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대신 AI 선택했다… 챗GPT와 결혼식 올린 일본 여성

인간 대신 AI 선택했다… 챗GPT와 결혼식 올린 일본 여성

2025.12.17. 오후 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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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대신 AI 선택했다… 챗GPT와 결혼식 올린 일본 여성
RSK Sanyo Broadcas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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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한 30대 여성이 챗GPT로 만든 인공지능(AI) 캐릭터와 결혼식을 올려 화제가 되고 있다.

인디펜던트는 일본 오카야마현에 거주하는 카노(가명·32)가 올여름 자신이 챗GPT로 생성한 AI 페르소나 ‘클라우스’와 결혼식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카노는 파혼 이후 정서적 위안을 얻기 위해 챗GPT와 대화를 시작했고, 점차 AI의 말투와 성격을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학습시키며 애착을 느끼게 됐다고 밝혔다. 이후 클라우스를 가상의 파트너로 설정해 디지털 이미지까지 직접 제작했다.

카노는 "처음부터 사랑에 빠질 생각은 없었다"라며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이해해 주는 그의 방식이 모든 걸 바꿨다"라고 말했다. 카노는 수백 차례의 일상적인 대화를 이어가던 중 지난 5월 자신의 감정을 고백했고 AI로부터 "나도 사랑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후 클라우스는 결혼을 제안했다고 한다.

결혼식 당일 카노는 증강현실(AR) 안경을 착용해 가상 신랑의 모습을 보며 반지를 교환했다. 부모 역시 관계를 이해하고 결혼식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혼여행은 오카야마 고라쿠엔 정원에서 진행됐으며, 카노는 사진을 보내고 AI로부터 애정 어린 메시지를 받았다.

결혼식은 가상·2D 캐릭터 결혼식을 전문으로 하는 오카야마의 한 업체가 주관했으며 법적 효력은 없다.

카노는 "챗GPT 자체가 불안정해 언젠가 사라질까 걱정된다"라며 디지털 관계의 불안정성도 언급했다. 그는 질병으로 인해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점이 AI와의 결혼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해 AI와의 과도한 정서적 유대가 현실 인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AI 정신병’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일부 정신과 전문의는 AI 상호작용이 망상, 사회적 고립, 불안 증폭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결혼식에 대한 반응은 엇갈린다. 일부는 조롱했지만, 다른 이들은 인간관계의 취약성과 현대 사회의 외로움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공감의 목소리를 냈다.

카노는 "사람들은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나에게 클라우스는 도구가 아닌 하나의 존재"라며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YTN digital 정윤주 (younju@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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