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에 버스 자리 양보' 최초 거부한 흑인 여성 별세

'백인에 버스 자리 양보' 최초 거부한 흑인 여성 별세

2026.01.14. 오후 1:43.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이미지 확대 보기
'백인에 버스 자리 양보' 최초 거부한 흑인 여성 별세
ⓒ연합뉴스
AD
백인에게 자리를 양보하라는 요구를 거부해 현대 미국 민권운동의 불씨를 지핀 흑인 여성 클로뎃 콜빈이 향년 86세를 일기로 숨졌다.

13일 CNN 보도에 따르면 이날 클로뎃 콜빈 레거시 재단은 콜빈이 텍사스에서 자연사했다고 밝혔다.

1955년 3월 2일, 당시 15세의 고등학생이던 콜빈은 귀가하기 위해 몽고메리 시내버스에 탑승했다. 버스 앞좌석은 백인 전용이었고, 콜빈은 다른 흑인 승객들과 함께 뒷좌석에 앉아 있었다. 이후 백인 좌석이 가득 차자 버스 운전사는 흑인 승객들에게 자리를 비우라고 지시했고 콜빈은 이를 거부했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이는 9개월 뒤인 12월 1일 로사 파크스가 동일한 이유로 체포되기보다 9개월 앞서 일어난 일이었다. 파크스의 체포는 전 세계적 주목을 받았지만, 그보다 앞선 콜빈의 행동은 오랫동안 상대적으로 조명을 받지 못했다.

콜빈은 2021년 인터뷰에서 당시를 회상하며 "내 마음은 자유에 가 있었다"며 "그날 나는 움직이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역사가 나를 그 자리에 붙들어 두고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당시 몽고메리 지역 흑인들은 버스에서 겪는 차별로 인한 분노가 가득 차 있었다. 1955년 10월에도 또 다른 흑인 청소년인 메리 루이즈 스미스가 백인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돼 벌금을 부과받았다. 특히, 지역 NAACP(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 활동가였던 로사 파크스의 체포가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를 계기로 시작된 몽고메리 버스 보이콧은 1년간 이어졌고,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를 전국적 지도자로 부상시키며 현대 미국 민권운동의 출발을 알렸다.

콜빈은 이후 몽고메리 버스의 인종차별을 위헌으로 판단한 역사적 소송에서 원고 4명 중 한 명으로 참여했다. 그의 사망은 몽고메리가 버스 보이콧 70주년을 기념한 지 한 달여 만에 전해졌다.

스티븐 리드 몽고메리 시장은 성명을 통해 "콜빈의 행동은 미국을 변화시킨 민권운동의 법적·도덕적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리드 시장은 또 "클로뎃 콜빈의 삶은 역사가 널리 알려진 이름들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른 시기 조용히, 그리고 큰 개인적 대가를 치르며 용기를 낸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며 "그의 유산은 우리에게 역사의 전모를 말하고 정의를 향해 나아간 모든 목소리를 기리라고 요구한다"고 말했다.

콜빈은 2021년 자신의 체포 기록 말소를 요청하는 청원을 법원에 제출했고, 판사는 이를 받아들였다.


YTN digital 정윤주 (younju@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