선박이 공격을 받고 살랄라 항구에서도 연료 시설이 드론에 피격됐었고요. 소하르 공항 근처에서는 드론 파편에 맞아 2명이 숨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중재국인 오만으로까지 피해가 번지면서 현지에서도 이번에는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긴장감이 확연히 커졌는데 한인 교민 인터뷰 내용 듣고 오겠습니다.

[앵커]
저희도 현지 교민들 안전이 많이 걱정됐었는데 저렇게 또 인터뷰하는 모습을 보니까 한편으로는 안심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이제는 전쟁의 중심이 해상으로 옮겨가고 있잖아요. 실제로 보기에는 어땠습니까?

[기자]
말씀하신 대로 초기에는 육상 타격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전장이 바다로 옮겨왔습니다. 전쟁의 성격 자체가 한 단계 격상된 모습이었는데요. 해상에서도 공격 대상이 확대됐습니다. 처음에는 선박, 다음은 항구, 에너지시설, 미사일 기지, 이렇게 규모가 커지고 있습니다. 흐름을 보자면 전쟁 초기에는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들이 표적이 됐다면 점차 공격 범위가 이라크 항구 내 공격을 기점으로 페르시아만 안쪽까지 확산했고요. 이후 미국의 이란 하르그섬 타격과 이란의 아랍에미리트 항구 보복이 이어지면서 단순한 선박 공격을 넘어 에너지 수송망 자체를 겨냥한 싸움으로 확대됐습니다. 최근에는 미국이 이란 미사일 기지에 벙커버스터까지 투하했는데 수송 방해를 넘어서서 해협 통제권을 둘러싼 '직접적인 군사력 충돌 단계'로 넘어갔다는 분석을 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결국 핵심은 호르무즈 해협인데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두고 싸우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호르무즈 해협은 작은 충돌만으로도 해상 교통이 크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곳입니다. 가장 좁은 곳의 폭이 33km에 불과하고 항로는 6∼7km밖에 되지 않기 때문인데요. 이란 입장에서는 해협에 긴장감을 주는 것만으로도 세계 경제를 흔들 수 있는 협상 카드인 거고 반면 미국은 호르무즈를 통한 수입 의존도는 낮지만 해상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핵심 공간으로 보고 있는 것입니다.

[앵커]
이란에게는 아주 중요한 카드이기 때문에 초반에는 해협을 전면 봉쇄하겠다는 이런 방침에서 지금은 선별 통제로 선회하고 있잖아요. 이게 현지에서도 체감이 됐습니까?

[기자]
바닷길이 열려는 있을지 몰라도 배가 움직이는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최근 파키스탄, 튀르키예, 인도 등 일부 통과 사례 나오고 있는 건 맞습니다. 이란이 8개국과 추가 협의 중인 보도도 나오고 있는데 또 해양 데이터 분석 업체 '로이드 리스트 인텔리전스' 자료를 보면 1일부터 15일까지 호르무즈를 통과한 선박은 최소 89척이고 이 가운데 16척은 유조선인 거로 파악됐습니다. 하지만 공식 채널을 통한 협상을 거치지 않는 한 선사 입장에서는 여전히 해협 진입이 큰 부담이 되는 상황이거든요. 이란의 공격위험이 여전한 데다 전쟁 리스크에 따른 보험 부담도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실질적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거로 보이고요. 이란이 전쟁이 끝난 뒤에도 호르무즈 통제권을 쥐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당분간 전장의 무게 중심이 바다에 머물 거라는관측입니다.

[앵커]
김다연 기자는 돌아왔지만 또 현장에 다른 특파원이 남아 있으니까 현장 이야기는 특파원 통해서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다연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김다연 (kimdy081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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