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이란 변수'에 트럼프와 회담 근심

다카이치, '이란 변수'에 트럼프와 회담 근심

2026.03.17. 오후 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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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일 갈등 이후 외교적 돌파구로 기대를 모았던 미·일 정상회담이 이란 전쟁 변수로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는 일본 현지 언론들의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내일(18일) 일본에서 출국할 예정입니다.

애초 이번 정상회담은 일본이 중·일 갈등의 외교적 돌파구를 만들기 위해 미국에 적극 타진해,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전으로 잡았던 것입니다.

일본 당국자들은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 뒤 중국이 여행 자제령 등 여러 압박을 가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외면하는 상황을 타개하고자 정상회담을 추진했다고 전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양국 정상회담 전에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기 위해 지난해 7월 관세 협상 때 합의한 일본의 5천500억 달러(약 820조 원) 대미 투자 등 이행에도 속도를 내 이미 1차 프로젝트로 화력발전소, 인공 다이아몬드 제조시설 등 360억 달러(약 57조 원) 규모의 투·융자 사업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일본은 대미 투자 2차 프로젝트로 원자력발전소, 액정·디스플레이 제조, 구리 정련 시설 등을 미국과 협의 중이며 정상회담 때 발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일본이 미국의 차세대 공중 미사일 방어체계인 '골든돔'에 참가 의사를 표명하고 희토류를 비롯한 핵심 광물의 공급망 협력 강화, 패트리엇을 염두에 둔 미사일 증산도 의제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현지 언론은 전했습니다.

그러나 원활히 조율돼온 양국 정상회담은 이란 변수를 만나면서 일본 정부에 가장 큰 고민거리로 부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항해를 위해 한국과 함께 일본 등 7개국에 사실상 군함 파견을 요구하고 나선 데 따른 것입니다.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파견하기에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먼저 이란을 공격한 상황에서 평화헌법 등 법률상 제약이 큰 데다 일본 내 여론도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실제 아사히신문이 지난 14∼15일 천166명 상대로 여론 조사한 결과 미국의 이란 공격에 대해 82%가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지지한다'는 응답자는 9%에 불과했습니다.

다카이치 총리도 말을 아끼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미국 측에서) 아직 요구하지 않아 대답하기 어렵다"며 "일본과 관계있는 선박, 승무원의 생명을 어떻게 보호할지, 무엇이 가능할지 등을 법적 관점도 포함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식으로 야당 의원 공세를 넘겼습니다.

야당의 반대론은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극우 신생 정당인 참정당의 가미야 소헤이 대표는 하루 뒤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지금 자위대를 파견해서는 안 된다"며 "이번 미국의 이란 공격에 대의가 없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제2야당인 국민민주당의 다마키 유이치로 대표는 기자회견까지 열고 "현행법으로는 할 수 있는 게 매우 제한적"이라며 역시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현지 언론의 평가도 좋지 않습니다.

요미우리신문은 "트럼프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연출할 기회라고 여겨지던 정상회담이 (다카이치 총리의) 외교역량이 시험대에 오를 순간이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관계에 균열이 생길 수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마이니치신문은 "일본 정부는 호르무즈해협 함선 파견 등 이란 문제가 의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다른 주제는 소외될 것을 경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산케이신문은 "다카이치 총리가 어려운 대응을 강요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불안 요소가 많아 회담 후 양 정상의 공동기자회견이 보류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YTN 이승배 (sb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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