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G7 논의서 비축유 방출 두고 2시간 만에 180도 돌변"

"트럼프, G7 논의서 비축유 방출 두고 2시간 만에 180도 돌변"

2026.03.12. 오후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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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규모 비축유 방출을 협의하는 G7(주요 7개국) 회의에서 불과 수 시간 만에 반대에서 찬성으로 돌아서는 갈지자 행태를 보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습니다.

애초 적극적 시장 개입이 필요 없다고 주장하다 호르무즈 해협이 장기간 폐쇄될 수 있는 위험성을 따져 급히 의견을 뒤집었다는 겁니다.

WSJ에 따르면,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지난 10일 G7 장관 협의에서 '유가가 최근 배럴당 90달러 밑으로 떨어진 만큼 대규모 시장 개입은 시기상조'라는 미국 측 의견을 전달했다가 2시간도 안 돼 이를 번복하고 비축유 공동 방출을 촉구했습니다.

WSJ는 미국 정부 내 소식통을 인용해 180도 태도 변화의 배후에 트럼프 대통령이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비축유 방출에 부정적이었던 트럼프 대통령이 요동치는 유가를 진정시키려면 해당 조처가 꼭 필요하다는 참모진의 조언을 수용해 라이트 장관에게 시장 개입 결정을 지시했다는 겁니다.

다른 G7 국가들은 트럼프 대통령 측의 이런 갈팡질팡 행태에 큰 충격을 받았지만 결국 전략 비축유 출하에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1일 32개 회원국이 각국의 전략 비축유 중 4억 배럴을 시장에 공급하는 것을 합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WSJ은 이번 '손바닥 뒤집기' 결정이 애초 이란 전쟁을 둘러싼 트럼프 행정부의 의사 결정 과정이 큰 혼선을 겪고 있는 것의 반증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란 전쟁의 장기화 리스크와 이에 따른 유가 문제를 과소평가하다 부랴부랴 미봉책을 동원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 미국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이번 4억 배럴 비축유 방출 결정도 국제유가를 진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4억 배럴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조달되는 물동량의 20일치에 불과합니다.

미국의 한 주요 투자은행 최고경영자(CEO)는 유럽 측 한 장관에게 "비축유 대량 방출이란 '최대 바주카포'를 이번 전쟁에서 너무 일찍 써버리는 건 트럼프 행정부가 평정심을 잃었다는 부정적 신호를 시장에 줄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합의에 따라 일본과 캐나다는 각각 3천50만 배럴과 2천360만 배럴의 비축유를 방출할 예정입니다.

한국은 2천246만 배럴을 공급합니다.

비축유 방출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작지 않은 부담이 될 전망입니다.

과거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19 봉쇄 직후인 2021년 국제 유가 안정을 위해 비축유 방출을 단행하자 수년간 이를 비판했는데, 자신도 같은 결정을 하게 돼 여론의 역풍을 맞을 공산이 커졌습니다.

현재 미국의 전략 비축유는 최대 보관량 대비 60%가 남은 상태이며 이번 방출이 이뤄지면 비축률은 절반 이하로 곤두박질치게 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2기 취임 때 전략 비축유를 100% 다시 채워놓겠다고 공언했는데, 애초 약속과는 정반대의 결과가 만들어졌습니다.

비축유 재보충은 원유 구매에 수백억 달러의 큰 예산이 필요해 이도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적 부채'가 될 수 있습니다.

YTN 유투권 (r2k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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