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트럼프·시진핑 화해에 미국 조선업 부활 계획 차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 선박에 부과해오던 입항 수수료를 1년간 유예하기로 하면서 미국의 조선업 부활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됐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선박에 대한 입항 수수료 유예 조치와 관련해 미국 내에서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고 현지 시간 11일 보도했습니다.

앞서 미 무역대표부(USTR)는 중국 기업이 운영하거나 소유한 선박은 물론, 다른 나라에서 운영하는 선박이라도 중국에서 건조된 경우 입항 수수료를 높게 책정해왔습니다.

양국 간 무역전쟁으로 촉발된 조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강조해온 미국 조선업 재건을 뒷받침하는 성격이 컸습니다.

중국은 정부 차원의 지원을 등에 업고 조선업 강국으로 발돋움했습니다.

선박 중개 기업 BRS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전 세계 대형 선박의 60%를 건조했습니다.

올해는 700척 이상의 대형 상선을 건조했지만, 이 가운데 미국이 건조한 대형 상선은 1척에 불과합니다.

미국 내부에서는 중국 정부가 각종 특혜로 조선업을 지원하면서 미국 조선업이 쇠락했다는 시각이 존재합니다.

이 때문에 높은 입항 수수료가 중국 선박의 가격 경쟁력을 낮춰 각국 선사들이 한국과 일본 등으로 눈을 돌리는 한편, 궁극적으로는 미국 선박을 선택하도록 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습니다.

미국 의회에는 중국 선박에 부과되는 수수료를 활용해 미국의 조선업을 지원하는 내용이 담긴 '선박법'도 발의돼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무역 담판으로 이런 조치가 유예되자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터져 나오고 있는 겁니다.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의 마이클 로버츠 선임연구원은 "조선업에서 중국의 지배력을 약화하고자 했던 만큼 이번 결정은 실망스럽다"고 지적했습니다.

민주당 태미 볼드윈(위스콘신) 상원의원은 중국의 불공정한 정책이 미국 조선업 종사자에게 피해를 줬다고 주장하며 "대통령이 중국에 책임을 묻는 대신 정책을 포기하고 미국 노동자를 소외시켰다"고 비판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주까지 내놓을 계획이었던 조선업 지원을 위한 '해양 액션플랜'도 아직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애나 캘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액션플랜이 언제쯤 나올지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 담당 사무국을 신설했다며 "지켜봐 달라"고만 답했습니다.

백악관은 수수료 유예 조치가 너무 많은 것을 내준 것은 아닌지에 관해서도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NYT는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조선업 육성 정책이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다는 신호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 기업인 한화오션이 지난해 인수한 필리조선소를 확장하겠다고 밝히는 등 한국 기업들이 미국 조선업에 투자할 계획을 내놓고 있다는 것입니다.

중국은 앞서 USTR의 조사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 5곳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지만, 양국 간 무역 합의에 따라 이들에 대한 제재를 1년간 유예하기로 했습니다.




YTN 김잔디 (jandi@ytn.co.kr)