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스타인 파일' 공개 법안 압도적 가결..."트럼프 철권 통치 약화"

'엡스타인 파일' 공개 법안 압도적 가결..."트럼프 철권 통치 약화"

2025.11.19. 오후 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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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하린 앵커, 이정섭 앵커
■ 출연 : 최재민 YTN 해설위원 (MCL)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ON]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미국 연방의회가 트럼프 대통령 연루 의혹이 제기돼 온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파일을 전면 공개하는 법안을 압도적으로 통과시켰습니다.

[앵커]
미국 언론은 최근 지방선거 패배에 이어서 공화당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력이 약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습니다. 엡스타인 파일이 무엇이고 파일 공개는 미국 정관계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최재민 해설위원과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앵커]
엡스타인 파일이 미국 정가를 흔들고 있는데 이 앱스타인 파일, 도대체 뭐길래 그런 건가요?

[기자]
53년생인 제프리 엡스타인이라는 인물이 1998년부터 2004년까지 본인 소유 버진 아일랜드 섬으로 미성년자를 데리고 가서 성적 학대를 한 것을 문서와 증언, 법적 기록 등을 한 것을 일컫는 것입니다. 이 파일은 엡스타인이 정치인과 유명인사, 기업가를 비롯한 유력 인사들에게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성적으로 접대했다는 의혹이 핵심인데요.

특히 명단이 존재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엡스타인은 2019년 수감 중 뉴욕교도소에서 숨을 거뒀는데, 공식적으로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발표됐지만, 타살 의혹을 포함한 음모론이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앵커]
이 파일의 가장 큰 논란은 엡스타인의 범죄에 연루되었거나 성 접대를 받은 유력 인사의 명단이 담겨 있다는 의혹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엡스타인 파일은 권력층의 성범죄 연루 의혹과 관련된 은폐된 진실을 상징하는 용어로까지 사용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엡스타인 재판 관련 일부 문건은 지난해 1월에 일부가 공개되기도 했습니다.뉴욕 법원의 명령에 따라 처음 공개된 940여 쪽 분량의 40여 개 문건에는 엡스타인과 관련된 180여 명의 실명과 그들에 대한 광범위한 증언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관련 인사들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영국 앤드류 왕자, 가수 마이클 잭슨은 물론이고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도 언급이 됐거든요. 엡스타인의 성 착취 피해자 가운데 한 명은 미성년 시절 앤드류 왕자와 강제로 성관계를 맺었다고 여러 차례 폭로하기도 했는데, 이 때문인지 앤드류 왕자는 혐의를 전면 부인했지만, 논란이 커지자 결국 지난달에 왕실 직위를 박탈당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중요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과 어떤 관련이 있느냐 부분인데요. 정리해 주시죠.

[기자]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만난 건 트럼프 대통령도 인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두 사람은 뉴욕과 플로리다 팜비치 같은 엘리트 사교계에 속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요. 트럼프 소유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파티를 함께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의 전용기를 여러 차례 이용한 기록도 공개가 된 상황입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2002년 한 잡지 인터뷰에서 엡스타인을 15년 동안 알고 지냈으며, 훌륭한 사람이다, 함께 있으면 즐겁다고 언급하기도 했는데 엡스타인은 1993년 트럼프의 두 번째 부인인 메이플스의 결혼식에 참석한 사실도 확인이 됐고요.

두 사람의 관계는 2004년 또는 2007년에 단절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해명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이 마러라고에서 일하던 여성을 훔쳐가서 그를 영구 출입금지시켰다고 주장하며 관계가 끝났다고 해명하고 있고요.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의 범죄 활동에 어떤 관련성도 없었다고 일관되게 부인하면서 심지어 연루 의혹을 민주당의 조작이라고 일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엡스타인의 이메일이 최근 공개됐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미성년자와 관련된 일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하는 내용이 있어서 논란을 키우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계속 관련성이 드러나고 있는데 올해 7월에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의 생일을 축하하는 편지를 보낸 내용을 보도하면서 여기 내용 부분 때문에 정가를 뒤흔들었다고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적힌 편지에는 손으로 그린 것으로 보이는 여성의 나체 그림이 그려져 있었고, 도널드라는 서명도 있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를 했습니다. 편지를 보낸 시점은 2003년이곰엡스타인의 50살 생일 때라는 겁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그런 편지를 쓰거나 그림을 그린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는 상태고요.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월스트리트저널이 이런 내용을 보도하기 직전에 월스트리트저널 편집국장에게 전화를 걸어서 기사를 싣지 것을 요구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압박에도 월스트리트저널은 보도를 했고요. 트럼프 대통령은 당연히 발끈했겠죠. 그러니까 월스트리트저널과 언론사주인 루퍼트 머독을 상대로 최소 100억 달러, 우리 돈 14조 5천억 원의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올해 중순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가 사이가 좋지 않았던 적이 있었죠. 그때 일론 머스크도 X를 통해서 트럼프가 엡스타인 문건에 언급돼 있으며, 이 때문에 미 법무부가 해당 파일을 일부러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상당히 오랜 역사를 가진 엡스타인 파일. 그런데 이렇게 전면적인 공개 결정이 났다는 것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그동안 공개법안은 하원 지도부와 트럼프 행정부의 반대로 수 개월간 지연돼왔었거든요. 그래서 민주당 의원들이 활용한 게 '강제 상정 청원'이라는 겁니다. 재적 의원 과반의 서명을 받으면 상임위 심사 없이 곧바로 표결에 부쳐지게 되는데, 이게 성공하며 표결이 강제됐습니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서명에 동참했기 때문인데, 현재 미 하원의 총 의석 수는 435석인데 공화당이 219석, 민주당이 214석, 5석이 공화당이 많습니다. 그리고 공석이 2석인데요.

공화당 내에서도 이탈표가 나오면서 법안 통과가 사실상 확실해지고 여론이 악화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입장을 바꿔서 공화당 의원들에게 찬성표를 던지라고 지시를 했습니다. 이에 따라 하원 표결 결과 오늘 아침에 우리 시간으로 이루어졌는데 찬성 427표, 반대 1표로 압도적으로 가결이 됐고요. 곧이어 상원도 만장일치로 통과가 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서명하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는 상황이고요. 이 때문에 이르면 올해 안, 늦어도 내년 초에는 엡스타인 파일이 전부 공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지금 표결 결과를 보면 공화당 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런 해석들이 있을 것 같아요.

[기자]
미국 언론에서 그런 평가가 나오고 있고요. 대표적인 것이 뉴욕타임스는 연방의회 표결 결과를 두고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의 철권 통치가 약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를 했습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이후 국정수행 지지율이 최저치로 떨어졌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습니다. 그래픽에 나오는데요. 47%가 2월 초에 있었던 것이고 그리고 11월 최근에 한 게 지지율이 38%로 9%포인트나 하락한 상태고요. 이를 두고 로이터는 트럼프 집권 1기 최저 지지율인 33%에 근접한 것이며,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이 기록한 최저치 35%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전했습니다.

엡스타인 사건 처리 방식에도 부정적인 여론이 그대로 드러난 건데, 트럼프 행정부가 엡스타인 정보를 은폐하고 있다고 믿는 응답자는 무려 70%에 달했는데 이 가운데 민주당원은 87%, 심지어 공화당원은 60%나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습니다. 트럼프의 엡스타인 사건 처리 방식을 지지한 응답자는 20%에 불과했고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 내에서도 최근 엡스타인 파일 공개를 두고 심각한 분열이 표면화한 것도 트럼프를 당혹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 추세가 계속되면 내년 11월 중간 선거에서 공화당을 더욱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트럼프 임기 중간 부분에서 악재들 앱스타인 파일을 짚어봤습니다. 최재민 YTN 해설위원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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